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공무원들이 쓴 책으로 농업·농촌 이해하기

지역내일 2007-09-21
농림부 고위 공직자들이 쓴 농업·농촌에 대한 책을 한가위 잔치상에 올려 본다. 국제 통상협상의 현장에서, 세계 최대 농업국이자 산업국인 미국에서, 농림부의 여러 부서를 거치면서 발견한 농업·농촌의 가치와 한국 농업의 나아갈 길을 거칠게 쓴 땀내음을 느끼길 바라며.

링컨이 만든 미 농무부 이름은 ‘국민부’
나승렬 홍보기획관 “한국의 농촌은 뉴프런티어” 강조

미국의 농무부는 16대 대통령인 링컨이 1862년에 만들었다. 링컨은 농무부를 발족하면서 ‘국민의 부처(People''s Department)''라고 이름 붙였다. 18세기 중반 농업이민자가 국민의 다수를 차지한 상황을 반영한 것이기도 하지만, 지금도 미국은 ‘국민부’의 전통을 잊지 않고 있다.
나승렬 농림부 홍보기획관은 지난 6월 발간한 ‘세종의 똥지게와 링컨의 꽃사랑’(애그리 출판)에 이 이야기를 적으면서 “언제나 가시덤불을 헤쳐나갔으며 꽃이 자랄 수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잡초를 뽑아내고 꽃을 심는 사람이었다”는 묘비명을 갖고 싶어했던 링컨의 정신을 소개하고 있다.
우리에겐 공업국으로 알려져 있는 독일에는 도시 속의 주말농장인 ‘클라인가르텐’이 활성화돼 있다. 전국에 100만개가 넘는 클라인가르텐은 독일의 도시 녹지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독일인들은 여기서 어린이를 건강하게 키우고, 가족과 친구를 위한 휴양공간을 제공하고, 채소 등 건강한 농산물을 생산한다.
책에는 우리가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던 역사적 사실도 소개돼 있다. 2차 대전 후 미 국무장관 조지 마셜은 식량이 풍부하게 공급되는 지역에서 돈독한 평화가 형성된다는 생각으로 유럽경제부흥계획(마샬플랜)으로 유럽의 식량생산능력을 확충하는 데 힘을 쏟았고,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남북경제협력을 넘어 여·야의 대통령 후보들이 남북경제공동체라는 비전을 앞다퉈 제시하고 있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큰 대목이다.
미국 농무관, 농림부 재정기획관, 대통령자문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사무국장 등을 역임한 그는 다양한 경험에서 체험한 51편의 글을 통해 “한국의 농촌은 새로운 개척지, 뉴프런티어”라는 책 주제를 뒷받침하고 있다.
그는 “2005년의 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약 3만 6000개 농촌마을 중 7%에 해당하는 약 2500개 마을의 인구가 늘어났다”며 “‘한국 농촌의 재발견’이 성공적으로 이뤄져 젊은이는 물론 도시의 은퇴자들도 농촌으로 몰릴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 책을 읽는 사람은 농업·농촌에 대한 낡은 이미지가 사라지고 역동적이고 할 일 많은 신천지가 눈앞에 드러나는 체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통상협상 전쟁 승리를 위해”
배종하 농촌정책국장 등이 지혜를 모은 ‘농업협상의 손자병법’

“이제 그만 만족함을 알고 물러감이 어떠할꼬.”
지난 3월 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8차 협상장에서 당시 농업분과 한국측 대표였던 배종하 농촌정책국장(당시 국제농업국장)은 미국측 협상대표에게 을지문덕 장군이 수나라 장수 우중문에게 쓴 ‘여수장우중문시’를 전달했다. 농산물 분야에도 예외없이 관세를 철폐해야 한다는 원칙을 밀어붙이는 미국 협상단에게 과도한 공세를 접도록 우회 설득한 것이다.
배 국장은 마지막 협상시한을 48시간 연장한 후 마감 20분 전에 타결된 한·미 FTA에서 농업분야의 피해를 많이 막았다는 사후 평가를 들었다. 그 결과 각종 평가에서 최고 협상가 중 한 명으로 꼽히기도 했다.
그러나 그의 협상력은 하루 아침에 일궈진 게 아니라 유비무환의 자세로 국제통상협상을 연구하고 분석한 결과임을 주위 사람들은 알고 있다. 그는 한·미FTA협상이 시작된 후 얼마 지나지 않았던 지난해 4월 당시 국제농업국의 젊은 서기관·사무관들과 함께 ‘현장에서 본 농업통상 이야기’를 펴냈다.
이 책은 지금도 농림부 국제농업국 직원들이 애독하는 책 중 하나로 △농업통상의 흐름 △자유무역협정 △흥미로운 농업통상 이슈 △미국과 유럽연합(EU)의 농업정책 등으로 구성돼 있다. 경제학을 전공한 배 국장은 우루과이라운드를 통해 농업분야가 처음 국제통상협상 테이블에 올라온 과정과 농업협상의 기본원칙에서부터 각 국가의 통상협상 대표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원칙과 원칙의 틈바구니에서 새로운 개념을 만들어 자국 이익을 관철하는 사례들까지 정리했다.
협상의 승률을 높이기 위해.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미국 식품시장을 공략하라”
식품산업활성화 매진하는 김재수 농업연수원장의 역작

실사구시와 중용은 우리 선조들이 학문하는 방법이요 자세였다. 원효대사는 ‘불침불부’의 자세로 대상에 침몰하지도 붕 떠다니며 이탈하지도 않는 긴장된 태도를 유지하며 학습했다. 실학자들은 학문의 목표가 현실의 개혁에 있음을 잊지 않았다.
김재수 농업연수원장은 실용적이면서 논쟁적이다. 토론에서도 둘러가거나 예의를 차리기 보다는 직선적이고 주제를 바로 들춰낸다.
농림부 고위 공무원이지만 ‘규모화’를 축으로 한 현재의 농정방향에 대해 비판적이다. 그의 이런 시각은 지난 2005년 7월 미국 농무관으로 일하면서 짬짬이 틈을 내 쓴 ‘미국농업과 한국농업의 미래’에 잘 드러나 있다.
책의 주제는 ‘우리 식품 미국 시장 공략하기’다. 일찍이 농림부 유통정책과장, 식량정책과장, 농산물유통국장 등을 역임한 김 원장이 일관성있게 틀어쥐고 있는 ‘식품산업활성화’에 대한 열망이 녹아 있다.
그는 우리 식품을 미국시장에 수출하기 위해 생산농민과 수출기업이 할 일, 정부의 과제, 그리고 한국농업이 나아갈 길을 호소하고 있다.
농림부가 생산정책 뿐 아니라 생산 이후의 가공이나 유통 소비 수출정책에 강조해야 한다고, 산업정책에서 더 나아가 농민의 삶과 복지 등 농촌정책으로 시야를 넓혀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2년 전 그의 외침은 지금 농림부의 미래비전에 그대로 녹아있다.
지난해엔 ‘한국음식 세계인의 식탁으로’를 펴내 호평을 받은 그는 곧 ‘식품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발간할 계획이다. 세계인이 찾는 우리 식품, 그를 쉼 없이 이끄는 힘의 원천인 듯 하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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