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클럽 방불케하는 관심, 인물 구도에 초점
개발·교육 등 구체적 민원 쏟아져
후보님, 싸인해주세요.”
4·9총선 서울 동작을 지역구에서는 유세현장의 진풍경이 자주 벌어진다. 여야를 막론하고 두 후보들에 대한 대중의 열광적 호응이다. 이곳에서는 통합민주당과 한나라당의 ‘스타정치인’ 으로 꼽히는 정동영, 정몽준 후보가 격돌하고 있다. 두 후보 모두 높은 인지도와 대중적 흡입력을 갖고 있는 반면 지역구에서는 다소 늦게 활동을 시작했다. 지역 활동은 이미 시작했지만 지역선거 사무소 개소식은 20일 오후 각각 사당동에서 열린다.
바닥민심에서는 두가지 뚜렷한 특징이 나타났다. 정당 구도보다 인물 대결에 초점이 맞춰있고, 자신의 삶과 연관된 실리적 측면에 관심이 많다는 점이다.
◆“거물급 일단 환영” =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정당보다는 후보 개인에 대한 평가가 먼저 나왔다. 정당구도나 정책 대결보다는 ‘인물 이미지의 차이’가 확실하게 부각돼 있었다. 정동영-정몽준 후보가 거물급 정치인이고, 정치적 고향인 전주와 울산을 각각 떠나 그동안 연고가 없는 지역구에 왔다는 특징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유권자의 평가는 대부분 이미지의 연속 선상에 있었다. 19일 유세현장 반응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정동영 후보가 방문한 신남성초등학교(사당동) 학부모들의 반응이다. 이들은 정 후보를 반갑게 맞으며 “교육문제 좀 해결해주세요”라고 부탁했다. 30~40대 학부모들은 정 후보를 아직 대선 후보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했다. 30대 한 학부모는 “이명박 정부가 너무 앞서가고 있는데 정동영 후보가 이를 저지해달라”며 “대선에서 졌지만 이번에는 이겨야 한다”고 말했다. 유권자가 보는 장단점도 대선과 연관돼 있었다.
“서민정치인” “호남출신인데도 대선 패배 책임지고 우리동네 온 사람” “자영업자 마음을 헤아렸던 사람”등이다. 우려와 조언도 비슷한 선상이다. 사당동과 흑석동 자영업자들의 발언이다.
“BBK 사건때 너무 비판적으로 나오더라” (65세 자영업자 이모씨) “이번에는 상대방을 너무 몰아세우지 말고 서민들 감싸는 정책을 먼저 내세워야 한다” (45세 자영업자 강모씨) 등이다.
정몽준 후보는 조금 다른 평가가 나왔다. 정치경력보다는 경제인, 울산 지역에 오래 거주했다는 특징이 먼저 언급됐다.
정 후보가 같은날 방문한 중앙대학교 서울 캠퍼스(흑석동) 학생들의 발언이다.
“정몽준씨가 5선이나 돼요? 나는 잘 몰랐어요. 울산에 있다가 우리 동네로 나온점을 보면서 신선하다고 생각했어요.”
휴대전화로 정 후보의 사진을 찍거나 악수를 먼저 청한 학생들은 “축구협회랑 현대랑..그런거 잘한분인걸로 알고 있어요. 그런 사람이 국회의원하면 경제도 잘 될 것 같아요. 그런데 정몽준씨가 한나라당 맞지요?”라고 물었다. 이들은 정 후보를 이명박 정부-한나라당-정몽준으로 인식하기보다는 현대중공업 경영인-축구협회-정몽준으로 설명했다.
흑성동과 사당동 유권자는 정 후보의 강점을 “점잖다” “경제인인데도 사람이 진중해 보인다”라는 말로 표현했다. 반면 단점으로는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니 지역 공약이 부족하다” “지역을 잘 모르는 것 같아 더 공부를 해야 한다”는 답변이 많았다.
한편 유권자들은 여야의 ‘안정론’ ‘견제론’에 대해서는 “그런거는 아직 깊이 생각 못해봤다”거나 “이명박 대통령 된지 얼마 안됐으니 더 보겠다”는 응답이 많았다.
