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등급제 논란 확산

지역내일 2007-12-10
“촛불시위, 행정소송 제기하자”
일부 네티즌 카페 개설 … 학원가, 재수생 특수 준비 움직임
첫 등급제 수능 점수가 발표된 이후 이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수능 등급제의 영향으로 한 문제만 틀려도 등급이 한 단계 내려가 원하는 대학에 원서조차 내지 못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일부에서는 촛불 시위를 하거나 행정소송을 제기하자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어 등급제 수능을 둘러싼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입시전문기관들에 따르면 수리 가의 1등급 구분 원점수는 98점으로 추정되고 있다. 만점을 받거나 2점짜리 문제 한 개를 틀려야 가능하다. 3점 또는 4점짜리 문제를 한 개만 틀려도 2등급으로 떨어진다. 상위권 학생이 상대적으로 쉬운 2점짜리 문제를 틀리는 경우는 흔치 않기 때문에 사실상 만점을 받아야 1등급을 받을 수 있다. 즉 상위권 학생들의 경우, 한 문제만 틀려도 등급이 달라져 희망했던 대학과 멀어진다.
또 원점수는 같아도 등급이 달라지는 경우가 나타나 수험생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수리영역 특히 수리 가형은 원점수가 아니라 표준 점수로 등급을 산출한다. 표준 점수는 응시자 집단에서 수험생의 상대적인 수준을 나타내는 점수다.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를 보정하기 위해서다. 일부 네티즌들은 교육당국 게시판 등에 이에 대한 부당성을 주장하고 있다.
자연계 학생들이 주로 응시하는 수리 가형은 총 30문항 중 1~25번까지는 공통과목, 26~30번까지는 선택과목 문항으로 돼 있다. 공통과목은 문항이 모두 같지만 선택과목은 ‘미분과 적분’ ‘확률과 통계’ ‘이산수학’ 중 하나를 택하도록 돼 있어 선택 과목에 따라 문항이 서로 다르다.

◆교육당국 홈피 연일 시끌 =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이런 불만은 교육당국 홈페이지 게시판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일부 등급제를 옹호하는 글도 있지만 대부분은 등급제의 문제점을 성토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등급제 무효 행정 소송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홈페이지에 따르면 자신을 수험생이라고 밝힌 K씨는 “성적표를 받았는데 정말 허무 그 자체였다”며 “사설학원 홈페이지에서 등급 컷 점수를 예상하고 어느 정도 등급을 받을지 예상하고는 있었지만 제 점수도 모르고 등급 숫자만 달랑 적힌 종이 쪼가리 한 장을 받아들고 있자니 너무 황당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등급 컷 점수와 정오표를 공개하지 않는 것은 수험생을 무시 하는 행위”라며 “수험생들은 아무것도 모르고 평가원이 주는 것만 받으라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H씨는 “어떤 이과 학생이 전 과목 만점을 받고 수학만 3점짜리 한 문제 틀렸다면 그 학생은 수학 2등급에 다른 과목 1등급으로 전국서 몇 백 등이 된다”며 “만약 수능 점수가 공개됐다면 그 학생은 아마 전국 1등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중위권 학생도 수많은 동점자로 대학 가는 일이 거의 복권 추첨이 될 지경”이라며 “수능 등급제의 문제점이 확연히 드러났기 때문에 내년에는 반드시 수능 점수를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육과정평가원 게시판에 글을 남긴 J씨는 “촛불시위를 하던지 아니면 집회를 하자”며 “또평가원장을 상대로 행정소송과 동시 손해배상청구를 하자”고 주장했다.
실제로 일부 네티즌들은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등급제 무효 행정소송 준비위’ 카페를 개설하고 행정소송을 제기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뺑끼칠’이라는 대화명을 사용하는 카페 개설자는 “500점으로 나눠도 1점 때문에 당락이 결정돼 피눈물 흘리는 사람이 많은데 9등급으로 어떻게 우열을 가린단 말이냐”며 “한시라도 빨리 등급제 무효소송을 내야만 한다. 빨리 힘을 모으자”고 주장했다.
자신을 수험생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사이트에 “수능 성적표를 받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며 “예상했던 등급보다 하락해 원하던 대학을 지원하기 굉장히 곤란해졌다”는 글을 나겼다. 그는 또 “어렸을 때부터 꿈꾸어왔던 꿈을 피워보지도 못하고 2008 대입수능등급제의 희생양으로만 남을 것 같아서 너무 억울하다“며 ”원점수, 표준점수로는 더 좋은 대학에 지원할 수 있는데 그것마저 못하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지적했다.

◆재수 급증 분위기 =
입시전문기관들은 등급제 파장이 상위권 재수생 급증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입시전문기관들에 따르면 재수생 수를 결정하는 가장 큰 변수는 수험생 본인이 자신의 실력을 정당하게 평가받지 못했다고 느끼는 억울함인데 등급제 성적표를 받자마자 수긍할 수 없다고 반발하는 학생들이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수능 성적이 발표된 당일부터 재수 상담이 쇄도하고 있다. 상담이 늘어나자 일부 대입학원에서는 ‘재수 선행반’을 설치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대성학원 이영덕 평가이사는 “모두 1등급을 받았지만 수리 가 영역에서 4점짜리 문제 하나를 틀려 지망하던 상위권대 의대 등을 그대로 포기하게 된 학생도 있다”며 “억울하다는 생각 때문에 올해 전형을 아예 포기할지 여부를 상담하려는 학생들이 몰리고 있어 주말까지 출근해야 할 정도”라고 말했다.
일선 학교에서도 이런 움직임이 많이 감지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재수생 증가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입시설명회 대성황 =등급제로 인해 입시전략을 새우기가 어려워지자 사설학원들의 입시설명회는 발 디딜 틈도 없이 초만원이다.
온라인 교육업체 비타에듀는 이날 오후 서울 강남 센트럴시티 밀레니엄 홀에서 비타에듀 연합입시 설명회를 열고 수능성적 결과분석 및 정시모집 전망, 대학별고사대비법 등을 설명했다. 설명회장에 마련된 1500여개의 좌석은 학부모와 수험생으로 대부분 채워졌으며 주최 측이 준비한 자료 2800여부도 금방 동이나 버렸다.
이미 설명회를 열었던 입시기관들은 좌석은 물론 준비한 자료까지 부족해 곤란을 겪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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