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 : 이번주 한국은행 금통위 주목
금융연구원 ''인하'', 현대경제연구원 ''동결''
한은, 경기 보다 물가안정에 무게 실려
7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 시장이 주목하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과 곡물 등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물가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고 한편으로 경기 침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시기에 정책금리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금융 및 경제전문 연구기관들도 금리인하와 동결 사이에 논란을 빚고 있는 가운데 한은이 물가안정에 더 무게를 두고 금리동결을 결정할 지, 경기침체 우려에 대한 선제 대응으로 금리를 인하할 지 관심을 끈다.
특히 이달 금통위부터는 정책금리 운용목표가 콜금리(무담보 익일물 기준) 대신 7일물 환매조건부채권(RP) 금리를 토대로 한 ‘한은 기준금리’로 변경돼 발표된다. 기준금리는 지난달 발표됐던 연 5.00%이다.
◆금융연구원, 금리인하 주장 = 한국은행이 물가보다는 경기에 초점을 두고 향후 금리를 인하하는 방향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신용상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2일 ‘최근 저상장·고물가 압력 하에서의 통화정책방향’ 보고서에서 “세계 경기둔화와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인해 우리 경제가 ‘저성장, 고물가’의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신 연구위원은 “경기회복과 물가안정이란 상반된 정책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는 없다”며 “현 상황에서 통화정책은 금리를 인하하는 방향으로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같은 주장의 근거로 한은이 물가안정을 위해 특별히 긴축기조를 유지하지 않더라도 이미 긴축상황은 전개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즉 수출 수요 감소와 교역조건 악화로 인해 총 수요가 위축되고 있는 데다 경상수지 적자폭 확대 및 외국자본의 해외이탈로 인해 국내로 유입되는 해외부문의 본원통화가 크게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 연구위원은 "오히려 해외부문의 긴축 상황을 보완하고 과도하게 위축될 수도 있는 내수부문을 진작시키려면 선제적인 금리 인하를 고려해 볼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내외 금리차가 벌어지면 금융시장의 불확실성도 커진다는 점을 근거로 꼽았다.
◆현대경제연구원, 금리동결 주장 = 최근 국내 물가 급등은 대부분 해외요인이면서 비용인상 요인의 영향을 받고 있는 만큼 정부는 중립적 금리 정책을 통해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을 차단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일 ‘최근 물가급등의 주요요인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서 지난해 3분기 이전 2%대 초반에 불과하던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4분기 3%대를 넘어선 이후 올해 1월에 전년동월대비 3.9%에 이르고 있다면서 특히 서민 체감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 상승률은 지난해 3분기까지 3%이하에 머물렀지만 올해 1월 5.1%로 급등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국내 물가 급등의 주된 원인은 국제 원자재가 급등, 중국의 인플레로 인한 수출물가 상승, 원화 약세 등 해외요인으로 수요측이나 임금부문의 물가상승 압력 등 국내 요인은 미미했다고 연구원은 분석했다.
연구원은 최근 국내 물가 급등이 이같이 해외요인과 비용인상 요인의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는 만큼, 국내 요인이나 수요 요인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억제에 효과가 있는 금리인상을 하기 보다는 중립적 금리정책을 통해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을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리인하 보다는 동결에 더 무게를 두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한은, 경기보다 물가에 관심 = 시중에서 연구기관 사이의 논란이 있는 가운데 한은은 경기보다 물가에 더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사태로 인한 미국을 비롯한 세계 경기 둔화 가능성을 한국도 비켜갈 수 없다는 인식이 높지만 ‘물가’가 더 문제라는 것이다.
시장참가자들 사이에는 2월 13일 열린 금통위 직후 이성태 한은 총재가 “경기의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성장률의 둔화 가능성에 대해 언급한 점을 중시, 기준금리의 인하가 임박했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달 26일 공개된 1월 금통위 의사록에서는 한은 집행부가 “올해는 경기 하향위험보다 물가 상승의 위험이 조금 더 큰 것으로 예상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2월 금통위 의사록은 아직 공개되지 않고 있으나 1월에 비해 물가상승 압력은 더 강화되는 양상이다.
실제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3.6%를 나타낸 데 이어 올해 1월은 3.9%로 뛰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나드는 상황에서 조만간 발표되는 2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4% 선을 돌파할 가능성도 있다.
