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금 일부 확인, 기대 이하 … 핵심 수사대상 소환에 관심
내달 9일 1차 수사기한 종료를 맞는 삼성 특별검사팀이 수사의 급피치를 올리고 있다. 지난 10일 출범 이후 고위 임직원 30여명과 관련자 등 70여명을 소환조사하고 삼성그룹 본사와 계열사, 전산센터 등 핵심부에 대한 압수수색도 여러 차례 벌였다.
하지만 활약에 비해 눈에 띄는 성과는 미미하는 분석이다. 특검팀은 김용철 변호사의 폭로대로 삼성 임직원들 명의의 광범위한 차명계좌를 밝혔지만 비자금 일부를 확인하는데 그치고 있다. 차명계좌 주인의 한결같은 부인도 특검 수사의 장애물이 되고 있다.
◆비자금 확인에 ‘사활’ = 특검팀은 차명의심 계좌를 확인하기 위해 금융감독원에 수사협조를 요청하는 등 차명계좌 확인에 주력하고 있다. 삼성 전·현직 임원과 관계자 등 1800여명의 차명의심 계좌 3800여개를 추적 중인 특검은 지난주 금감원에 ‘삼성증권에 차명계좌가 개설된 의심이 드는 등 경영 실태에 문제가 있다’는 취지의 공문을 보내 협조를 요청했다. 금감원은 특검팀의 요청을 받은 뒤 자체 판단을 거쳐 삼성증권 조사에 착수키로 했다.
특검팀은 그동안 계좌 명의자 소환조사와 금융계좌 압수수색을 통한 입출금 흐름 및 자금출처 확인 등의 수사에 주력해 왔다. 지난 10일 본격 수사에 들어간 이후 이학수 삼성그룹 전략기획실 부회장을 비롯, 30여명의 전·현직 고위 임원들을 참고인 또는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조사했다(표 참조). 특검팀은 26일에도 차명의심 계좌의 명의자 가운데 한명인 강호문 삼성전기 사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시켜 조사했으며, 오후에는 삼성화재 직원 2명을 불러 조사했다.
아울러 특검팀은 비자금으로 미술품을 구매한 의혹과 관련해 이 회장의 부인 홍라희씨를 출국금지 조치했다. 홍씨를 비롯한 ‘삼성가’ 관계자들도 조만간 소환조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료 확보·분석에도 매진 = 특검팀은 이와 함께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 등의 거주지 및 과거 주소지 관할 관청인 서울 용산구청 등에서 가족관계등록부와 주민등록 등·초본 등 신분 관계서류를 넘겨받아 분석중이다.
특검팀은 이를 토대로 각 관련자들의 금융계좌 입출금 내역, 부동산 현황, 납세 실적 등을 세밀히 파악해 재산의 조성 경위와 친인척·지인 간 ‘재산 이전’ 흔적, 탈세 여부 등을 살피고 있다. 특검팀은 또 이재용 전무의 주식 매각 차익 의혹과 관련, 금감원과 공정위로부터 자료를 각각 넘겨받아 분석하고 있다.
특검팀 관계자는 “수사상 여러 가지 필요한 자료를 다방면으로 수집해 분석중”이라고 말했다.
◆특검 “삼성측 수사 비협조”= 특검팀의 광범위한 수사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특별한 성과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 임·직원들의 비협조가 발목을 잡는 형국이다. 윤정석 특검보는 26일 “조사를 받으러 온 삼성측 관계자들이 차명계좌에 대해 ‘내 계좌가 맞다’고 사리에 맞지 않는 얘기를 하고 있다”며 ‘지록위마’라는 고사성어를 꺼냈다. 이는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우긴다’는 뜻으로, 차명계좌에 들어있는 돈이 비자금일 가능성이 농후한데도 특검에 출석한 삼성 관계자들이 의혹을 부인하며 억지주장을 펴고 있는 상황을 빗댄 것으로 분석됐다.
