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호텔은 서구문물의 관문 역할

지역내일 2007-10-22
관광이 아닌 역사·건축·사회학적 분석
한중일 호텔은 ‘상류층의 사교문화’ 대표

도시의 창, 고급호텔
발레리 줄레조 외 지음 / 양지윤 옮김
후마니타스 / 1만7000원

도시에 위치한 고급호텔에는 도시 중산층이 주로 찾아간다. 특히 한국의 고급호텔은 다른 곳과 달리 헬스클럽과 커피숍, 각국의 음식, 제과점, 나이트클럽을 복합적으로 갖춰 놓고 있다.
아시아가 근대화 되는 시점에서 중국 리쉰더호텔과 일본 데이코쿠호텔, 한국 조선호텔의 공통점은 모두 당시에 최초로 지어진 최고 서구식 고급 호텔이라는 점이다. 중국의 조차지 권력과 일본의 메이지 정권, 조선총독부는 이들 호텔을 통해 서구와의 접촉을 늘리기 시작했다.
한중일 3개국은 자발적인 개방이 아닌 서구에 의해 강제로 개방되면서 근대화에 진입했다. 이들에게 서구식 고급 호텔은, 서구적인 것들이 들어오는 장으로서 역할을 했고 서구적인 것들을 ‘거주하게’ 만들기 위해 필요한 숙박시설이었다. 달리 이야기 하면 식민지화 외세의 간섭이 표면화되는 곳이 바로 호텔인 셈이다.
유럽의 고급호텔은 자본주의 산업화와 경제력, 전통 귀족문화와 현대 기술을 결합한 부르주아의 작품이었다. 팔레스, 리치 등 고급 체인 호텔에 따라다니는 용어는 유럽이 근원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미국의 호텔은 도심 교통 중심지에 자리 잡은 초대형 호텔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조선총독부가 세운 조선호텔은 일제 강점기 특유의 신고전주의 건축이었다.
중국 리쉰더 호텔은 텐진의 영국 조차지 지역을 ‘서구식’ 도시를 건설하는 과정에서 영국인 조지 데트링에 의해 지어졌다. 그는 리홍장의 고문이자 텐진의 재정책임자였다. 정부의 정책과 외국자본에 의해 고급호텔이 지어진 사례와 현재 상하이를 중심으로 세워지는 각종 호텔의 예는 유사하다.정부의 도시정책이 외국 자본을 유치하는 것으로 양자가 서로 윈-윈 효과를 내는 것이다.
한국의 첫 고급호텔이 식민지 자본에 의해 지어졌고, 중국이 정부 정책과 외국 자본의 협업에 의해 호텔을 지었다. 하지만 일본 최초의 고급호텔인 데이코쿠는 일본 자본만으로 지어진 곳이다. 쇄국정책이 깨진 일본은 서구와 동등한 관계를 만들려는 노력을 벌였고 자체적 경제 발전을 추진했다. 서구의 자본이나 기술 도움 없이 지어진 호텔이 바로 데이코쿠다. 한국의 경우 해방 이후 고급 호텔은 국가 권력에 의해 고급호텔이 지어졌다. 권력은 도시계획 수립하고 외부 모델을 수입해 호텔을 지은 뒤 다시 재벌에 팔았다. 대표적인 예가 관광공사가 운영하다 SK그룹에 판 워커힐이다. 기존 반도호텔을 철거하고 지워진 롯데호텔이나 현재 한화 소유인 프라자 호텔도 마찬가지다. 1969년 재건축된 조선호텔(신세계)과 신라호텔(삼성) 등도 크게 다르지 않다. 현재 서울에 있는 특1급 호텔은 재벌의 소유, 국제적 체인 호텔의 운영방식이 결합된 방식이다.
‘도시의 창, 고급호텔’은 관광이나 호텔 전문가들이 아닌 프랑스의 건축과 지리학, 아시아 지역 전문가들에 의해 만들어졌다. 아시아의 도시와 건축을 연구하는 일종의 인문사회과학자들이 참여해 호텔의 시·공간적 의미를 탐구했다. 편집 책임자인 발레리 줄레조 교수는 한국의 아파트 문화를 진단한 ‘아파트 공화국’이라는 책을 펴내 잘 알려져 있다.
오승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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