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신문은 ‘제2회 장보고대상’ 후보를 집중 조명한다.
내일신문이 주관하고 (재)해상왕장보고기념사업회가 주최하는 ‘제2회 장보고대상’ 최종 후보로 결정된 9명(기관·단체 포함)을 만나 바다에서 희망을 찾는 이야기를 들었다.
최종후보는 지난해 12월 21일 예비심사위원회에서 선정했다. 경상북도와 김용삼 월간조선 전략기획실장, 채길웅 고대항해탐험연구소장(해양문화) 안산시, 이판묵 해양연구원 해양탐사장비연구사업단장, 조명래 한국해양구조단 단장(해양과학) 김철곤 한국무역협회 이사, (주)영진공사, 조재우 소금박물관장(해양산업)이다.
김철곤 동우산업 회장 … 동남아 시장 석권
대기업도 포기한 DHA 건강식품 개발 성공
경북 포항시에서 철강공단을 지나 구룡포읍 인근에 동우산업이 자리잡고 있다. 동남아 양식 새우 사료시장의 절반 이상을 공급하는 공장이다.
야트막한 산이 좌우로 에워싸고 있어 요새를 방불케 한다. 버려졌던 오징어 내장을 활용해 양식 새우 사료를 만들어 세계시장으로 수출한다. 나아가 기능성 건강식품을 만들어 중국시장을 넘보고 있는 알짜기업이 바로 동우산업이다.
김철곤(66) 동우산업 대표이사 회장은 자그마한 키에 다부진 인상이다. 다소 무뚝뚝한 표정에 경계심마저 보였다. 그러나 사업이야기가 시작되자 분위기가 바뀌었다.
“고생 많이 했습니다. 생산 연구 판매를 혼자 힘으로 다했죠. 연구하고 기계·장비 구입하는데는 돈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연구개발에 과감한 투자
생산라인 대부분 자동화
동우산업은 지난해 12월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1000만 달러 수출탑을 받은 중견기업이지만 공장에서는 사람 구경하기가 힘들다. 거의 모든 생산라인이 자동화돼 있다.
임직원은 연구소 연구원을 포함해 모두 30여명 정도다. 한번 입사한 직원은 거의 나가지 않는다고 한다.
“오랫동안 동고동락하다보니 가족처럼 정이 들어 이직하는 직원이 거의 없었습니다. 식당 아줌마도 15년째 근무합니다. 그렇다 보니 생산성도 높아지는 것 같습니다”
그도 특별한 약속이 없으면 직원들과 함께 구내식당에서 식사를 해결한다.
가끔 ‘부동산 투자나 할 것을 괜히 제조업에 뛰어들어 고생한다’는 생각을 한다지만 본심은 또 다르다. 제조업에 매력과 보람을 느낀다.
김철곤 회장은 1990년대 초 당시 영일군수의 제안으로 오징어 내장을 활용한 사료 제조업에 뛰어들었다. 동해안에서 오징어가 많이 잡혀 어민들이 즐거운 비명을 지를 때였다. 그러나 행정 당국은 또 다른 골칫거리를 안고 있었다. 오징어 내장을 처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어민들이 연일 군청 마당에 몰려와 오징어 내장을 내려놓고 시위를 벌이는 통에 군청 직원들이 애를 먹고 있었다.
오징어 내장을 활용한 사업 아이디어는 식사자리에서 나온 얘기였다. 김 회장은 곧 공장에 대한 계획을 짜고 실천에 옮겼다. 이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일본으로 날아갔다. 홋카이도 구시로지역 일대 공장을 찾았지만 공장 내부는 보지도 못하고 발길을 돌렸다. 혼자 힘으로 연구에 들어갔다.
“일본도 하는데 왜 우리나라가 못하겠느냐는 오기로 덤볐습니다.”
직원들과 밤샘을 하며 연구했고 대학 교수들은 찾아다니며 자문을 받았다. 연구용역을 준 것만 수십번이다.
환경오염 주범, 사료 변신
‘애물단지’를 수출 효자로
‘사료는 곧 음식’이라는 철학으로 노력한 결과 1993년 국내 최초로 순수 오징어 내장 흡착사료(SLP)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바다를 오염시키는 주범, 오징어 부산물을 활용해 사료를 개발한 쾌거였다. 그해 7월에는 해외 수출길도 열었다.