윤 특검보는 “금(金)이라는 한자에 대해서도 우리가 보기에는 분명히 금(gold)을 뜻하는 경우인데 조사받는 사람들은 자꾸 ‘쇠 금’이라고 주장한다”며 삼성측의 비협조적 태도를 지적하기도 했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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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9일 1차 수사기한 종료를 맞는 삼성 특별검사팀이 수사의 급피치를 올리고 있다. 지난 10일 출범 이후 고위 임직원 30여명과 관련자 등 70여명을 소환조사하고 삼성그룹 본사와 계열사, 전산센터 등 핵심부에 대한 압수수색도 여러 차례 벌였다.
하지만 활약에 비해 눈에 띄는 성과는 미미하는 분석이다. 특검팀은 김용철 변호사의 폭로대로 삼성 임직원들 명의의 광범위한 차명계좌를 밝혔지만 비자금 일부를 확인하는데 그치고 있다. 차명계좌 주인의 한결같은 부인도 특검 수사의 장애물이 되고 있다.
◆비자금 확인에 ‘사활’ = 특검팀은 차명의심 계좌를 확인하기 위해 금융감독원에 수사협조를 요청하는 등 차명계좌 확인에 주력하고 있다. 삼성 전·현직 임원과 관계자 등 1800여명의 차명의심 계좌 3800여개를 추적 중인 특검은 지난주 금감원에 ‘삼성증권에 차명계좌가 개설된 의심이 드는 등 경영 실태에 문제가 있다’는 취지의 공문을 보내 협조를 요청했다. 금감원은 특검팀의 요청을 받은 뒤 자체 판단을 거쳐 삼성증권 조사에 착수키로 했다.
특검팀은 그동안 계좌 명의자 소환조사와 금융계좌 압수수색을 통한 입출금 흐름 및 자금출처 확인 등의 수사에 주력해 왔다. 지난 10일 본격 수사에 들어간 이후 이학수 삼성그룹 전략기획실 부회장을 비롯, 30여명의 전·현직 고위 임원들을 참고인 또는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조사했다(표 참조). 특검팀은 26일에도 차명의심 계좌의 명의자 가운데 한명인 강호문 삼성전기 사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시켜 조사했으며, 오후에는 삼성화재 직원 2명을 불러 조사했다.
아울러 특검팀은 비자금으로 미술품을 구매한 의혹과 관련해 이 회장의 부인 홍라희씨를 출국금지 조치했다. 홍씨를 비롯한 ‘삼성가’ 관계자들도 조만간 소환조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료 확보·분석에도 매진 = 특검팀은 이와 함께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 등의 거주지 및 과거 주소지 관할 관청인 서울 용산구청 등에서 가족관계등록부와 주민등록 등·초본 등 신분 관계서류를 넘겨받아 분석중이다.
특검팀은 이를 토대로 각 관련자들의 금융계좌 입출금 내역, 부동산 현황, 납세 실적 등을 세밀히 파악해 재산의 조성 경위와 친인척·지인 간 ‘재산 이전’ 흔적, 탈세 여부 등을 살피고 있다. 특검팀은 또 이재용 전무의 주식 매각 차익 의혹과 관련, 금감원과 공정위로부터 자료를 각각 넘겨받아 분석하고 있다.
특검팀 관계자는 “수사상 여러 가지 필요한 자료를 다방면으로 수집해 분석중”이라고 말했다.
◆특검 “삼성측 수사 비협조”= 특검팀의 광범위한 수사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특별한 성과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 임·직원들의 비협조가 발목을 잡는 형국이다. 윤정석 특검보는 26일 “조사를 받으러 온 삼성측 관계자들이 차명계좌에 대해 ‘내 계좌가 맞다’고 사리에 맞지 않는 얘기를 하고 있다”며 ‘지록위마’라는 고사성어를 꺼냈다. 이는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우긴다’는 뜻으로, 차명계좌에 들어있는 돈이 비자금일 가능성이 농후한데도 특검에 출석한 삼성 관계자들이 의혹을 부인하며 억지주장을 펴고 있는 상황을 빗댄 것으로 분석됐다.
윤 특검보는 “금(金)이라는 한자에 대해서도 우리가 보기에는 분명히 금(gold)을 뜻하는 경우인데 조사받는 사람들은 자꾸 ‘쇠 금’이라고 주장한다”며 삼성측의 비협조적 태도를 지적하기도 했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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