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보는 우리 문화유산 16.> 경복궁 복원사업

35년에 걸친 장기 프로젝트, 경복궁 복원

지역내일 2001-03-15 (수정 2001-03-16 오후 5:01:04)
고종 당시 경복궁의 최종 완성시점인 1888년이 복원 기준연대지난 13일 문화재청 관계자의 안내를 받
아 경복궁 근정전 지붕 위로 올라갔다.
근정전은 지난해 5월부터 전면보수에 들어가 있는데, 현재 높이 20m가 넘는 지붕 위로 철제 트러스를
설치, 보호장막을 친 상태에서 지붕 공간을 해체·보수하고 있다.
기와와 적심(기와층과 서까래 사이의 빈 공간에 채워놓은 목재들), 4개의 추녀까지 해체된 근정전 지
붕은 무언가 음산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130여년 동안 켜켜이 쌓인 먼지를 딛고 거대한 종보
(제일 높은 곳에 있는 보) 아래로 내려갔을 때, 사방에 수은등이 켜진 아주 좁고 낮은 공간이 나타났
다.
놀랍게도 그 공간은 임금이 앉던 옥좌 위에 가설된 ‘보개’ 부분이었다. 저 아래에서 올려다보기만
했던 2마리 황룡(일명 칠조룡)이 바로 눈앞에서 7개의 발톱을 꿈틀거리고 있었다.
채색된 구름 사이로 커다란 여의주를 다루는 2마리의 황룡은 비늘까지도 그대로 세각(細刻)되어 있었
다. 칠조룡은 근정전이 최고의 권위를 상징하는 건축물임을 보여주는 단적인 증거물이다. 대원군 당
시까지만 해도 중국의 황제를 상징하는 용은 발톱이 5개, 제후의 나라는 4개로 표현하는 것이 법칙이
었다.
경북 안동에 있는 봉정사 대웅전 보개 천장의 용 그림이 5개 발톱을 가졌다고 해서 고려시대 건물로
추정하는 이들이 있을 정도다.

130년만에 전면 보수하는 근정전
경복궁 근정전은 정면 5칸, 측면 5칸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규모가 큰 다포식 목조건축물이자 경복
궁의 중앙에 위치, 정전(正殿)으로서의 위엄과 웅장함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고종 4년(1867년) 대원
군이 중건한 이후 130여년의 세월을 거치는 동안 목구조(木構造)의 맞춤부분이 벌어지고 용마루, 처
마 등이 처지는 등 심하게 훼손된 상태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주요 보수내용은 △처마의 처짐과 기둥 및 주변 목부재의 벌어짐 △중앙부 대들
보의 갈라짐 △내·외부 단청 퇴락 △기와 파손으로 인한 누수 등 건물의 노후에 따라 변형된 부분
을 바로잡고, 부식된 목재와 훼손된 기와 등을 교체하는 것 등이다.
문화재청은 근정전이 조선왕궁의 정궁인 경복궁의 정전으로서 조선조의 건축기술이 결집된 대표적
인 궁궐 건축이며, 또한 건립후 130여년만에 처음으로 전반적 보수가 이루어지는 역사적인 공사라는
점을 고려, 김동현(문화재위원, 문화재연구소장 역임), 주남철(고려대 교수), 김정기(전 국립문화재
연구소장)씨 등 각계 전문가로부터 주요 공정에 대한 철저한 자문과 고증을 받고 있다.
지금까지의 조사결과, 근정전의 중심기둥들은 지름 64cm, 높이는 15m에 이르며 놀랍게도 자른 흔적이
없는 통나무로 밝혀졌다. 이 나무들은 대부분 수령 200년에서 300년 정도의 소나무로, 1863년부터 1866
년까지 한계령 서쪽 사면에서 벌채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공사의 기술적 실무를 책임지고 있는 신응수(중요무형문화재 제74호)씨에 따르면, 좋은 목재는
△늦가을에 수분상태가 적을 때 벌채해서 △장마 전에 봄비를 맞추지 말고 창고 속에 넣어 △음지에
서 오래도록, 최소한 5년 이상 건조를 해야 한다고 한다.

