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일꿈]경매, 날카로운 검의 양날

지역내일 2007-12-26
경매, 날카로운 검의 양날
김관옥 (외환은행 여신정리부 차장)

은행을 포함한 금융기관에서는 대출채권의 안정적인 회수를 목적으로 부동산 등을 담보로 취득한다. 대부분 채무자들은 대출금을 만기내에 상환하지만 일부 채무자의 경우 대출금 상환이 여의치 못해서 금융기관 경매를 통해서 대출금을 회수하는 경우가 있다. 지난 4년간 대출금 회수를 목적으로 경매 업무를 진행하면서 온갖 경험을 하게 되었다.
경매는 검의 양날과 같다. 어떤 이는 시세보다 싸게 집을 마련할 수 있다고 해서 경매를 선호하지만 어떤 이 한테는 피눈물을 흘리게 하는 게 경매다.
한 순간에 보금자리가 없어지면서 가족들이 뿔뿔이 흩어지게 하는 것이 경매이고, 노후대책으로 유일하게 남은 집 한칸마저 사라져 버리게 하는 경매다. 임차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세입자도 있어 그 안타까움이 이루 말할 수 없다.
지난 1년간 부동산 가격은 정체 또는 하락하면서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대출을 받아 집을 마련한 사람 뿐 아니라 실수요자들한테 부동산 가격하락과 대출금리 인상의 이중고가 찾아온 것이다.
어제는 담보로 취득한 오피스텔을 경매 신청하려는데 차주의 부친께서 은행을 방문하여 면담을 요청했다. 근엄한 학자풍의 외모와는 어울리지 않게 연신 한숨을 내쉬는 모습이 영 개운치 않았다. 그는 교육자로서 딸 둘, 아들 하나를 남부럽지 않게 키워 나름대로 행복한 가정을 꾸려가고 있었다. 그러나 인근에 대형 쇼핑몰이 입점한다는 소문을 접하고 장성한 아들의 권유로 부친을 제외한 가족전체가 오피스텔을 분양받은 것이 화근이었다. 시세차익을 노리고 오피스텔을 매입했으나 지난 4년간 금융비용 부담에 허리가 휘다가 급기야 이자 상환능력조차 상실했고 그 아들은 현재 행방이 묘연하다. 불행은 아들로 그치지 않고 부친소유의 집마저도 담보로 제공되어 소중한 보금자리조차도 잃을 상황에 놓인 것이다. 집안사정을 털어놓으시면서 경매 진행에 대한 아쉬움을 털어놓으셨지만 은행사정을 듣고는 무거운 발걸음을 돌리셨다. 연금을 일시불로 받아서 당장 먹고 살길이 막막하다면서 돌아가셨는데 그 뒷모습이 계속 떠올라 업무가 손에 잡히지 않았다.
경매는 수많은 사연들로 많은 사람들에게 좌절도 주고 값비싼 교훈도 준다. 또 경매후에도 채무 전액이 상환되지 않은 경우 계속 추심이 진행되어 불안한 생활을 영위해야 한다. 지난 2년간 시장금리 연동 주택담보대출이 붐을 이뤘다. 대출받아서 집사는 것이 유행처럼 번져갔다. 그러나 시장금리의 기준이 되는 CD유통수익률이 2.5% 포인트 급상승 하면서 서민들의 이자비용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대출금이 2억일 경우 연간 이자가 약 5백만원 늘어난 셈이다.
대출금리 상승이 이자연체로 이어지면서 급기야 경매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다. 본인의 수입을 고려해서 적정한 수준에서 대출을 받았더라면 최악의 상황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처음엔 부동산 가격이 올라서 미소짓다가 이자부담 때문에 눈물 흘리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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