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행복하세요”,“얘들아, 행복해”하며 한무리의 아이들이 교실밖을 빠져나간 후, 아이들의 과제물을 점검하고 있는 김은연(영남초등 교사·25)교사는 교직생활을 시작한지 겨우 1년째 접어드는 신참으로 요즘 부쩍 힘든 때다. 그래서 인사도 “행복하자”고 한단다.
대구교육대학교를 졸업하고 안동 월곡초등학교에 근무하다 올해 영남초등으로 인사발령을
받았다. 첫 부임을 받은 월곡초등은 녹전면에 위치한 작은 학교. 시골학교라 자질구레한 행
정업무까지 담당해야 했던 작년보다 요즘이 더 힘들단다. 작년까지 한반에 10명 내외의 아
이들을 보살피다가 40명이 넘는 아이들과 입씨름을 해야하다보니, 후두염에 걸리기도 했다.
안기동에 위치한 영남초등 주위로 학교앞을 가로막고 있는 아파트와 그 옆에 새로 산을 깎
아 새로 아파트를 짓고 있어 공사장 소음이 교실로까지 들려 수업에 집중이 안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아이들도 한 사람의 인격체이고, 선생님과 제자 사이 이전에 인간과 인간대 만남이다 보니
아이들이 하는 한마디에 쉽게 상처를 받기도 한다.
5학년 3반 담임을 맡고 있는 은연씨는 “수업진행하는 일보다 학급회의를 진행하거나 생활
지도를 하는 일이 더 어렵다”고 말한다. 급훈이 ‘서로를 위하는 어린이’인 것처럼 아이
들을 민주시민으로 키우는 초석이 초등학교 교육과정에 있듯 아이들의 내면을 관찰하고 잼
재력을 살피는 일에 더 열심이고 싶단다.
툭하면 다른 아이와 치고받고 싸움을 하는 아이에겐 방과후에 가방을 짊어지고 교실 밖을
나가는 아이가 며칠 전에 싸운 친구와 오늘 학원에서 대면을 해야한다며 선생님께 털어놓는
다. “○○야, 누가 시비거는 일 있더라도 속으로 삭일 줄 알아야지”라며 타이른다. 교실밖
에 내걸려 있는 아이들이 직접 그린 만화를 가리키며 “얘는 만화를 재밌게 그려요”라며
어리지만 구성력이 대단하다고 자랑스레 말한다. 교과서외의 상식을 넓혀주기 위해 ‘씨줄
엮기’라는 낱말맞추기를 하는데, 매번 빙고를 하는 아이가 이번에 상품으로 받은 고무도장
을 자신의 다이어리에 찍어달라기도 하는 개구쟁이 선생님이기도 하다.
얼마전 아이들과 들꽃기행을 가서, “선생님, 이꽃 이름은 뭐에요?”라며 물어오는 질문에
대답을 못해 아쉬웠다는 은연씨는, 기회가 되면 아이들과 함께 지역에 있는 문화재도 둘러
보며 아이들이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교육을 해보고 싶다.
이향미 리포터 icebahpool@orgio.net
대구교육대학교를 졸업하고 안동 월곡초등학교에 근무하다 올해 영남초등으로 인사발령을
받았다. 첫 부임을 받은 월곡초등은 녹전면에 위치한 작은 학교. 시골학교라 자질구레한 행
정업무까지 담당해야 했던 작년보다 요즘이 더 힘들단다. 작년까지 한반에 10명 내외의 아
이들을 보살피다가 40명이 넘는 아이들과 입씨름을 해야하다보니, 후두염에 걸리기도 했다.
안기동에 위치한 영남초등 주위로 학교앞을 가로막고 있는 아파트와 그 옆에 새로 산을 깎
아 새로 아파트를 짓고 있어 공사장 소음이 교실로까지 들려 수업에 집중이 안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아이들도 한 사람의 인격체이고, 선생님과 제자 사이 이전에 인간과 인간대 만남이다 보니
아이들이 하는 한마디에 쉽게 상처를 받기도 한다.
5학년 3반 담임을 맡고 있는 은연씨는 “수업진행하는 일보다 학급회의를 진행하거나 생활
지도를 하는 일이 더 어렵다”고 말한다. 급훈이 ‘서로를 위하는 어린이’인 것처럼 아이
들을 민주시민으로 키우는 초석이 초등학교 교육과정에 있듯 아이들의 내면을 관찰하고 잼
재력을 살피는 일에 더 열심이고 싶단다.
툭하면 다른 아이와 치고받고 싸움을 하는 아이에겐 방과후에 가방을 짊어지고 교실 밖을
나가는 아이가 며칠 전에 싸운 친구와 오늘 학원에서 대면을 해야한다며 선생님께 털어놓는
다. “○○야, 누가 시비거는 일 있더라도 속으로 삭일 줄 알아야지”라며 타이른다. 교실밖
에 내걸려 있는 아이들이 직접 그린 만화를 가리키며 “얘는 만화를 재밌게 그려요”라며
어리지만 구성력이 대단하다고 자랑스레 말한다. 교과서외의 상식을 넓혀주기 위해 ‘씨줄
엮기’라는 낱말맞추기를 하는데, 매번 빙고를 하는 아이가 이번에 상품으로 받은 고무도장
을 자신의 다이어리에 찍어달라기도 하는 개구쟁이 선생님이기도 하다.
얼마전 아이들과 들꽃기행을 가서, “선생님, 이꽃 이름은 뭐에요?”라며 물어오는 질문에
대답을 못해 아쉬웠다는 은연씨는, 기회가 되면 아이들과 함께 지역에 있는 문화재도 둘러
보며 아이들이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교육을 해보고 싶다.
이향미 리포터 icebahpool@orgi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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