김 회장은 “애물단지가 양식사료 원료가 되면서 환경오염을 방지하고 수출로 외화를 벌어들이는 효자로 둔갑했다”고 회상했다. 공짜로 부산물을 가져온 일도 한때에 그쳤다. 경쟁적으로 여러 회사가 생기면서 오징어 부산물도 비싼 돈을 주고 매입하게 됐다. 김 회장은 “원가부담이 늘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동우산업은 2005년 10억원을 들여 자동화 시설을 도입해 연간 3만톤을 생산하고 있다.
2006년에는 중국 태국 인도네시아 등에 1000만 달러 어치를 수출했다. 특히 동남아 새우 양식 사료시장의 50%을 점유하고 있다. 중개상도 거치지 않고 종합상사와 직거래를 하며 해외시장을 개척했다.
김 회장은 평소 검소하게 생활하지만 회사를 키우는 설비도입과 연구개발에는 과감히 투자한다. 동우산업은 박사 1명과 석사 2명을 보유한 연구소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기업이 생존하고 성공하려면 과감한 투자와 연구개발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고기를 잡으려면 미끼를 던져야 하듯이 당장 위험이 뒤따르더라도 과감히 투자하고 연구해야 합니다.”
1996년에는 오징어 내장에서 DHA(OMEGA-3)라는 기능성 건강식품 개발에 성공했다. 당시 대기업도 실패한 일이라 더 의미가 크다. 개발비와 시설비 80억원을 쏟아 부은 결과 최초로 DHA 추출 기술을 개발하는 쾌거를 이룩한 것이다.
동우산업은 조만간‘DHA EPA 플러스’라는 브랜드로 건강식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현재 중국 정부가 주도하는 동물임상실험을 마치고 상품 출시를 눈 앞에 두고 있다. 앞으로 동우산업은 물론 국가적으로도 또하나의 효자상품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은 “오징어는 버릴 게 없는 귀한 어종”이라고 단언한다. 연근해 바다를 오염시키는 주범이지만 그 내장에는 고단백질을 비롯해 특수 아미노산과 항암성분 등이 함유돼 있다.
김 회장은 요즘 새로운 꿈에 도전한다. 회사를 주식시장에 내놓고 평생 함께해온 직원들에게 주식을 나눠주고 싶다.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꿈은 개항을 앞둔 포항 영일만 신항에 화물을 확보하는 일이다. 그는 5000여개 지역 무역회사를 상대로 포항신항 화물 유치에 협조를 요청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김철곤 회장은 현재 한국무역협회 이사, 포항상공회의소 부회장, 대구경북무역상사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다.
동우산업은
친환경 기술혁신형 중소기업
동우산업은 1991년 창업된 회사로 오징어 내장 등 해양자원의 부산물을 활용한 제품을 개발해 해양오염을 방지하는 친환경기업이다.
양식어류 사료개발을 통해 세계시장을 석권하고 있으며 최근 기능성 건강식품개발에 성공해 중국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주요 생산품은 오징어 내장을 활용한 양식새우 사료와 기능성 건강식품인 DHA 제품이다.
어류 사료업계의 국내 1위이며 동남아에서도 50%이상 시장 점유율을 자랑한다.
19996년에는 국내 유수 대기업도 포기했던 기능성 DHA제품 개발에 성공, 업계의 주목을 끌기 시작했다.
1996년 경상북도 지정 세계일류중소기업, 기업은행 유망중소기업, 중소기업청 기술혁신형 중소기업 등 각종 타이틀을 거머쥐며 성장가능성과 투명 경영을 인정받았다.
자본금 9억원에 직원 33명의 작은 중소기업이지만 연구개발과 공장 자동화에 과감히 투자했다. 2004년 540만달러 수출, 2006년에는 1000만 달러를 달성했다.