◆기대심리 아래에 깔린 ‘민원’ = 유세현장에서 박수가 쏟아지는 데에는 바닥의 실리적 기대심리도 깔려 있었다. 동작을은 주변 지역에 비해 낙후됐다는 인식이 강한 곳으로 사당동과 흑석동, 동작동과 상도동 일부가 포함된다. 유권자와 10분 이상 대화를 나눠보면 “거물급들이 우리 동네에 왔으니 누가 당선돼도 동네에 도움이 돼야 한다”는 말로 이어졌다. 자신의 삶에 대한 실리적 셈법이 표심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중앙대학교 학생 임승훈(정외·01학번)씨의 말이다. “정몽준 후보는 차기 대권 주자이고 한나라당에 들어간지 얼마 안돼 사실상 실세가 됐어요. 게다가 현대 중공업 시가총액이 엄청나요. 그런 분이 우리 지역구에 당선되면 지역구나 학생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꺼예요.”
동작동에 15년째 거주한다는 한 주민의 발언도 실생활과 연관돼 있다.
“내가 대선때는 이명박 대통령 찍었어. 그런데 요즘 정동영 후보가 라디오에 나와서 사당동과 동작동 재개발 얘기하더라고. 10년동안 너무 고생했어. 여당이고 야당이고 우리 이제 잘살게 해줄 사람 뽑아야돼.”
이런 가운데 최근 두 후보측에는 교통·취업·개발 등 실질적 민원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 후보들의 연설과 언론 인터뷰에서도 부동산 동향에 대한 부분이 강조되고 있다. 중앙정치인과 지역구 국회의원으로서의 역할 분담, 이미지 전략, 실질적 정책 등이 맞물려 이들의 당락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한편 현재 동작을 지역에서는 “후보가 동네 사람과 악수 한번 할때마다 한표가 좌우된다” 는 말이 나오고 있다. 그만큼 스타정치인의 영향력이 크고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동작을에서 정치적 생명이 좌우될 정동영, 정몽준 후보.
총선까지 이들에게 남은 시간은 20일이다.
전예현 기자 newslov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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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교육 등 구체적 민원 쏟아져
후보님, 싸인해주세요.”
4·9총선 서울 동작을 지역구에서는 유세현장의 진풍경이 자주 벌어진다. 여야를 막론하고 두 후보들에 대한 대중의 열광적 호응이다. 이곳에서는 통합민주당과 한나라당의 ‘스타정치인’ 으로 꼽히는 정동영, 정몽준 후보가 격돌하고 있다. 두 후보 모두 높은 인지도와 대중적 흡입력을 갖고 있는 반면 지역구에서는 다소 늦게 활동을 시작했다. 지역 활동은 이미 시작했지만 지역선거 사무소 개소식은 20일 오후 각각 사당동에서 열린다.
바닥민심에서는 두가지 뚜렷한 특징이 나타났다. 정당 구도보다 인물 대결에 초점이 맞춰있고, 자신의 삶과 연관된 실리적 측면에 관심이 많다는 점이다.
◆“거물급 일단 환영” =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정당보다는 후보 개인에 대한 평가가 먼저 나왔다. 정당구도나 정책 대결보다는 ‘인물 이미지의 차이’가 확실하게 부각돼 있었다. 정동영-정몽준 후보가 거물급 정치인이고, 정치적 고향인 전주와 울산을 각각 떠나 그동안 연고가 없는 지역구에 왔다는 특징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유권자의 평가는 대부분 이미지의 연속 선상에 있었다. 19일 유세현장 반응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정동영 후보가 방문한 신남성초등학교(사당동) 학부모들의 반응이다. 이들은 정 후보를 반갑게 맞으며 “교육문제 좀 해결해주세요”라고 부탁했다. 30~40대 학부모들은 정 후보를 아직 대선 후보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했다. 30대 한 학부모는 “이명박 정부가 너무 앞서가고 있는데 정동영 후보가 이를 저지해달라”며 “대선에서 졌지만 이번에는 이겨야 한다”고 말했다. 유권자가 보는 장단점도 대선과 연관돼 있었다.
