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가능성, 중장기 하향 안정 전망
건전 경제성장 위한 원화가치 하락 불가피
원·달러 환율이 연일 급등하면서 미 달러당 1000원 시대가 다시 올 지 주목된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환율이 대내외 악재의 영향으로 980원대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지만 경제 펀더멘털에 문제가 없는 한 1000원대 복귀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엔·달러의 움직임에 따라 변동성이 심한 원·엔 환율의 경우 일시적으로 100엔당 1000원선까지 오를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 엔화 대출자들에게 경고등이 켜졌다.
◆원·달러 환율 한때 980원대 = 1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한 때 980.60원까지 급등한 뒤 전날보다 달러당 4.70원 상승한 97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8거래일간 33.50원 급등하면서 2006년 4월 일 이후 23개월만에 970원대로 상승했다.
오후 3시 현재 원·엔 환율은 전날보다 100엔당 5.50원 급등한 951.40원을 기록하고 있다. 2005년 3월30일 954.40원 이후 3년만에 최고 수준이다.
최근 환율 상승은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로 촉발된 세계적 신용경색에 따른 달러화 매집세의 영향으로 분석되고 있다. 신용경색 여파로 외화자금 조달 시장에 수급 불균형이 발생한 점도 원·달러 환율에 심리적 불안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수급 면에서는 외국인이 주식배당금과 주식매도분을 대거 역송금하고 있는 점과 경상수지가 악화되고 있는 점도 환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10일 기획재정부는 경제운용방향에서 원유값 급등을 이유로 올해 경상수지 적자폭을 70억달러로 늘려 잡았다. 한국은행이 당초 예상했던 경상수지 적자폭 30억달러를 훨씬 상회하는 수치다. 원유값 상승세가 계속된다면 경상수지 적자폭은 추가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네자리는 어려울 듯 =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환율이 상승세를 굳힌 만큼 980원선 안착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했다.
작년 59억달러 흑자를 기록한 경상수지가 올해 약 70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달러화 수요가 지속적인 우위를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환율 정책에 대해 매파로 인식되는 강만수 기획재정부장관과 최중경 차관이 외환당국의 수장으로 버티고 있는 점도 달러화 매도세를 위축시킬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그러나 북핵 위협 등 지정학적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는 환율이 1000원선으로 급등하지는 않을 것으로 지적했다.
외환은행 강지영 연구원은 “미국발 신용경색 우려로 수급 균형이 무너지면서 최근 환율이 단기 급등하면서 일시적으로는 1000원대가 가능할 수도 있다”며 “하지만 경제 펀더멘털이 심각하게 훼손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네자리를 언급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반면 재정환율인 원·엔 환율은 100엔당 1000원선으로 급등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원·달러 환율이 보합권을 유지하더라도 엔·달러 환율이 100엔 아래로 급락할 경우 원·엔은 자동 상승하기 때문이다. 11일 오후 3시 원·엔 환율은 100엔당 951.40원을 기록하면서 2005년 3월 30일 954.40원 이후 3년여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달 26일 877.90원에 비해 80원 가량 급등한 원·엔 환율이 추가 상승할 경우 엔화대출을 빌린 중소기업들의 상환 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환율상승 호재일까 독일까 = 최근 원화값 급락(환율 상승)이 지난 수년간 ‘적정 환율’을 크게 밑돌면서 나타난 반작용이라는 시각이 있다. 건전한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 원화가치 하락은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실제로 원화가치 하락은 수출 부문에서는 커다란 ‘호재’다. 무역 업종마다 차이는 있지만 환율이 달러당 1000원 선을 넘어선다면 수출기업 채산성과 가격경쟁력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출보험공사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중소기업 수출경쟁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수출 중소기업의 손익분기점 환율수준은 달러당 936원, 적정이익을 확보하기 위한 환율수준은 달러당 982원이었다.
그러나 물가 압력과 기업 채산성 등을 고려하면 지나친 원화가치 하락은 한국 경제에 ‘독’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무리한 환율 상승(원화가치 하락)은 물가 불안과 함께 외국인들의 원화자산 청산 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원화가치를 달러당 950원 안팎에서 유지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주장이다.