지난해 11월에는 44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1000만 달러 수출탑과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중소기업에서는 보기 드물게 4억여원을 투자해 연구소도 운영하고 있다. 박사급 연구원 1명을 비롯 연구원 5명이 신기술과 신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포항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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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이 주관하고 (재)해상왕장보고기념사업회가 주최하는 ‘제2회 장보고대상’ 최종 후보로 결정된 9명(기관·단체 포함)을 만나 바다에서 희망을 찾는 이야기를 들었다.
최종후보는 지난해 12월 21일 예비심사위원회에서 선정했다. 경상북도와 김용삼 월간조선 전략기획실장, 채길웅 고대항해탐험연구소장(해양문화) 안산시, 이판묵 해양연구원 해양탐사장비연구사업단장, 조명래 한국해양구조단 단장(해양과학) 김철곤 한국무역협회 이사, (주)영진공사, 조재우 소금박물관장(해양산업)이다.
김철곤 동우산업 회장 … 동남아 시장 석권
대기업도 포기한 DHA 건강식품 개발 성공
경북 포항시에서 철강공단을 지나 구룡포읍 인근에 동우산업이 자리잡고 있다. 동남아 양식 새우 사료시장의 절반 이상을 공급하는 공장이다.
야트막한 산이 좌우로 에워싸고 있어 요새를 방불케 한다. 버려졌던 오징어 내장을 활용해 양식 새우 사료를 만들어 세계시장으로 수출한다. 나아가 기능성 건강식품을 만들어 중국시장을 넘보고 있는 알짜기업이 바로 동우산업이다.
김철곤(66) 동우산업 대표이사 회장은 자그마한 키에 다부진 인상이다. 다소 무뚝뚝한 표정에 경계심마저 보였다. 그러나 사업이야기가 시작되자 분위기가 바뀌었다.
“고생 많이 했습니다. 생산 연구 판매를 혼자 힘으로 다했죠. 연구하고 기계·장비 구입하는데는 돈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연구개발에 과감한 투자
생산라인 대부분 자동화
동우산업은 지난해 12월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1000만 달러 수출탑을 받은 중견기업이지만 공장에서는 사람 구경하기가 힘들다. 거의 모든 생산라인이 자동화돼 있다.
임직원은 연구소 연구원을 포함해 모두 30여명 정도다. 한번 입사한 직원은 거의 나가지 않는다고 한다.
“오랫동안 동고동락하다보니 가족처럼 정이 들어 이직하는 직원이 거의 없었습니다. 식당 아줌마도 15년째 근무합니다. 그렇다 보니 생산성도 높아지는 것 같습니다”
그도 특별한 약속이 없으면 직원들과 함께 구내식당에서 식사를 해결한다.
가끔 ‘부동산 투자나 할 것을 괜히 제조업에 뛰어들어 고생한다’는 생각을 한다지만 본심은 또 다르다. 제조업에 매력과 보람을 느낀다.
김철곤 회장은 1990년대 초 당시 영일군수의 제안으로 오징어 내장을 활용한 사료 제조업에 뛰어들었다. 동해안에서 오징어가 많이 잡혀 어민들이 즐거운 비명을 지를 때였다. 그러나 행정 당국은 또 다른 골칫거리를 안고 있었다. 오징어 내장을 처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어민들이 연일 군청 마당에 몰려와 오징어 내장을 내려놓고 시위를 벌이는 통에 군청 직원들이 애를 먹고 있었다.
오징어 내장을 활용한 사업 아이디어는 식사자리에서 나온 얘기였다. 김 회장은 곧 공장에 대한 계획을 짜고 실천에 옮겼다. 이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일본으로 날아갔다. 홋카이도 구시로지역 일대 공장을 찾았지만 공장 내부는 보지도 못하고 발길을 돌렸다. 혼자 힘으로 연구에 들어갔다.
“일본도 하는데 왜 우리나라가 못하겠느냐는 오기로 덤볐습니다.”
직원들과 밤샘을 하며 연구했고 대학 교수들은 찾아다니며 자문을 받았다. 연구용역을 준 것만 수십번이다.
환경오염 주범, 사료 변신
‘애물단지’를 수출 효자로
‘사료는 곧 음식’이라는 철학으로 노력한 결과 1993년 국내 최초로 순수 오징어 내장 흡착사료(SLP)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바다를 오염시키는 주범, 오징어 부산물을 활용해 사료를 개발한 쾌거였다. 그해 7월에는 해외 수출길도 열었다.
