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 때문에 갈수록 관심이 떨어지고 있는 한국현대사를 쉽고 재미있게 공부하는 고등학생들이 있어 화제다. 인천 인항고등학교 역사동아리 ‘토박이’ 학생들이 주인공이다.
이들은 얼마 전 영화 ‘화려한 휴가’를 단체로 관람했다. 방송이나 책을 통해 이미 5·18 광주민중항쟁을 간간히 들었지만 좀 더 생생하게 느끼고 싶었기 때문이다.
역사동아리 ‘토박이’ 회원들이 영화를 보기로 결정한 이유는 동아리 일기장에 적힌 한 1학년 학생의 제안 때문이었다. ‘토박이’는 역사동아리로 이미 학교 행사인 ‘역사의 날’을 주관하고 ‘4월 혁명’과 ‘5·18 광주민중항쟁’을 학교 학생들에게 알리는 활동을 펼쳤었다.
토론과 책만이 아닌 5·18 광주민중항쟁을 직접 영화로 보고 서로 토론하고 소감문으로 쓰기로 했다. 올해 운 좋게 받은 교육청의 동아리 활동 지원금으로 모든 회원이 함께 영화를 볼 수 있었다.
영화를 본 학생들은 무엇보다 “광주 시민 여러분, 저희를 잊지 말아 주세요”라는 마지막 대사를 가장 마음에 남는 장면으로 꼽았다.
1학년 임형선 군은 소감문에서 “치열한 열흘 그 곳에는 우리와 똑같은 사람들이 있었다”며 “그 날을 다룬 이 영화는 잊어서도 눈으로만 보아서는 안 되고 가슴으로 느껴야 한다고 말하고 있었다”고 적었다.
이들을 지도한 인항고 박윤희 교사는 “분노보다는 인권을 중심으로 영화를 보도록 지도했다”며 “역사는 흘러갔지만 개인에 남는 아픔을 느꼈으면 하는 마음이었다”고 말했다. 박 교사는 또 “어른들이 지도한다며 개입하기 보다는 아이들 스스로 느낄 수 있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인항고 역사동아리인 ‘토박이’는 이미 16년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 초기 회원들은 이미 결혼을 하고 직장을 다니고 있는 30대 중반이다.
졸업생들이 동아리를 찾아 후배들과 유대관계를 유지할 정도로 관계가 끈끈하다. 박윤희 교사는 91년 동아리를 직접 만들었고 지금껏 이들을 지도하고 있다.
동아리를 시작했던 90년대에 비해 요즘 분위기는 가라앉았다는 게 박 교사의 설명이다. 그만큼 학업이나 입시 부담이 더 커졌다는 것이다.
박 교사는 “축제를 준비하면서 재정비를 하고 있다”며 “앞으로 우리 아이들이 현대사를 공부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여운 기자 yuyo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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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얼마 전 영화 ‘화려한 휴가’를 단체로 관람했다. 방송이나 책을 통해 이미 5·18 광주민중항쟁을 간간히 들었지만 좀 더 생생하게 느끼고 싶었기 때문이다.
역사동아리 ‘토박이’ 회원들이 영화를 보기로 결정한 이유는 동아리 일기장에 적힌 한 1학년 학생의 제안 때문이었다. ‘토박이’는 역사동아리로 이미 학교 행사인 ‘역사의 날’을 주관하고 ‘4월 혁명’과 ‘5·18 광주민중항쟁’을 학교 학생들에게 알리는 활동을 펼쳤었다.
토론과 책만이 아닌 5·18 광주민중항쟁을 직접 영화로 보고 서로 토론하고 소감문으로 쓰기로 했다. 올해 운 좋게 받은 교육청의 동아리 활동 지원금으로 모든 회원이 함께 영화를 볼 수 있었다.
영화를 본 학생들은 무엇보다 “광주 시민 여러분, 저희를 잊지 말아 주세요”라는 마지막 대사를 가장 마음에 남는 장면으로 꼽았다.
1학년 임형선 군은 소감문에서 “치열한 열흘 그 곳에는 우리와 똑같은 사람들이 있었다”며 “그 날을 다룬 이 영화는 잊어서도 눈으로만 보아서는 안 되고 가슴으로 느껴야 한다고 말하고 있었다”고 적었다.
이들을 지도한 인항고 박윤희 교사는 “분노보다는 인권을 중심으로 영화를 보도록 지도했다”며 “역사는 흘러갔지만 개인에 남는 아픔을 느꼈으면 하는 마음이었다”고 말했다. 박 교사는 또 “어른들이 지도한다며 개입하기 보다는 아이들 스스로 느낄 수 있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인항고 역사동아리인 ‘토박이’는 이미 16년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 초기 회원들은 이미 결혼을 하고 직장을 다니고 있는 30대 중반이다.
졸업생들이 동아리를 찾아 후배들과 유대관계를 유지할 정도로 관계가 끈끈하다. 박윤희 교사는 91년 동아리를 직접 만들었고 지금껏 이들을 지도하고 있다.
동아리를 시작했던 90년대에 비해 요즘 분위기는 가라앉았다는 게 박 교사의 설명이다. 그만큼 학업이나 입시 부담이 더 커졌다는 것이다.
박 교사는 “축제를 준비하면서 재정비를 하고 있다”며 “앞으로 우리 아이들이 현대사를 공부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여운 기자 yuyo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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