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지역은 원칙적으로 행정구역명만 표기
도시지역은 공공시설이나 상세 지명 표기
지난달 서울 은평구에 사는 박모(37)씨는 파주시 파주읍에 있는 친척집을 가다 낭패를 당했다. 국도1호선(통일로)을 따라 파주시청이 있는 금촌을 지나 문산까지 왔는데 도로표지판에 파주읍이 없어 문산읍 주변을 한 동안 헤맨 것이다. 주민들에게 몇 차례 물어본 후에야 겨우 파주읍에 도착했다. 교차로 앞 도로표지판에 파주읍이 아닌 ‘파주’ 표기로 해놨기 때문이다.
도로표지판의 안내지명 때문에 불편을 겪는 주민들과 운전자가 늘어나자 파주시가 지난해부터 도로표지판 정비작업을 시작했다. 그동안 국토해양부의 협조를 얻어 국도1호선과 국도37호선의 103개 표지판을 수정했다. 도로표지판의 파주 지명을 파주(금촌)로 바꾸고 파주나 법원으로 표기된 것을 파주읍과 법원읍으로 고쳤다.
그러나 운전자들의 혼란이 없어지지는 않았다. 금촌 지명이 파주와 혼동되고 파주시에 들어와서도 파주를 계속 표기하다보니 오히려 헷갈린다는 민원이 끊이지 않고 제기된 것이다.
금촌에 파주시청이 있고 중심지로 기능하고 있는 여건을 반영해 안내지명을 현지화해야 한다는 지역사회 여론도 비등해졌다.
지난 주말 파주시는 74개 도로표지판의 안내지명을 파주(금촌)에서 파주시청이나 금촌으로 바꾸는 모험을 감행했다. 도로관리청인 국토해양부가 도로표지규칙을 들어 국도의 안내지명을 따라야 한다며 반대할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국도1호선 안내지명은 진행방향에 따라 서울, 벽제, 파주, 문산, 임진각, 판문점을 표기하도록 되어 있다.
파주 유화선 시장은 “도로표지판의 불분명한 안내지명을 바로잡기 위해 국토해양부에 여러 차례 건의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운전자의 혼란과 교통사고 위험을 줄이기 위해 할 수 없이 시가 독자적으로 도로표지판을 정비했다”고 말했다.
도로표지판 하나 고치는 것이 이렇게까지 어려운 것은 현실을 반영하지 않은 법규 때문이다. 국토해양부령인 도로표지규칙은 방향 안내에 사용하는 지명으로 행정구역명과 공공시설명, 하천 호수 명승고적 등의 친숙한 지명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읍면 농촌지역은 원칙적으로 행정구역명만을 표기해야 한다. 통과 교통을 고려한 조치라고 하지만 파주 같이 인구가 30만명을 넘기면서 도시로 변모하는 지역에는 맞지 않는 규정이다.
반면 국도1호선이 통과하는 도시지역은 도로표지판 안내지명으로 인한 불협화음이 없다. 표지판에 대규모 시설이나 공공시설 등의 상세한 지명을 표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원에 국도 3개 노선이 지나지만 혼란을 주는 지명은 찾아보기 어렵다.
또 읍면 지역의 도로를 관리하는 기관이 국토해양부인 것도 요인이다. 도로법은 고속국도가 아닌 일반국도는 특별시, 광역시, 시가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파주 같이 도농복합시의 경우에는 동 지역은 시가 맡고 읍면 지역은 의정부국도유지관리사무소가 담당한다. 파주시 국도1호선, 37호선 가운데 시가 직접 관리하고 있는 곳은 국도1호선 금촌동 구간 2㎞가 전부다.
유 시장은 “도로관리도 인력과 예산을 이양한다는 전제하에 지자체로 이관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강조했다.
