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서 아줌마로 살아가기(밥일꿈)

지역내일 2008-03-13

언제까지 ‘일’과 ‘육아’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까?

김은영
부산대학교 대학원 신문방송학과


올해 나의 나이 31세. 이제 곧 돌이 가까운 딸을 둔 대한민국의 아줌마다.
5년 가까운 회사생활을 접고 임신과 출산으로 전업주부의 길을 택했지만 이대로 머물러 있기엔 아쉬움이 남았다. 그래서 택한 것이 대학원 진학. 일주일에 두세 번 수업만 듣고 온다고 친정엄마를 설득했다.
다시 돌아간 학교에서 교정의 낭만을 만끽할 새도 잠시. 수업 준비에 논문 준비에 눈 코 뜰 새 없이 바삐 지난 한해를 보냈다. 새벽에 보채는 아이를 등에 업고 못 다한 숙제를 앞에 두고 펑펑 울었던 기억도 여러 번.
남들 두세 배로 힘들게 공부를 해내면서 뿌듯해야 하는데 나의 마음은 무겁다.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 때문이다. “대학원을 졸업하고, 대한민국에서 과연 아줌마로서 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우리나라 엄마채용 장려금 현주소는?

지난해 뉴스를 보다가 반가운 소식을 접했다. 기업에서 엄마를 채용하면 국가에서 지원을 해주겠다는 소식이었다.
지난해 책정된 엄마채용 장려금은 무려 75억 원, 하지만 집행된 액수는 4천5백만 원, 25건에 불과했다. 이렇게 좋은 아이디어가 사장될 위기에 놓인 이유는 까다로운 선정기준 때문이다. 장려금을 지원받기 위해서는 엄마채용을 지원하되 회사를 그만둔 지 5년 이내여야 하고, 구직노력을 3개월 이상해야 하며, 정규직 채용이어야 한다는 까다로운 조건이 있다.
이러한 상황이니 실질적으로 지원대상자 폭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여기에 저렴한 가격에 아이를 마음 놓고 맡길 시설도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니, 둘째를 갖게 되면 엄마들은 차라리 집에 있는 것이 낫다는 판단을 하게 된다.

기업과 국가가 함께 아이를 키우는 스웨덴

대학 때 같은 과였던 친구 중 하나가 스웨덴 스톡홀름 대학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그 친구와 가끔 메신저로 대화를 하다보면 부럽기 그지없다. 두 살 배기 아들이 있는 그녀의 입장은 나와 참 다르기 때문이다.
스웨덴의 여성 취업률은 80%를 웃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산율이 높을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유아휴직제도, 탁아소, 자녀 수당 등의 육아복지제도가 잘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돌이 지난 아이들은 대부분 탁아소에 맡겨지고, 탁아소의 75%는 지방정부에서 운영한다. 한 달 평균 10여 만원의 저렴한 보육료와 정부의 체계적인 관리 덕분에 부모들은 맘 놓고 일터로 향할 수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스웨덴의 엄마들은 우리나라처럼 ‘일’이냐 ‘육아’냐를 두고 갈등하지 않아도 된다.
나는 오늘도 나의 엄마에게 육아의 짐을 반 이상 넘기고 무거운 마음으로 학교로 향한다.
내 딸이 엄마가 되는 대한민국의 미래에는 일과 육아 사이에서 갈등하는 나 같은 여인들이 없길 바란다. 대한민국의 내일에는, 우리 딸들에게 ‘친정엄마’가 아닌 ‘우리사회’가 든든한 지원자가 돼 주었으면 하고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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