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금고 유치전 ‘토착은행’ 위기

지역내일 2007-11-09
경북지역 대구은행·농협 2강구도 붕괴 시중은행 진출 위협
금융의 지방분권 흐름 역행 우려 지적도 나와

지방자치단체 금고 지정에 대한 경쟁입찰제 도입과 복수금고지정 허용으로 지역경제의 실핏줄 역할을 해온 지방토박이 은행인 지방은행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이미 일부 시군에서는 지방은행이 시중은행의 공세에 밀려 금고은행 지정에서 탈락돼 안방시장을 잇따라 내놓을 위기로 몰리고 있다.
그동안 경북지역 23개 시군의 금고는 대구은행과 농협이 일반회계와 특별회계를 나눠 맡고 있었다. 지역정서와 지방경제 육성 등의 명분과 수의계약제도 등으로 시중은행들은 감히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 6월부터 도입된 공개경쟁입찰제 등으로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국민은행 등 시중은행들이 신용리스크가 적은 지방자치단체의 공공금고 공략에 속속 나서고 있다.
올해 연말에 금고은행 계약이 만료돼 신규로 금고은행을 지정해야 하는 경북도내 시군은 경산시, 김천시, 문경시, 안동시, 영주시, 칠곡군, 성주군 등 7개에 이른다. 거의 모든 시군에 시중은행들이 대구은행과 농협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이미 금고지정을 위한 심사업무에 착수한 김천시와 안동시 등에서는 지방은행인 대구은행이 탈락하거나 고전을 하고 있다.
김천시는 지난 7일 금고지정심의위원회를 열어 농협을 1순위, 신한은행을 2순위로 선정했다. 대구은행과 기업은행은 3순위와 4순위로 탈락했다. 이에 따라 농협은 2900억원 규모의 일반회계를 담당하고 신한은행은 대구은행이 관리했던 특별회계 6개를 맡게 된다.
김천시의 금고은행 지정결과는 대구은행에 상당한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이화언은행장과 하춘수 수석부행장이 김천출신이어서 금고은행 지정 탈락에 따른 수치상의 손실보다 정서적인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은행장이 김천 출신인데다 지난 2005년 특별회계 유치에 성공해 올해는 일반회계를 유치할 각오로 노력했는데 허탈할 뿐”이라고 말했다.
금고지정심의위 위원장인 오양근 김천시 부시장은 “경쟁입찰제 도입후 각종 지표평가에서 대형 시중은행이 유리할 수 밖에 없어 지역정서와 경제를 고려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금고지정심의회의를 마친 안동시도 금고선정 초읽기에 들어갔다. 안동시의 경우에도 농협과 대구은행, 신한은행 등이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대구은행이 근소한 점수차이로 신한은행에 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7년동안 안동시 특별회계를 맡았던 대구은행이 탈락할 경우 대구은행의 입지는 한층더 축소될 전망이다.
금고선정심의위를 구성해 금고선정작업에 착수한 문경시도 특별회계를 맡고 있는 대구은행과 일반회계를 담당한 농협의 2파전에 국민은행이 가세해 혼전이다.
농협과 대구은행이 일반회계와 특별회계를 분담하고 있는 경산시 금고선정에도 우리은행이 뛰어들어 기탁금 약정경쟁을 벌이고 있다. 농협과 우리은행이 4~5억원의 기탁금을 내겠다고 하자 대구은행이 15억원을 약속하는 등 출혈경쟁을 벌이고 있다.
1995년부터 2002년까지 농협이 독점해온 영주시는 지난 2003년 대구은행이 특별회계 일부를 유치해 2개은행이 금고업무를 맡아왔으나 최근 일부 시중은행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화언 대구은행 행장은 “외환위기 이후 공적자금을 받아 회생하고 합병을 통해 대형은행으로 새롭게 태어난 시중은행들이 해외진출보다는 신용리스크가 적은 국내 지방자치단체 등의 공공금고 유치에 혈안이다”면서 “지자체 금고가 대형시중은행으로 넘어갈 경우 금융의 중앙집중화로 지역경제는 더 피폐해질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대구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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