올해부터 태원전 권역 복원 사업
90년 침전 영역에 대한 발굴조사로 시작된 경복궁 복원사업은 35년에 걸친 장기 프로젝트다.
91년부터 시작된 복원사업은 △95년에는 침전 영역인 강녕전과 교태전을 비롯, 연생전 연길당 경성
전 흠경각 응지당 함원전 등 침전 및 부속건물들의 복원을 완료했고 △97년에는 왕세자의 생활공간
인 동궁 영역의 자선당 비현각 등이 복원되었다. △현재 3단계 사업인 흥례문 권역 복원이 진행중이
며 올해부터 태원전 권역 복원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흥례문 권역 복원공사는 전통 목구조 양식의 흥례문(중층), 유화문(단층) 등 6개동을 복원하고, 영제
교 이전 복원 및 수각, 어도, 어구공사와 근정문, 근전전 등 주변행각 단청공사를 중심으로 하고 있
다.
복원계획은 △흥례문, 유화문, 용성문 및 주변행각을 복원하고 △경복궁 내의 어구(수로)를 찾아 복
원한 후 △해체한 영제교를 원래의 위치에 복원하고 △광화문 서쪽에 있던 연지의 위치를 찾아 복원
하며 △현 국립중앙박물관과 경복궁 사이에 큰 교목을 심어 경관을 차단하는 것이다.
그리고 현 주차장은 재활용토록 하고 기존 지하수장고, 기계실, 연결통로 및 설비 등은 국립중앙박물
관이 사용할 때까지 현 상태를 유지하되, 경복궁 복원 영역과 겹치는 부분은 일부 철거할 방침이다.
또 일제가 만든 곡수지(연못)는 철거되며 그 주변의 변형된 지반은 원상태로 복구된다. 아이스크림이
나 핫도그 등을 파는 경내매점 등 궁과 맞지 않는 현대식 시설물들도 모두 철거된다. 관람객의 편의
를 위해 간이매점 및 음료수 자판기 등은 경외 주차장에 설치할 계획이다.
1968년에 복원된 현 광화문(철근콘크리트조)도 철거되고 원래의 위치에 목조로 복원된다. 또한 광화
문 좌우의 담장도 사고석 담장으로 복원하여 한국일보 앞 도로 가운데 있는 동십자각과 연결하며, 사
라진 서십자각도 복원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일부 복원되지 않은 건물터는 건물의 위치와 규모를 알 수 있게 단을 만들고 주춧돌 등을 노출시키
는 한편, 어떤 건물이 있었는지 안내판도 설치된다.
또한 궁내의 경복궁 관리사무소 등은 철거하여 왕궁역사박물관(현 국립중앙박물관 건물)과 같이 사
용하고, 경복궁 안에 흩어져 있는 각종 탑 비 부도 등은 신축되는 국립중앙박물관 경내로 이전한다.

광화문-근정전 동선이 일직선으로
경복궁 복원의 기준연대는 고종 당시 경복궁의 최종 완성시점인 1888년이다. 주요 참고자료는 1900년
초 촬영된 《조선고적도보》의 사진과 도면으로 그려진 <경복궁전도> <북궐도형>, 그리고 문헌으로
는 《조선왕조실록》과 《궁궐지》 등이다.
모든 복원사업이 완료된 후 경복궁의 기본 궁제가 갖추어지면 주 출입구를 광화문으로 하여 흥례문
―근정문―근정전으로 통하는 남북축선의 동선이 살아난다. 근정전을 가장 웅장하게 볼 수 있는 접
근로가 복원되는 셈이다.
마지막으로 경복궁 복원사업의 ‘장기계획’을 알아보자. 지금까지 살펴본 단기복원계획이 끝나면
북궐배치도를 기준으로 현 국립민속박물관을 철거한 후, 경복궁이 완전한 복원이 되도록 경복궁 전
체의 건물과 담장, 시설물들을 원래의 모습대로 복원한다. 이 장기계획은 아직 구체적인 일정이 잡히
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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