김 회장은 “애물단지가 양식사료 원료가 되면서 환경오염을 방지하고 수출로 외화를 벌어들이는 효자로 둔갑했다”고 회상했다. 공짜로 부산물을 가져온 일도 한때에 그쳤다. 경쟁적으로 여러 회사가 생기면서 오징어 부산물도 비싼 돈을 주고 매입하게 됐다. 김 회장은 “원가부담이 늘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동우산업은 2005년 10억원을 들여 자동화 시설을 도입해 연간 3만톤을 생산하고 있다.
2006년에는 중국 태국 인도네시아 등에 1000만 달러 어치를 수출했다. 특히 동남아 새우 양식 사료시장의 50%을 점유하고 있다. 중개상도 거치지 않고 종합상사와 직거래를 하며 해외시장을 개척했다.
김 회장은 평소 검소하게 생활하지만 회사를 키우는 설비도입과 연구개발에는 과감히 투자한다. 동우산업은 박사 1명과 석사 2명을 보유한 연구소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기업이 생존하고 성공하려면 과감한 투자와 연구개발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고기를 잡으려면 미끼를 던져야 하듯이 당장 위험이 뒤따르더라도 과감히 투자하고 연구해야 합니다.”
1996년에는 오징어 내장에서 DHA(OMEGA-3)라는 기능성 건강식품 개발에 성공했다. 당시 대기업도 실패한 일이라 더 의미가 크다. 개발비와 시설비 80억원을 쏟아 부은 결과 최초로 DHA 추출 기술을 개발하는 쾌거를 이룩한 것이다.
동우산업은 조만간‘DHA EPA 플러스’라는 브랜드로 건강식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현재 중국 정부가 주도하는 동물임상실험을 마치고 상품 출시를 눈 앞에 두고 있다. 앞으로 동우산업은 물론 국가적으로도 또하나의 효자상품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은 “오징어는 버릴 게 없는 귀한 어종”이라고 단언한다. 연근해 바다를 오염시키는 주범이지만 그 내장에는 고단백질을 비롯해 특수 아미노산과 항암성분 등이 함유돼 있다.
김 회장은 요즘 새로운 꿈에 도전한다. 회사를 주식시장에 내놓고 평생 함께해온 직원들에게 주식을 나눠주고 싶다.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꿈은 개항을 앞둔 포항 영일만 신항에 화물을 확보하는 일이다. 그는 5000여개 지역 무역회사를 상대로 포항신항 화물 유치에 협조를 요청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김철곤 회장은 현재 한국무역협회 이사, 포항상공회의소 부회장, 대구경북무역상사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다.
동우산업은
친환경 기술혁신형 중소기업
동우산업은 1991년 창업된 회사로 오징어 내장 등 해양자원의 부산물을 활용한 제품을 개발해 해양오염을 방지하는 친환경기업이다.
양식어류 사료개발을 통해 세계시장을 석권하고 있으며 최근 기능성 건강식품개발에 성공해 중국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주요 생산품은 오징어 내장을 활용한 양식새우 사료와 기능성 건강식품인 DHA 제품이다.
어류 사료업계의 국내 1위이며 동남아에서도 50%이상 시장 점유율을 자랑한다.
19996년에는 국내 유수 대기업도 포기했던 기능성 DHA제품 개발에 성공, 업계의 주목을 끌기 시작했다.
1996년 경상북도 지정 세계일류중소기업, 기업은행 유망중소기업, 중소기업청 기술혁신형 중소기업 등 각종 타이틀을 거머쥐며 성장가능성과 투명 경영을 인정받았다.
자본금 9억원에 직원 33명의 작은 중소기업이지만 연구개발과 공장 자동화에 과감히 투자했다. 2004년 540만달러 수출, 2006년에는 1000만 달러를 달성했다.
지난해 11월에는 44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1000만 달러 수출탑과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중소기업에서는 보기 드물게 4억여원을 투자해 연구소도 운영하고 있다. 박사급 연구원 1명을 비롯 연구원 5명이 신기술과 신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포항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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