김선일 기자 si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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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전 경제성장 위한 원화가치 하락 불가피
원·달러 환율이 연일 급등하면서 미 달러당 1000원 시대가 다시 올 지 주목된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환율이 대내외 악재의 영향으로 980원대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지만 경제 펀더멘털에 문제가 없는 한 1000원대 복귀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엔·달러의 움직임에 따라 변동성이 심한 원·엔 환율의 경우 일시적으로 100엔당 1000원선까지 오를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 엔화 대출자들에게 경고등이 켜졌다.
◆원·달러 환율 한때 980원대 = 1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한 때 980.60원까지 급등한 뒤 전날보다 달러당 4.70원 상승한 97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8거래일간 33.50원 급등하면서 2006년 4월 일 이후 23개월만에 970원대로 상승했다.
오후 3시 현재 원·엔 환율은 전날보다 100엔당 5.50원 급등한 951.40원을 기록하고 있다. 2005년 3월30일 954.40원 이후 3년만에 최고 수준이다.
최근 환율 상승은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로 촉발된 세계적 신용경색에 따른 달러화 매집세의 영향으로 분석되고 있다. 신용경색 여파로 외화자금 조달 시장에 수급 불균형이 발생한 점도 원·달러 환율에 심리적 불안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수급 면에서는 외국인이 주식배당금과 주식매도분을 대거 역송금하고 있는 점과 경상수지가 악화되고 있는 점도 환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10일 기획재정부는 경제운용방향에서 원유값 급등을 이유로 올해 경상수지 적자폭을 70억달러로 늘려 잡았다. 한국은행이 당초 예상했던 경상수지 적자폭 30억달러를 훨씬 상회하는 수치다. 원유값 상승세가 계속된다면 경상수지 적자폭은 추가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네자리는 어려울 듯 =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환율이 상승세를 굳힌 만큼 980원선 안착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했다.
작년 59억달러 흑자를 기록한 경상수지가 올해 약 70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달러화 수요가 지속적인 우위를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환율 정책에 대해 매파로 인식되는 강만수 기획재정부장관과 최중경 차관이 외환당국의 수장으로 버티고 있는 점도 달러화 매도세를 위축시킬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그러나 북핵 위협 등 지정학적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는 환율이 1000원선으로 급등하지는 않을 것으로 지적했다.
외환은행 강지영 연구원은 “미국발 신용경색 우려로 수급 균형이 무너지면서 최근 환율이 단기 급등하면서 일시적으로는 1000원대가 가능할 수도 있다”며 “하지만 경제 펀더멘털이 심각하게 훼손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네자리를 언급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반면 재정환율인 원·엔 환율은 100엔당 1000원선으로 급등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원·달러 환율이 보합권을 유지하더라도 엔·달러 환율이 100엔 아래로 급락할 경우 원·엔은 자동 상승하기 때문이다. 11일 오후 3시 원·엔 환율은 100엔당 951.40원을 기록하면서 2005년 3월 30일 954.40원 이후 3년여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달 26일 877.90원에 비해 80원 가량 급등한 원·엔 환율이 추가 상승할 경우 엔화대출을 빌린 중소기업들의 상환 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환율상승 호재일까 독일까 = 최근 원화값 급락(환율 상승)이 지난 수년간 ‘적정 환율’을 크게 밑돌면서 나타난 반작용이라는 시각이 있다. 건전한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 원화가치 하락은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실제로 원화가치 하락은 수출 부문에서는 커다란 ‘호재’다. 무역 업종마다 차이는 있지만 환율이 달러당 1000원 선을 넘어선다면 수출기업 채산성과 가격경쟁력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출보험공사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중소기업 수출경쟁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수출 중소기업의 손익분기점 환율수준은 달러당 936원, 적정이익을 확보하기 위한 환율수준은 달러당 982원이었다.
그러나 물가 압력과 기업 채산성 등을 고려하면 지나친 원화가치 하락은 한국 경제에 ‘독’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무리한 환율 상승(원화가치 하락)은 물가 불안과 함께 외국인들의 원화자산 청산 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원화가치를 달러당 950원 안팎에서 유지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주장이다.
김선일 기자 si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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