국토해양부는 상반기 안에 개선방안을 찾겠지만 도로표지판의 연계성을 감안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도로관리팀 김중식 사무관은 “파주를 고치면 연계된 모든 곳을 수정해야 하기 때문에 쉽게 결정할 일은 아니다”며 “특히 도로표지판 하나에 통과 교통과 접근 교통 모두를 담아낼 수 없는 여건에서는 국도 특성인 통과 교통에 맞춰 지명 표기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선상원 기자 w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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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지역은 공공시설이나 상세 지명 표기
지난달 서울 은평구에 사는 박모(37)씨는 파주시 파주읍에 있는 친척집을 가다 낭패를 당했다. 국도1호선(통일로)을 따라 파주시청이 있는 금촌을 지나 문산까지 왔는데 도로표지판에 파주읍이 없어 문산읍 주변을 한 동안 헤맨 것이다. 주민들에게 몇 차례 물어본 후에야 겨우 파주읍에 도착했다. 교차로 앞 도로표지판에 파주읍이 아닌 ‘파주’ 표기로 해놨기 때문이다.
도로표지판의 안내지명 때문에 불편을 겪는 주민들과 운전자가 늘어나자 파주시가 지난해부터 도로표지판 정비작업을 시작했다. 그동안 국토해양부의 협조를 얻어 국도1호선과 국도37호선의 103개 표지판을 수정했다. 도로표지판의 파주 지명을 파주(금촌)로 바꾸고 파주나 법원으로 표기된 것을 파주읍과 법원읍으로 고쳤다.
그러나 운전자들의 혼란이 없어지지는 않았다. 금촌 지명이 파주와 혼동되고 파주시에 들어와서도 파주를 계속 표기하다보니 오히려 헷갈린다는 민원이 끊이지 않고 제기된 것이다.
금촌에 파주시청이 있고 중심지로 기능하고 있는 여건을 반영해 안내지명을 현지화해야 한다는 지역사회 여론도 비등해졌다.
지난 주말 파주시는 74개 도로표지판의 안내지명을 파주(금촌)에서 파주시청이나 금촌으로 바꾸는 모험을 감행했다. 도로관리청인 국토해양부가 도로표지규칙을 들어 국도의 안내지명을 따라야 한다며 반대할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국도1호선 안내지명은 진행방향에 따라 서울, 벽제, 파주, 문산, 임진각, 판문점을 표기하도록 되어 있다.
파주 유화선 시장은 “도로표지판의 불분명한 안내지명을 바로잡기 위해 국토해양부에 여러 차례 건의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운전자의 혼란과 교통사고 위험을 줄이기 위해 할 수 없이 시가 독자적으로 도로표지판을 정비했다”고 말했다.
도로표지판 하나 고치는 것이 이렇게까지 어려운 것은 현실을 반영하지 않은 법규 때문이다. 국토해양부령인 도로표지규칙은 방향 안내에 사용하는 지명으로 행정구역명과 공공시설명, 하천 호수 명승고적 등의 친숙한 지명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읍면 농촌지역은 원칙적으로 행정구역명만을 표기해야 한다. 통과 교통을 고려한 조치라고 하지만 파주 같이 인구가 30만명을 넘기면서 도시로 변모하는 지역에는 맞지 않는 규정이다.
반면 국도1호선이 통과하는 도시지역은 도로표지판 안내지명으로 인한 불협화음이 없다. 표지판에 대규모 시설이나 공공시설 등의 상세한 지명을 표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원에 국도 3개 노선이 지나지만 혼란을 주는 지명은 찾아보기 어렵다.
또 읍면 지역의 도로를 관리하는 기관이 국토해양부인 것도 요인이다. 도로법은 고속국도가 아닌 일반국도는 특별시, 광역시, 시가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파주 같이 도농복합시의 경우에는 동 지역은 시가 맡고 읍면 지역은 의정부국도유지관리사무소가 담당한다. 파주시 국도1호선, 37호선 가운데 시가 직접 관리하고 있는 곳은 국도1호선 금촌동 구간 2㎞가 전부다.
유 시장은 “도로관리도 인력과 예산을 이양한다는 전제하에 지자체로 이관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강조했다.
국토해양부는 상반기 안에 개선방안을 찾겠지만 도로표지판의 연계성을 감안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도로관리팀 김중식 사무관은 “파주를 고치면 연계된 모든 곳을 수정해야 하기 때문에 쉽게 결정할 일은 아니다”며 “특히 도로표지판 하나에 통과 교통과 접근 교통 모두를 담아낼 수 없는 여건에서는 국도 특성인 통과 교통에 맞춰 지명 표기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선상원 기자 w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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