[책소개]드라마와 다른 실제 CSI 대원의 활동기

미국 경찰, 드라마에 불만 가득 … 현실은 드라마보다 흥미진진

지역내일 2007-09-10
CSI는 하이힐을 신지 않는다
데이너 콜먼 지음/
김양희 등 옮김 / 뜨인돌 / 1만원

“미국 드라마 ‘CSI(과학수사대)’ 때문에 국민들의 기대치만 올라갔다.”
얼마 전 경찰청 한 경찰간부에게서 들은 푸념이다. 사건이 터지고 수사 진행상황이 답보하면 여지없이 인터넷 관련 기사 댓글에는 미국 CSI를 사례로 경찰을 맹비난하는 글이 올라온다는 것이다.
이 간부에 따르면 미국은 더 심각하다고 한다. 얼마 전 국제회의에 참석했을 때 만난 미국 경찰들 역시 드라마 CSI 때문에 불만이 가득했다는 것이다. 경찰이 과학수사에 이용할 수 있는 증거물을 찾아내지 못하면 사건 관련자들이 그 사건의 논거가 약하다거나 경찰과 CSI들이 의무를 게을리 했다는 식으로 오해를 한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도 드라마 방영 이후 소위 ‘CSI신드롬’이 일어났다. 실제 법정에서 대부분의 배심원들은 과학수사의 증거물들이 제출될 거라고 지레짐작하고 있고 다양한 방면의 전문가들이 증언하기를 기다리고 있을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미국 각 대학 법의학 관련 전공자가 최근 급격하게 증가할 정도다. 일례로 웨스트버지니아 대학교는 법의학 전공자가 1999년 4명에서 지난해에는 400명으로 급증했다.
‘CSI는 하이힐을 신지 않는다’는 이런 미국 사회 분위기에 일조하기 나온 책이 아니다. 오히려 실제 미국 CSI와 그 대원들이 어떻게 지내는지 민망할 정도로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책이다. 지은이 데이너 콜먼은 실제 미국 버지니아 주 알링턴 카운티와 메릴랜드 주 볼티모어 카운티 경찰청 과학수사대에서 10년 동안 CSI로 근무한 전문가로 지금은 토슨대학교에서 인류학 전임교수로 일하고 있다. 그에게 비춰진 드라마 CSI는 실제 생활과 전혀 다르다. 책의 제목 ‘CSI는 하이힐을 신지 않는다’도 미국 CSI의 현실을 보여준 한 단면이다.
그가 생활한 CSI는 지문을 얻기 위해 시체의 손가락을 입에 넣어야 했고 헤아릴 수 없는 구더기 속의 시체 속에서 증거를 찾아야 했다. 그리고 끊임없는 초과근무속에서 가족과의 정상적인 생활은 꿈도 꿀 수 없는 그런 직장이었다.
브라운관에 등장하는 섹시한 남녀는 드라마 속에서나 존재한다. 더구나 여성인 지은이는 드라마처럼 미니스커트나 하이힐을 신지 않는다. 오히려 집에 있는 헤어드라이어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신세이고 하루 종일 부패한 시체를 헤집다가 귀가해서는 브래지어 안에서 죽은 구더기를 발견하는 생활을 했야만 했다.
그렇다고 이 책이 CSI 활동을 모욕하기 위해 쓰여진 것은 결코 아니다. 할리우드의 왜곡에 맞서 실제 CSI를 보여줄 따름이다.
지은이는 드라마 CSI에서 보여주지 못하는 실제 사건 현장을 하나하나 나열하면서 현실은 드라마처럼 멋지고 신나는 일이 아니라 슬픈 현실이라는 점을 드러낸다. 또 허구보다 더 흥미진진한 현실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오직 성실히 탐구하고 연마해 자격을 갖춘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전문적인 과학수사의 매력을 웅변한 수작”이라는 경찰대학교 표창원 교수의 평가는 전적으로 타당하다.
글 사이사이 CSI 대원들이 사건 현장에서 긴장을 풀기 위해 던지는 농담은 책이 서비스하는 또 다른 매력이다.
윤여운 기자 yuyo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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