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 보험업계가 `강북파''와 `강남파''로 양분되고 있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업계는 전통적으로 서울 도심과 여의도를 주 무대로삼아왔다. 그러나 강남이 신흥 중심지로 떠오르자 강남으로 둥지를 옮기는 회사가 속속 나오고 있다.
그러나 도심의 상징성을 버리지 않겠다는 강북파가 아직은 우세하다.
◇ 이어지는 `강남 러시'' = 영국계 생명보험사인 PCA생명이 최근 본사를 강남구역삼동으로 옮겼다. 서울역 앞 남대문 시티타워에 입주해 있다가 21층짜리 건물을 통째로 장기 임대해 이사했다.
사세가 확장하면서 직원이 늘자 더 넓은 공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마침 건물주가 임대료 인상을 요구하면서 임대료가 강남과 비슷한 수준이 됐다. 강남 고객이 더 많은 점도 이전의 배경이 됐다.
PCA생명 관계자는 "공간이 부족해 빈 사무실을 찾다가 마침 한 건물을 통째로 빌려 쓰면서 회사 이름까지 쓸 수 있는 신축 건물이 강남에 있어 이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건물에는 `PCA라이프타워''란 이름이 붙여졌다.
똑같이 시티타워에 입주해있던 그린화재도 6월 말께 역삼동의 15층짜리 건물로 옮긴다. 사옥 마련이 숙원이었던 데다 현재 사무실의 임대료가 오를 것으로 보이자 760억원짜리 건물을 사버렸다.
그린화재 관계자는 "강남이 상업.문화 중심지로 부상하는 추세"라며 "장기적으로 부동산의 자산 가치까지 감안해 강남으로 옮기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보험사 가운데 강남 본사 시대를 처음 연 곳은 미국계인 뉴욕생명이다. 90년 7월 고합-뉴욕생명이란 합작 회사로 한국에 상륙하면서 강남에 본사를 열었다.
현재는 PCA생명을 빼고도 뉴욕생명, 푸르덴셜생명, 메트라이프생명, 동부생명 등의 생명보험사와 동부화재, LIG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다음다이렉트 자동차보험 등 손해보험사가 강남에 본사를 두고 있다.
LIG손보의 관계자는 "강남에는 신규 법인이 많이 생기고 있어 법인 영업에 유리하고 부동산으로서의 투자 가치도 있어 이전했다"고 말했다.
한 외국계 보험사 관계자는 "외국계 보험사들이 강남에 많은 데는 외국인 최고경영자들이 강남의 지형이나 도시 인프라를 선호하는 취향도 얼마쯤 반영돼 있다"고말했다.
◇ 그래도 대세는 `강북'' = 그럼에도 대세는 강북 도심이다. `중심''이라는 상징성.정통성에다 금융계의 보수성도 한몫 거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은 강남에 사옥이 있는데도 옮기지 않는 유형이다.
삼성은 서초동에 삼성물산.전자.생명 소유의 건물 3개 동이 들어선 세칭 `삼성타운''을 조성했다. 물산과 전자는 본사가 옮겨가지만 생명은 태평로에 남는다.
강남 삼성생명 건물에는 자산관리 상담소인 `FP(Financial Planning)센터''와 강남 영업지점만 두고 나머지는 모두 임대를 줄 방침이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금융은 여전히 강북과 여의도가 중심"이라며 "앞으로도 강남으로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금 더 재미있는 설명도 있다. 삼성생명을 포함한 태평로 삼성 본사 일대가 `터가 좋은 곳''이어서 버리지 못한다는 설이다. 이 자리는 구한말 조폐 기관인 `전환국''이 있던 곳으로 선대 이병철 회장이 자리를 잡았다는 것이다.교보생명도 강남 교보타워가 있지만 지역본부와 고객 서비스 센터, 교보문고 강남점만 있을 뿐 임대를 주고 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광화문 본사는 서울의 `얼굴''인 세종로에 위치한 데다 주소가 `종로1가 1번지''여서 상징성이 있다"며 "강남 사옥으로 이전하지 않을 것"이라고말했다.
여의도 63빌딩이 사옥인 대한생명이나 삼성화재, 현대해상화재 등도 강남 이전을 계획하고 있지 않다.
