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복원에 백두산 소나무 쓸 수 있을까
남측 “뗏목 만들어 서해로 운송” 제안에 북측 “좋은 아이디어” 맞장구
복원작업인 한창인 광화문에 백두산 소나무를 활용할 가능성이 커질 전망이다.
문화재청은 지금까지 대형 국산 소나무가 없어 북미산 더글라스소나무로 문화재 복원사업을 벌이는 등 어려움을 겪어왔다.
3일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단의 문화·예술·학계 남북간담회에서 경남대 김근식 교수는 “광화문 복원에 필요한 조선 소나무를 백두산에서 베어 뗏목을 만들어 압록강에서 서해까지 운송하자는 아이디어가 나왔고 북측도 좋은 생각이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문화재청 한 관계자는 “광화문 복원에 20여그루의 소나무가 필요한 데 전부가 아닌 한두 그루라도 백두산 소나무를 광화문 기둥에 쓸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광화문 기둥과 대들보로 사용할 소나무는 지름 80~120cm, 높이 8~9m 이상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보존이 잘된 숲의 소나무만 쓸 수 있다.
당초 문화재청은 광화문 복원에 강원도 삼척 준경묘(조선 태조 이성계의 조상인 이양무의 묘) 일대 국유림에서 자라는 금강소나무를 쓸 계획이었다. 하지만 준경묘 봉향회와 전주이씨 대동종약원, 지역주민 등의 반대로 힘들어졌다.
광화문의 상징성을 고려해 ‘외산 소나무’ 사용을 꺼려온 문화재청은 산림청과 함께 강원도 강릉 양양 춘천 삼석, 경북 봉화 울진 등을 뒤져 쓸 만한 금강소나무 20여그루를 찾아냈다. 하지만 이 나무들의 상당수가 대형 군용헬기가 아니면 운송이 불가능한 산속에 있어 벌채와 운송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일제강점기 당시 경북 봉화군 춘양면이 집산지였던 금강소나무는 일명 ‘춘양목’으로 불리며 한옥 건축에는 최상의 재료로 꼽힌다. 금강소나무가 재목으로 뛰어난 것은 목질이 부드러워 가공성이 좋은데다 가로로 눕혀서 눌렀을 때 버티는 강도(휨강도)가 높고 뒤틀림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금강소나무를 쓰는 또다른 이유는 나이테 간격이 좁고 송진이 많아 다른 나무에 비해 훨씬 오랜 세월을 견뎌낸다는 것이다. 1867년(고종 4년)에 중건된 경복궁 근정전의 경우, 주기둥 4개 가운에 금강소나무로 만든 기둥은 멀쩡했지만 전나무로 만든 기둥 3개는 2002년 근정전 복원공사 당시 모두 썩어서 교체해야 했다.
금강소나무는 예로부터 궁궐을 짓거나 임금의 관을 만드는 데 쓰였고 최근 들어서는 유명 사찰이나 고궁을 고치는 데 사용되고 있다. 가격도 비싸 보통 소나무의 10배가 넘는다. 지난 2001년 경복궁 복원 당시 사용된 울진군의 금강소나무는 한그루당 평균 250만원으로 가장 비싼 소나무는 750만원에 달했다.
1999년 감사원 감사에서 경복궁 복원사업에 수입 소나무를 썼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이는 현실을 무시한 무리한 감사였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당시 복원에 참여한 목수들은 추녀목에 ‘켠 상태에서 높이 18m, 직경이 최소 70㎝인 적송을 찾아 백방을 수소문했지만 국내에서는 찾을 수가 없어 미국산 더글러스로 복원한다’며 ‘300년 후 후손들은 우리 소나무를 잘 키워 다시 복원해달라’는 글씨를 먹으로 남겨놓았다.
백두산 소나무를 활용할 경우 벌채와 수송 작업을 마치고 그늘에서 건조하는 등 목재로 가공하는 데 1년 가량의 시간이 필요하다. 2009년 말까지 완료할 계획인 광화문 복원사업을 위해서는 시간이 촉박하다.
백두산 소나무를 광화문 복원사업에 활용한다면 다른 문화재 복원사업에도 북한이 보유한 양질의 소나무를 쓸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대형 건축물이 아니라면 ‘압록강 홍송’으로 불리는 ‘백두산 전나무’도 활용가치가 높다. 압록강 홍송으로 지어진 대표적인 건축물은 운현궁이다.
