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신들로 본 그리스 로마 신화
베티 본햄 라이스 지음
김대웅 옮김
도서출판 두레
1만2800원
신화 역시 인간의 창조물이다
“아르고스의 숲속을 걷고 있던 헤라를 보고… 제우스는 거대한 폭풍을 일으켰다. 바람이 몰아치고 비가 퍼붓자 모든 생물들은 돌풍을 피할 곳을 찾았다.”
제우스는 뻐꾸기로 변신해 헤라를 찾아갔다. 물에 흠뻑 젖은 초라한 모습으로 날아가 헤라를 쳐다보았다. 슬픔 가득한 눈빛으로 추위에 떠는 애처로운 모습이었다.
“가엾은 모습에 마음이 움직인 헤라는 작은 새를 망토 안으로 들어오게 했다. 제우스는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와 헤라에게 입을 맞췄고…”
신들의 왕과 그 아내, 제우스와 헤라는 바람둥이 신과 질투심에 휩싸인 변덕스러운 여신으로 익히 알려져 있다. 제우스가 헤라와 강제 결혼이라도 한 것 같겠지만 사실 오랫동안 헤라를 쫓아다녔던 건 제우스다. 제우스가 사용한 수법은, 고전적이고 전형적이다. 물론 ‘잡은 고기’를 버려두고 새로운 사냥감들 꽁무니만 쫓아다닌 점도 ‘틀’ 그대로였고.
“바다의 신이 삼지창으로 바위를 강타하자 즉시 거대한 샘물이 생겨났다. 산곡대기에서 샘이 솟고… 물에는 소금기가 있었다… 아테나가 창으로 바위를 찔렀다. 부스러진 바위 가루에서 열매가 주렁주렁 달린 올리브 나무가 생겨났다”
아테나와 포세이돈이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도시를 두고 경쟁하는 장면이다. 두 신은 도시의 후원자가 되기 위해 아크로폴리스에 기적적인 일을 행했다. 아테나는 진정 지혜의 여신이다. 그리스인뿐이랴. 어떤 인류에게도 소금기 있는 물보다 올리브 나무가 훨씬 쓸모 있다고 여길 게다.
아테나는 자신의 이름을 딴 도시에 풍성함을 더했다. 질그릇을 만들었고 직조 기술을 전해주었는가 하면 쟁기와 갈퀴, 소 멍에와 말 안장을 발명해 농사를 발전시킬 수 있게 했다. 이륜마차와 배를 만들어주었으며 최초로 수학을 가르쳤다. 플루트와 트럼펫으로 문화와 예술을 일으켰음은 물론이다.
신화란 역시 인간이 만들어낸 산물이다. 엇비슷한 이름을 가진 무수한 신과 요정 반인반신은 그에 걸맞은 새로운 해석을 요구한다. 옮긴이는 여신들 또한 가부장제 속에 갇혀있다고 풀어냈다. ‘여신들과 사랑과 질투 배신 그리고 용기…’라는 틀에 박힌 부제 대신 독자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베티 본햄 라이스 지음
김대웅 옮김
도서출판 두레
1만2800원
신화 역시 인간의 창조물이다
“아르고스의 숲속을 걷고 있던 헤라를 보고… 제우스는 거대한 폭풍을 일으켰다. 바람이 몰아치고 비가 퍼붓자 모든 생물들은 돌풍을 피할 곳을 찾았다.”
제우스는 뻐꾸기로 변신해 헤라를 찾아갔다. 물에 흠뻑 젖은 초라한 모습으로 날아가 헤라를 쳐다보았다. 슬픔 가득한 눈빛으로 추위에 떠는 애처로운 모습이었다.
“가엾은 모습에 마음이 움직인 헤라는 작은 새를 망토 안으로 들어오게 했다. 제우스는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와 헤라에게 입을 맞췄고…”
신들의 왕과 그 아내, 제우스와 헤라는 바람둥이 신과 질투심에 휩싸인 변덕스러운 여신으로 익히 알려져 있다. 제우스가 헤라와 강제 결혼이라도 한 것 같겠지만 사실 오랫동안 헤라를 쫓아다녔던 건 제우스다. 제우스가 사용한 수법은, 고전적이고 전형적이다. 물론 ‘잡은 고기’를 버려두고 새로운 사냥감들 꽁무니만 쫓아다닌 점도 ‘틀’ 그대로였고.
“바다의 신이 삼지창으로 바위를 강타하자 즉시 거대한 샘물이 생겨났다. 산곡대기에서 샘이 솟고… 물에는 소금기가 있었다… 아테나가 창으로 바위를 찔렀다. 부스러진 바위 가루에서 열매가 주렁주렁 달린 올리브 나무가 생겨났다”
아테나와 포세이돈이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도시를 두고 경쟁하는 장면이다. 두 신은 도시의 후원자가 되기 위해 아크로폴리스에 기적적인 일을 행했다. 아테나는 진정 지혜의 여신이다. 그리스인뿐이랴. 어떤 인류에게도 소금기 있는 물보다 올리브 나무가 훨씬 쓸모 있다고 여길 게다.
아테나는 자신의 이름을 딴 도시에 풍성함을 더했다. 질그릇을 만들었고 직조 기술을 전해주었는가 하면 쟁기와 갈퀴, 소 멍에와 말 안장을 발명해 농사를 발전시킬 수 있게 했다. 이륜마차와 배를 만들어주었으며 최초로 수학을 가르쳤다. 플루트와 트럼펫으로 문화와 예술을 일으켰음은 물론이다.
신화란 역시 인간이 만들어낸 산물이다. 엇비슷한 이름을 가진 무수한 신과 요정 반인반신은 그에 걸맞은 새로운 해석을 요구한다. 옮긴이는 여신들 또한 가부장제 속에 갇혀있다고 풀어냈다. ‘여신들과 사랑과 질투 배신 그리고 용기…’라는 틀에 박힌 부제 대신 독자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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