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미용 쇠고기협상’에 농업인 분노

농민단체 “장관이 농민 무시한다” … 이명박정부 ‘돈버는 농업’ 타격

지역내일 2008-04-15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대통령의 방미선물식’으로 쇠고기협상을 진행하는 이명박 대통령과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에 대해 농심이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농업인과의 신뢰를 바탕으로 ‘돈버는 농어업, 살맛나는 농어촌’을 건설하겠다는 새정부 농정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정운천 장관은 지난 3월 4일 장관 취임 후 첫 공식일정으로 38개 농어업인단체 대표들을 초청해 간담회를 가졌다.
정 장관은 이날 간담회에서 “1차 산업인 농업을 2·3차산업인 식품·유통과 결합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것만이 농업이 살 수 있는 길”이라며 “이를 위해 농업인이 농정의 주인이 돼야 하고, 머슴인 농식품부가 주인으로 섬기겠다. 진정성을 믿어달라”고 했지만 농업인단체는 이에 대한 신뢰를 거둬들이고 있다.

◆“대통령 방미 앞두고 조공바치는 격” = 정 장관과 농업인 사이에 신뢰위기는 한미쇠고기협상에서 시작되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지난 10일 국회의원총선거가 끝나자마자 미국측에서 협상을 요청했다며 11일부터 한·미 쇠고기 고위급협상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3일 전북 김제지역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했다는 게 확인된 후 방역당국이 이의 확산을 막기 위해 전력을 기울이는 상황이었지만 9일엔 전남 영암에서 조류인플루엔자 의심사례가 신고돼 전남지역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던 때였다.
남호경 한우협회 회장 등 5명의 농업인단체 대표들은 14일 오후 정운천 농식품부장관을 항의방문해 “AI로 전국이 긴장한 상황에서 미국이 요구한다고 덥썩 협상을 재개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하고 “AI가 진정될 때까지만이라도 협상을 중단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윤요근 한국농촌지도자중앙연합회장은 “장관이 우리 이야기에 대해 제대로 답변하지 못하고 무언가 정해놓은 수순에 맞춰 협상을 진행하는 듯한 느낌을 줘 암담했다”며 “미국 요구대로 쇠고기시장을 개방하는 것은 대통령 방미를 앞두고 ‘조공’을 바치는 것 아니냐고 장관에게 항의했다”고 말했다.
이날 장관을 항의방문한 남호경 윤요근 회장과 이승호 낙농육우협회장, 한도숙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김동환 대한양돈협회장 등은 지난 3월 4일 장관과 정책간담회에 초청받은 농업인단체 대표들이다.

◆“장관이 농민에게 거짓말” = 3월 초 간담회에 참석한 31개 농업인단체(어업인단체 7개 제외) 중 14일 오후 전화취재가 된 17개 단체의 대표들은 모두 정부가 진행하고 있는 쇠고기협상이 잘못됐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15개 단체 대표는 정부가 ‘30개월령 미만, 뼈없는 살코기’만 수입하게 돼 있는 현행 미국산쇠고기수입위생조건에서 후퇴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박의규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장은 “최근 미국에서도 인간광우병 의심사례가 나타나 조사를 진행하고 있고, 얼마전엔 사상최대규모의 쇠고기 리콜사태도 있었다”며 “미국이 국제수역사무국(OIE)에서 광우병통제국 지위를 얻은 뒤에도 이런 위험징후가 나타나 안전하다고 믿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백병현 한국화훼협회장은 “정운천 장관이 농업인단체장들에게 ‘여러분 위해 싸우겠다’고 했는데 다 거짓말이다”며 “우리를 무시하고 대통령말만 따르고 있다”고 성토했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13일 방미·방일 기자회견에서 “5월 임시국회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 법안을 처리해서 미 의회로 하여금 서둘러 자유무역협정 비준에 나서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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