“서민정치인” “호남출신인데도 대선 패배 책임지고 우리동네 온 사람” “자영업자 마음을 헤아렸던 사람”등이다. 우려와 조언도 비슷한 선상이다. 사당동과 흑석동 자영업자들의 발언이다.
“BBK 사건때 너무 비판적으로 나오더라” (65세 자영업자 이모씨) “이번에는 상대방을 너무 몰아세우지 말고 서민들 감싸는 정책을 먼저 내세워야 한다” (45세 자영업자 강모씨) 등이다.
정몽준 후보는 조금 다른 평가가 나왔다. 정치경력보다는 경제인, 울산 지역에 오래 거주했다는 특징이 먼저 언급됐다.
정 후보가 같은날 방문한 중앙대학교 서울 캠퍼스(흑석동) 학생들의 발언이다.
“정몽준씨가 5선이나 돼요? 나는 잘 몰랐어요. 울산에 있다가 우리 동네로 나온점을 보면서 신선하다고 생각했어요.”
휴대전화로 정 후보의 사진을 찍거나 악수를 먼저 청한 학생들은 “축구협회랑 현대랑..그런거 잘한분인걸로 알고 있어요. 그런 사람이 국회의원하면 경제도 잘 될 것 같아요. 그런데 정몽준씨가 한나라당 맞지요?”라고 물었다. 이들은 정 후보를 이명박 정부-한나라당-정몽준으로 인식하기보다는 현대중공업 경영인-축구협회-정몽준으로 설명했다.
흑성동과 사당동 유권자는 정 후보의 강점을 “점잖다” “경제인인데도 사람이 진중해 보인다”라는 말로 표현했다. 반면 단점으로는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니 지역 공약이 부족하다” “지역을 잘 모르는 것 같아 더 공부를 해야 한다”는 답변이 많았다.
한편 유권자들은 여야의 ‘안정론’ ‘견제론’에 대해서는 “그런거는 아직 깊이 생각 못해봤다”거나 “이명박 대통령 된지 얼마 안됐으니 더 보겠다”는 응답이 많았다.
◆기대심리 아래에 깔린 ‘민원’ = 유세현장에서 박수가 쏟아지는 데에는 바닥의 실리적 기대심리도 깔려 있었다. 동작을은 주변 지역에 비해 낙후됐다는 인식이 강한 곳으로 사당동과 흑석동, 동작동과 상도동 일부가 포함된다. 유권자와 10분 이상 대화를 나눠보면 “거물급들이 우리 동네에 왔으니 누가 당선돼도 동네에 도움이 돼야 한다”는 말로 이어졌다. 자신의 삶에 대한 실리적 셈법이 표심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중앙대학교 학생 임승훈(정외·01학번)씨의 말이다. “정몽준 후보는 차기 대권 주자이고 한나라당에 들어간지 얼마 안돼 사실상 실세가 됐어요. 게다가 현대 중공업 시가총액이 엄청나요. 그런 분이 우리 지역구에 당선되면 지역구나 학생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꺼예요.”
동작동에 15년째 거주한다는 한 주민의 발언도 실생활과 연관돼 있다.
“내가 대선때는 이명박 대통령 찍었어. 그런데 요즘 정동영 후보가 라디오에 나와서 사당동과 동작동 재개발 얘기하더라고. 10년동안 너무 고생했어. 여당이고 야당이고 우리 이제 잘살게 해줄 사람 뽑아야돼.”
이런 가운데 최근 두 후보측에는 교통·취업·개발 등 실질적 민원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 후보들의 연설과 언론 인터뷰에서도 부동산 동향에 대한 부분이 강조되고 있다. 중앙정치인과 지역구 국회의원으로서의 역할 분담, 이미지 전략, 실질적 정책 등이 맞물려 이들의 당락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한편 현재 동작을 지역에서는 “후보가 동네 사람과 악수 한번 할때마다 한표가 좌우된다” 는 말이 나오고 있다. 그만큼 스타정치인의 영향력이 크고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동작을에서 정치적 생명이 좌우될 정동영, 정몽준 후보.
총선까지 이들에게 남은 시간은 20일이다.
전예현 기자 newslov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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