오승완 남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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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측 “뗏목 만들어 서해로 운송” 제안에 북측 “좋은 아이디어” 맞장구
복원작업인 한창인 광화문에 백두산 소나무를 활용할 가능성이 커질 전망이다.
문화재청은 지금까지 대형 국산 소나무가 없어 북미산 더글라스소나무로 문화재 복원사업을 벌이는 등 어려움을 겪어왔다.
3일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단의 문화·예술·학계 남북간담회에서 경남대 김근식 교수는 “광화문 복원에 필요한 조선 소나무를 백두산에서 베어 뗏목을 만들어 압록강에서 서해까지 운송하자는 아이디어가 나왔고 북측도 좋은 생각이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문화재청 한 관계자는 “광화문 복원에 20여그루의 소나무가 필요한 데 전부가 아닌 한두 그루라도 백두산 소나무를 광화문 기둥에 쓸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광화문 기둥과 대들보로 사용할 소나무는 지름 80~120cm, 높이 8~9m 이상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보존이 잘된 숲의 소나무만 쓸 수 있다.
당초 문화재청은 광화문 복원에 강원도 삼척 준경묘(조선 태조 이성계의 조상인 이양무의 묘) 일대 국유림에서 자라는 금강소나무를 쓸 계획이었다. 하지만 준경묘 봉향회와 전주이씨 대동종약원, 지역주민 등의 반대로 힘들어졌다.
광화문의 상징성을 고려해 ‘외산 소나무’ 사용을 꺼려온 문화재청은 산림청과 함께 강원도 강릉 양양 춘천 삼석, 경북 봉화 울진 등을 뒤져 쓸 만한 금강소나무 20여그루를 찾아냈다. 하지만 이 나무들의 상당수가 대형 군용헬기가 아니면 운송이 불가능한 산속에 있어 벌채와 운송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일제강점기 당시 경북 봉화군 춘양면이 집산지였던 금강소나무는 일명 ‘춘양목’으로 불리며 한옥 건축에는 최상의 재료로 꼽힌다. 금강소나무가 재목으로 뛰어난 것은 목질이 부드러워 가공성이 좋은데다 가로로 눕혀서 눌렀을 때 버티는 강도(휨강도)가 높고 뒤틀림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금강소나무를 쓰는 또다른 이유는 나이테 간격이 좁고 송진이 많아 다른 나무에 비해 훨씬 오랜 세월을 견뎌낸다는 것이다. 1867년(고종 4년)에 중건된 경복궁 근정전의 경우, 주기둥 4개 가운에 금강소나무로 만든 기둥은 멀쩡했지만 전나무로 만든 기둥 3개는 2002년 근정전 복원공사 당시 모두 썩어서 교체해야 했다.
금강소나무는 예로부터 궁궐을 짓거나 임금의 관을 만드는 데 쓰였고 최근 들어서는 유명 사찰이나 고궁을 고치는 데 사용되고 있다. 가격도 비싸 보통 소나무의 10배가 넘는다. 지난 2001년 경복궁 복원 당시 사용된 울진군의 금강소나무는 한그루당 평균 250만원으로 가장 비싼 소나무는 750만원에 달했다.
1999년 감사원 감사에서 경복궁 복원사업에 수입 소나무를 썼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이는 현실을 무시한 무리한 감사였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당시 복원에 참여한 목수들은 추녀목에 ‘켠 상태에서 높이 18m, 직경이 최소 70㎝인 적송을 찾아 백방을 수소문했지만 국내에서는 찾을 수가 없어 미국산 더글러스로 복원한다’며 ‘300년 후 후손들은 우리 소나무를 잘 키워 다시 복원해달라’는 글씨를 먹으로 남겨놓았다.
백두산 소나무를 활용할 경우 벌채와 수송 작업을 마치고 그늘에서 건조하는 등 목재로 가공하는 데 1년 가량의 시간이 필요하다. 2009년 말까지 완료할 계획인 광화문 복원사업을 위해서는 시간이 촉박하다.
백두산 소나무를 광화문 복원사업에 활용한다면 다른 문화재 복원사업에도 북한이 보유한 양질의 소나무를 쓸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대형 건축물이 아니라면 ‘압록강 홍송’으로 불리는 ‘백두산 전나무’도 활용가치가 높다. 압록강 홍송으로 지어진 대표적인 건축물은 운현궁이다.
오승완 남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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