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물갈이공천 ‘역풍’ 가능성

현역 39% 탈락 성과 … 계파 세력확장 급급 ‘무원칙 공천’ 비판

지역내일 2008-03-17
경선불복·철새 공천
당내개혁세력은 탈락
심사잣대는 제멋대로
현역대체제 함량미달
당지도부는 나몰라라

한나라당 공천심사위가 16일 전국 245개 전 지역구에 대한 공천작업을 마쳤다. 안강민 공심위원장은 “국민공천 공정공천 실적공천을 했다”고 자평했다. 현역의원 39%를 탈락시킨 쓰나미공천에 대한 여론의 1차평가는 호의적이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물갈이공천에 대한 역풍 가능성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당내 유력계파들이 물갈이를 핑계삼아 자기사람 심기에 급급하면서 ‘무원칙 공천’이 자행됐고 현역보다 함량이 떨어지는 후보군이 대거 진입했다는 우려다.

◆비판 쏟아지는 공천심사 = 한나라당은 ‘영원한 텃밭’인 영남권에서만 현역의원 25명을 날렸다. 강남벨트에서도 6명 가운데 3명을 탈락시켰다. 기득권에 안주한다는 비판을 받았던 영남권과 강남벨트에 대한 솎아내기는 유권자에게 통쾌함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물갈이공천에 대한 비판이 다각도로 제기되고있다. 우선 문제전력자가 걸러지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인명진 윤리위원장은 △경선불복 뒤 탈당했던 전력자 △당적을 수시로 옮겼던 철새 △금고형이상 실형을 받은 전력자 등 12명에 대해 공천취소를 요청했다. 문제전력자가 공천받는 와중에 당내 개혁파들은 줄줄이 탈락했다. 수요모임을 꾸려 당내개혁을 주도했던 이성권 이재웅 정문헌 의원 등 소장파들이 공천을 받지못했다.
심사잣대가 객관적 기준없이 제멋대로였다는 비판도 쏟아진다. 공심위는 객관적 기준을 갖고 심사했다지만, 탈락 당사자들은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우위인 현역이 무더기로 탈락했다”고 반발하고있다. 실제 김무성 의원이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공천내정자 21명은 현역에 비해 절대열세였다. 이명박계인 이성권 의원(부산진을)은 “이종혁 내정자는 신한국당을 탈당해 한나라당을 사라질 정당으로 규정한 전력이 있는데다 이번 여론조사 모든 항목에서 최하위를 기록했다”며 반발했다.
현역을 대체한 인사들이 함량미달이라는 비판도 거세다. 물갈이에는 성공했지만 신선한 물이 아니라 오폐수로 교체했다는 비아냥이다. 이명박계인 남경필 의원은 “도대체 (물갈이한) 저 사람이 뭐가 나은지 알 수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비판했다. 수도권과 영남권 상당수 지역이 거론된다.
전략공천이란 거창한 이름을 내걸고 영입한 새 얼굴에 대한 평가도 마찬가지다. 공심위가 전략공천한 고승덕(서초을) 홍정욱(노원병) 박영아(송파갑) 유일호(송파을) 등에 대해선 “감흥이 없다”는 반응이 많다.
지도부의 솔선수범도 경쟁자인 민주당에 비해 부족하다는 관전평이다. 민주당은 손학규 대표와 정동영 전 대선후보 등이 수도권에 출마해 바람몰이에 나섰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정몽준 의원을 억지춘향격으로 서울에 출마시켰을 뿐 강재섭 대표 등은 안방인 영남권에서 요지부동이다. 이 대통령 친형인 이상득 국회부의장은 공천장을 손에 쥔 채 침묵만 지키고 있고 공천에서 탈락한 박희태 의원은 비례대표 배려가 거론된다.

◆물갈이공천은 명분으로 전락 = 한나라당의 쓰나미공천이 박수보다 비판의 도마 위에 자주 오르는데는 쓰나미공천이 당내 계파들의 세력확장 도구로 악용됐다는 분석이 나오기 때문이다. 김무성 의원은 “청와대 기획, 이재오 감독, 이방호 주연의 삼류드라마”라고 이번 공천을 폄하했다. 당내에서도 범 이명박계 소계파들이 당권과 대권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해 자기사람 심기에 경쟁적으로 나서면서 무리수를 뒀다는 분석을 내놓고있다. 현역을 객관적 기준없이 밀어내고 경선불복자나 철새 등 문제전력자나 현역에 비해 경쟁력없는 대체제를 무차별 공천했다는 지적이다. 물갈이는 그럴듯한 명분으로만 전락했다는 비판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당직자는 “겉으로는 물갈이공천이 최대성과지만 결과적으론 당내 유력계파들이 현역을 밀어낸 자리에 함량미달의 자기사람을 심는데만 치중했던 공천이었다”며 “유권자들이 이를 모를 것이라고 판단한다면 오판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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