물가 문제만 생각하면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낮춰야 할 이유를 찾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따라서 3월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동결한 후 향후 경기 추이를 좀 더 관망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선일 기자 si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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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연구원 ''인하'', 현대경제연구원 ''동결''
한은, 경기 보다 물가안정에 무게 실려
7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 시장이 주목하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과 곡물 등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물가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고 한편으로 경기 침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시기에 정책금리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금융 및 경제전문 연구기관들도 금리인하와 동결 사이에 논란을 빚고 있는 가운데 한은이 물가안정에 더 무게를 두고 금리동결을 결정할 지, 경기침체 우려에 대한 선제 대응으로 금리를 인하할 지 관심을 끈다.
특히 이달 금통위부터는 정책금리 운용목표가 콜금리(무담보 익일물 기준) 대신 7일물 환매조건부채권(RP) 금리를 토대로 한 ‘한은 기준금리’로 변경돼 발표된다. 기준금리는 지난달 발표됐던 연 5.00%이다.
◆금융연구원, 금리인하 주장 = 한국은행이 물가보다는 경기에 초점을 두고 향후 금리를 인하하는 방향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신용상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2일 ‘최근 저상장·고물가 압력 하에서의 통화정책방향’ 보고서에서 “세계 경기둔화와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인해 우리 경제가 ‘저성장, 고물가’의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신 연구위원은 “경기회복과 물가안정이란 상반된 정책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는 없다”며 “현 상황에서 통화정책은 금리를 인하하는 방향으로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같은 주장의 근거로 한은이 물가안정을 위해 특별히 긴축기조를 유지하지 않더라도 이미 긴축상황은 전개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즉 수출 수요 감소와 교역조건 악화로 인해 총 수요가 위축되고 있는 데다 경상수지 적자폭 확대 및 외국자본의 해외이탈로 인해 국내로 유입되는 해외부문의 본원통화가 크게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 연구위원은 "오히려 해외부문의 긴축 상황을 보완하고 과도하게 위축될 수도 있는 내수부문을 진작시키려면 선제적인 금리 인하를 고려해 볼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내외 금리차가 벌어지면 금융시장의 불확실성도 커진다는 점을 근거로 꼽았다.
◆현대경제연구원, 금리동결 주장 = 최근 국내 물가 급등은 대부분 해외요인이면서 비용인상 요인의 영향을 받고 있는 만큼 정부는 중립적 금리 정책을 통해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을 차단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일 ‘최근 물가급등의 주요요인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서 지난해 3분기 이전 2%대 초반에 불과하던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4분기 3%대를 넘어선 이후 올해 1월에 전년동월대비 3.9%에 이르고 있다면서 특히 서민 체감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 상승률은 지난해 3분기까지 3%이하에 머물렀지만 올해 1월 5.1%로 급등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국내 물가 급등의 주된 원인은 국제 원자재가 급등, 중국의 인플레로 인한 수출물가 상승, 원화 약세 등 해외요인으로 수요측이나 임금부문의 물가상승 압력 등 국내 요인은 미미했다고 연구원은 분석했다.
연구원은 최근 국내 물가 급등이 이같이 해외요인과 비용인상 요인의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는 만큼, 국내 요인이나 수요 요인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억제에 효과가 있는 금리인상을 하기 보다는 중립적 금리정책을 통해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을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리인하 보다는 동결에 더 무게를 두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한은, 경기보다 물가에 관심 = 시중에서 연구기관 사이의 논란이 있는 가운데 한은은 경기보다 물가에 더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사태로 인한 미국을 비롯한 세계 경기 둔화 가능성을 한국도 비켜갈 수 없다는 인식이 높지만 ‘물가’가 더 문제라는 것이다.
시장참가자들 사이에는 2월 13일 열린 금통위 직후 이성태 한은 총재가 “경기의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성장률의 둔화 가능성에 대해 언급한 점을 중시, 기준금리의 인하가 임박했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달 26일 공개된 1월 금통위 의사록에서는 한은 집행부가 “올해는 경기 하향위험보다 물가 상승의 위험이 조금 더 큰 것으로 예상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2월 금통위 의사록은 아직 공개되지 않고 있으나 1월에 비해 물가상승 압력은 더 강화되는 양상이다.
실제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3.6%를 나타낸 데 이어 올해 1월은 3.9%로 뛰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나드는 상황에서 조만간 발표되는 2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4% 선을 돌파할 가능성도 있다.
물가 문제만 생각하면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낮춰야 할 이유를 찾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따라서 3월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동결한 후 향후 경기 추이를 좀 더 관망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선일 기자 si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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