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보고 - 김철곤 동우산업 회장

지역내일 2008-02-01
‘오징어 내장 활용, 세계 사료업계 누빈다’
동남아 양식 새우사료시장 석권 …건강식품도 곧 출시


경북포항시에서 철강공단을 지나 구룡포읍에 도착하기 직전 국도 왼편의 좁은 2차선 도로를 따라 1km 정도 들어가면 동우산업이 자리잡고 있다. 이 곳이 동남아 양식 새우 사료시장의 절반이상을 공급하는 공장이다.
야트막한 산이 좌우로 에워싸고 있어 요새를 방불케 한다. 버려졌던 오징어의 내장을 활용해 양식 새우 사료를 만들어 세계시장으로 수출하고 나아가 기능성 건강식품을 만들어 중국시장을 넘보고 있는 알짜기업이 바로 동우산업이다.
지난 30일 약속보다 다소 늦게 도착해 직원의 안내로 사장실로 향했다.
김철곤(66) 동우산업 대표이사 회장은 소파에 앉아 돋보기 안경을 끼고 서류를 검토하고 있었다. 다소 무뚝뚝한 표정에 경계심마저 보였다. 자그마한 키에 다부진 인상이었다. 사장실 치고는 평범하고 썰렁했다. 김회장은 소파옆에 이동식 전열기를 쬐며 서류를 검토하고 있었다. 김회장은 곧장 사업이야기로 들어가자 분위기가 바뀌었다.
“고생많이 했습니다. 생산 연구 판매를 혼자 힘으로 다했죠. 연구하고 기계장비 구입하는데는 돈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연구개발에는 과감히 투자
김회장은 지난해 12월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1천만달러 수출탑을 받은 중견기업으로 회사를 키웠지만 이 공장에는 사람구경하기가 힘들다. 거의 모든 생산라인이 자동화돼 있다.
임직원은 모두 연구소 연구원을 포함 30여명정도다. 한번 입사한 직원은 거의 나가지 않는다고 한다.
김회장은 특별한 약속이 없으면 직원들과 함께 구내식당에서 식사를 해결한다.
“오FOT동안 동고동락하다보니 가족처럼 정이 들어 이직하는 직원이 거의 없었습니다. 식당 아줌마도 15년째 근무합니다. 그렇다 보니 생산성도 높아지는 것 같습니다”
김회장은 가끔 ‘부동산 투자나 할 것을 괜히 제조업에 뛰어들어 고생한다’는 생각을 하지만 본심을 그렇지 않다. 제조업에 매력과 보람을 느낀다.
김회장은 지난 90년대초 영일군 모 군수의 제안으로 오징어 내장을 활용한 사료 제조업에 뛰어들었다. 동해안에는 오징어가 많이 잡혀 어민들이 즐거운 비명을 지를 때였다. 그러나 행정당국은 또 다른 골칫거리를 안고 있었다. 오징어 내장을 처리하지 못해 연일 어민들이 군청마당에 몰려와 오징어 내장을 내려놓고 시위를 벌이는 통에 군청이 애를 먹고 있었다.
김회장은 군수와 식사자리에서 나온 오징어 내장활용 공장에 대한 계획을 짜고 실천에 옮겼다. 이 분야 선두주자인 일본으로 날아갔다. 일본 북해도 구시로지역 일대 공장을 찾아갔으나 공장내부는 보지도 못하고 발길을 돌렸다.
혼자 힘으로 연구에 들어갔다. ''일본도 하는데 왜 우리나라가 못하냐''는 오기로 덤볐다.
직원들과 밤샘을 하며 연구했고 대학교수들은 찾아다니며 자문하고 연구용역도 수십번 줬다.
◆오징어 내장 활용 사료개발 세계시장 석권
‘사료는 곧 음식’이라는 철학으로 노력한 결과 1993년 국내 최초로 순수오징어 내장 흡착사료(SLP)개발에 성공했다. 바다오염의 주범이었던 오징어 부산물을 활용해 사료로 개발한 쾌거였다. 그해 7월에는 해외수출길에도 올랐다.
김회장은 “동해주산물인 오징어의 부산물은 애물단지였는데 양식사료의 원료로 개발되면서 환경오염을 방지하고 수출로 외화를 벌어들이는 효자로 둔갑됐다”면서 “한때는 공짜로 부산물을 가져왔으나 여러 회사가 경쟁적으로 생기면서 비싼 돈을 주고 매입하고 있어 원가부담이 늘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동우산업은 2005년 10억원을 들여 자동화시설을 도입해 연간 3만톤을 생산하고 있다.
2006년에는 중국, 태국, 인도네시아 등 해외에 1천만달러를 수출했다. 특히 동남아 새우 양식사료시장의 50%을 점유하고 있다. 오퍼상도 거치지 않고 종합상사와 직거래를 하며 해외시장을 개척했다.
“기업이 생존하고 성공하려면 과감한 투자와 연구개발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고기를 잡으려면 미끼를 던지듯 당장 리스크가 뒤따르더라도 과감히 투자하고 연구해야 합니다”
박사 1명과 석사 2명을 보유한 연구소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김회장은 평소 검소하게 생활하지만 회사키우는 설비도입과 연구개발에는 과감히 투자한다.
1996년에는 오징어 내장에서 DHA(OMEGA-3)라는 기능성 건강식품개발에 성공했다.
당시 이 분야 대기업도 실패한 것을 중소기업이 성공해낸 쾌거였다.
개발비와 시설비 80억원을 쏟아 부은 결과 최초로 DHA 추출기술을 개발해낸 것이다.
동우산업은 ‘DHA EPA 플러스’라는 브랜드로 조만간 출시할 예정이다. 현재 중국정부의 주도로 동물임상실험을 완료하고 출시를 눈앞에 두고 있다. 앞으로 동우의 효자상품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김회장은 “오징어는 버릴 게 없는 귀한 어종”이라면서 연근해 바다을 오염시키는 주범인 오징어 내장에는 고단백질, 특수아미노산, 항암성분 등이 함유돼 있어 양식어류 사료와 기능성 건강식품까지 생산해 낸다”고 말했다.
김회장은 요즘 새로운 꿈에 도전한다. 회사를 상장해 평생 함께한 직원들에게 주식을 나눠주고 싶다고 한다. 또 지역사회발전을 위해서도 동분서주 하고 있다.
포항상공회의소 부회장, 한국무역협회 이사, 대구경북무역상사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는 김회장은 최근 포항 영일만 신항 개항을 앞두고 화물확보에 앞장서고 있다.
지역의 5천여개 무역회사를 상대로 포항신항화물 유치에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
포항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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