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장현 칼럼

지역내일 2008-03-03
윤장현 칼럼

일방적 통합이 아닌 새로운 융합을

잔설이 남은 틈에서 피어난 노란 복수초꽃이 매화 꽃망울을 간지럽혀 봄날을 끌어내고 있다. 모든 것이 새롭게 시작되는 3월이다. 강부자 파동으로 시끄러웠던 내각 인선도 끝나서 이명박정부가 출범하는 올해는 여느 때와는 또 다른 봄을 맞고 있다.
엊그제 우리는 89회 3·1절을 맞았다. 미래를 향한 새로운 한일 관계의 정립이 제안되었지만 두 말 할 것 없이 우리 근현대사에서 기미년 3·1독립운동만큼 역사적 사건은 없을 것이다.
학창시절 처음 대했던 ‘오등은 자에 조선의 독립국임과 조선인의 자주민임을 선언하노라!’로 이어지는 기미독립선언문은 감동은 지금도 생생하다. 시험을 앞두고 헤매기도 했지만 ‘인류평등과 민족의 자존을 가치와 목표로 타의 파괴가 아닌 자기의 정결을 통하여 자신의 운명을 개척해가는 것을 소임으로 정의, 인도, 생존, 존영을 민족적 요구로 공약였음은 21세기에 들어선 오늘에도 우리 민족의 앞날을 제시하는 데 부족함이 없다.

다국적 자본과 문화의 두 수레바퀴
민족의 분단상황은 이후의 일이었으나 이는 민족의 존영에 절대가치로 응축되어 있음이다. 인류의 평등과 민족자존의 기본전제는 힘이고 국력일 것이다. 힘이 없으니 강탈당하고 자주가 없으니 종속만 있을 뿐이다.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가? 이는 상황인식의 자각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우리는 어디에 서 있는가?’ 늘 이 질문에 겸허하게 응답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러하니 국력은 국론통합, 국민통합으로부터 나온다. 결합이 아닌 통합은 다름을 인정하고 소수인 약자의 상황을 이해하고 이를 끝가지 팽개치지 않고 끌어안고 가려는 과정에서 힘이 나온다.
이렇게 진정한 국민통합을 이룩해야 하는 것이 바로 국가를 경영하는 분들의 몫이다. 일상의 삶 속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국민들에게 준비된 미래의 전망을 제시하여 그들이 희망을 꿈꾸며 국민통합에 참여케 해야 할 일이다.
새로운 시대의 미래를 그려가야 할 때 경계해야 할 일은 과거의 가치를 무조건 부정하는 일이다. 그 순간 바로 국민통합은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이런 국민통합의 토대 위에 세계사적 변화를 주도면밀하게 분석하고 대응할 때 민족의 자존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아직도 세계는 힘의 진공을 용납하지 않고 가진 힘만큼 챙기거나 빼앗기는 약육강식의 현실이다. 군사력의 바탕 위에 국제정치력, 경제력, 에너지, 식량, 그리고 다른 면에서 인권, 투명성, 기후 환경문제까지 힘의 논리 속에서 세계 질서는 재편을 거듭하고 있다.
그 속도와 은밀함은 과거 군사력만을 앞세웠을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여서 깨치지 못한 지도자를 둔 나라는 그대로 낙오되어 세계 지도에서 사라지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컴퓨터의 발달과 미디어의 융합으로 인해 다국적 자본과 다국적 문화라는 두 수레바퀴가 세계를 이미 광속의 네트워크로 묶어놓았다.
이런 세계화 속에서 이데올로기만을 전제로 한 거래담론은 실용적 대응에 주도권을 넘겨줄 수밖에 없게 되었다. 진보와 보수의 대립적 논리로 양극화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인가? 지구온난화나 환경의 문제, 식량위기, 에너지 고갈 등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인가?
우리 국민들이 힘들어하는 집값 문제, 사교육비 문제, 일자리 문제같은 것들을 소극적 의미로 해석하여 ‘민생’이라는 단어에 묶으려 하지만 사실은 인류의 삶, 인간의 삶의 문제라는 대승적 의미로 재해석해서 풀어가야 할 일이다.
과거에 익숙했던 거대담론에만 머물러 극단적 대립에 휩싸일 때가 아니다. 문제를 풀어가는 실천적 실용적 접근이 필요할 때이다. 실용이라는 화두도 새로운 정권만이 누려야 할 제한적 전유물이 되어서는 안된다. 또 다른 시각과 관점에서도 당연히 실용적 대안의 논의는 활성화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방적 통합이 아닌 새로운 융합이 필요하다. 이러한 융합은 어쩌면 우리 한반도에서 가능할 수 있다. 냉전의 대립적 체제가 해소되지 못한 땅이기에 이를 풀어가는 역사가 융합의 극치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식민, 탈식민, 근대화, 민주화 과정으로 숨가쁘게 달려온 한국이 선진화를 이룰 때 한반도에서 새로운 융합의 역사가 쓰여질 수 있을 것이다. 농경사회, 산업화, 정보화의 과정을 단숨에 달려와 새로운 미래산업의 기술로 강국을 이룰 때 이 또한 융합의 역사가 일어날 것이다.
인간심성의 보편적 정서를 문화를 통해 일구어 가고 있는 한류의 전개과정과 난타, 비보이같은 새로운 문화의 트랜드를 창출해 가고 있는 코리아는 이미 융합의 시대에 접어들어 있다. 기미독립선언에서 외쳤던 ‘인류평등’ ‘공존공용’의 시대를 열어갈 수 있는 역사의 응축과 내발적 역동성을 갖고 있는 것이다.
정권의 외침만을 쫓는 국민 통합이 아닌 우리 후손들의 미래를 열어갈 희망을 만들어 가려는 다짐을 통한 국민 통합이 필요하다. 힘은 통합에서 나온다. 그리고 그 힘은 인간의 존엄성, 민족의 자주, 인류공영에 함께할 때 융합을 통한 역사의 폭발력을 갖게 될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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