나머지 생.손보사 중에도 강남 이전 얘기가 나오는 곳은 없다.
sisyphe@yna.co.kr(끝)
<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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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업계는 전통적으로 서울 도심과 여의도를 주 무대로삼아왔다. 그러나 강남이 신흥 중심지로 떠오르자 강남으로 둥지를 옮기는 회사가 속속 나오고 있다.
그러나 도심의 상징성을 버리지 않겠다는 강북파가 아직은 우세하다.
◇ 이어지는 `강남 러시'' = 영국계 생명보험사인 PCA생명이 최근 본사를 강남구역삼동으로 옮겼다. 서울역 앞 남대문 시티타워에 입주해 있다가 21층짜리 건물을 통째로 장기 임대해 이사했다.
사세가 확장하면서 직원이 늘자 더 넓은 공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마침 건물주가 임대료 인상을 요구하면서 임대료가 강남과 비슷한 수준이 됐다. 강남 고객이 더 많은 점도 이전의 배경이 됐다.
PCA생명 관계자는 "공간이 부족해 빈 사무실을 찾다가 마침 한 건물을 통째로 빌려 쓰면서 회사 이름까지 쓸 수 있는 신축 건물이 강남에 있어 이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건물에는 `PCA라이프타워''란 이름이 붙여졌다.
똑같이 시티타워에 입주해있던 그린화재도 6월 말께 역삼동의 15층짜리 건물로 옮긴다. 사옥 마련이 숙원이었던 데다 현재 사무실의 임대료가 오를 것으로 보이자 760억원짜리 건물을 사버렸다.
그린화재 관계자는 "강남이 상업.문화 중심지로 부상하는 추세"라며 "장기적으로 부동산의 자산 가치까지 감안해 강남으로 옮기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보험사 가운데 강남 본사 시대를 처음 연 곳은 미국계인 뉴욕생명이다. 90년 7월 고합-뉴욕생명이란 합작 회사로 한국에 상륙하면서 강남에 본사를 열었다.
현재는 PCA생명을 빼고도 뉴욕생명, 푸르덴셜생명, 메트라이프생명, 동부생명 등의 생명보험사와 동부화재, LIG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다음다이렉트 자동차보험 등 손해보험사가 강남에 본사를 두고 있다.
LIG손보의 관계자는 "강남에는 신규 법인이 많이 생기고 있어 법인 영업에 유리하고 부동산으로서의 투자 가치도 있어 이전했다"고 말했다.
한 외국계 보험사 관계자는 "외국계 보험사들이 강남에 많은 데는 외국인 최고경영자들이 강남의 지형이나 도시 인프라를 선호하는 취향도 얼마쯤 반영돼 있다"고말했다.
◇ 그래도 대세는 `강북'' = 그럼에도 대세는 강북 도심이다. `중심''이라는 상징성.정통성에다 금융계의 보수성도 한몫 거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은 강남에 사옥이 있는데도 옮기지 않는 유형이다.
삼성은 서초동에 삼성물산.전자.생명 소유의 건물 3개 동이 들어선 세칭 `삼성타운''을 조성했다. 물산과 전자는 본사가 옮겨가지만 생명은 태평로에 남는다.
강남 삼성생명 건물에는 자산관리 상담소인 `FP(Financial Planning)센터''와 강남 영업지점만 두고 나머지는 모두 임대를 줄 방침이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금융은 여전히 강북과 여의도가 중심"이라며 "앞으로도 강남으로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금 더 재미있는 설명도 있다. 삼성생명을 포함한 태평로 삼성 본사 일대가 `터가 좋은 곳''이어서 버리지 못한다는 설이다. 이 자리는 구한말 조폐 기관인 `전환국''이 있던 곳으로 선대 이병철 회장이 자리를 잡았다는 것이다.교보생명도 강남 교보타워가 있지만 지역본부와 고객 서비스 센터, 교보문고 강남점만 있을 뿐 임대를 주고 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광화문 본사는 서울의 `얼굴''인 세종로에 위치한 데다 주소가 `종로1가 1번지''여서 상징성이 있다"며 "강남 사옥으로 이전하지 않을 것"이라고말했다.
여의도 63빌딩이 사옥인 대한생명이나 삼성화재, 현대해상화재 등도 강남 이전을 계획하고 있지 않다.
나머지 생.손보사 중에도 강남 이전 얘기가 나오는 곳은 없다.
sisyphe@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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