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조류인플루엔자(AI)가 전라 경기 충청도에 이어 경상도에서까지 발견됨에 따라 사실상 전국 확산 단계에 접어들었다.
정부는 방역 대상을 재래시장과 소규모 운송차량으로까지 넓히는 등 추가 확산을 막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사후 약방문 식의 대응만으로도 힘겨워하는 모습이다.
◇ 한 달 만에 전국으로 퍼져= 1일 H5형 AI 바이러스가 확인된 울산 울주군 웅촌면 토종닭 농장 건이 고병원성으로 확진됨에 따라 고병원성 AI 양성 판정 건수는 모두 30건으로 늘어났다.
일자별로 정리하면, ▲ 김제(3일 판정) ▲ 정읍 영원(7일) ▲ 정읍 고부(8일) ▲ 정읍 영원(9일) ▲ 김제 5곳과 전남 영암(12일) ▲ 김제 5곳(13일) ▲ 나주.김제.정읍 등 5곳(14일) ▲ 경기 평택(16일) ▲ 전북 순창 및 김제 용지.백구(17일) ▲ 전북 정읍 소성(18일) ▲ 김제 금구(20일) ▲ 전북 익산 여산.용동(23일) ▲ 충남 논산 부적(25일) ▲ 울산 울주 웅촌(5월 1일) 등의 순이다.
이달 초 전북 김제에서 시작돼 주로 전라도 지역에서 빠르게 번지던 AI는 지난 16일 경기 평택으로 북상했고, 이어 지난 25일 결국 전북과 경기 사이 충남 논산에서도 발견됐다. 이후 4~5일 간 발병이 없어 진정되는 듯 보였던 AI는 결국 울산 울주군에서 확인되면서 강원과 제주를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 AI 방역대(띠)가 설정됐다.
한편 대구에서 폐사한 닭의 간이 AI(조류인플루엔자)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온데 이어 경북 영천서도 기르던 닭에서 AI 양성 반응이 나타났다.
영천시는 1일 "지난달 23일부터 26일까지 46마리의 어린 닭이 폐사한 농장에서 기르고 있던 닭을 수거해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 보내 검사를 실시한 결과 H5형 AI 양성으로 확인됐다는 공문을 받았다"면서 "그러나 저병원성인지, 고병원성인지는 아직 확진되지 않았으며 정밀 검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 살처분 규모 역대 최대양성= 이번 AI는 이미 2003~2004년, 2006~2007년보다 확산 속도나 피해가 심각하다.2003년 12월~2004년 3월 사이 AI는 모두 10개 시.군에서 19건이 발생했고, 2006년 11월~2007년 3월의 경우 5개 시.군에서 7건이었다.
다만 2006~2007년의 경우 올해와 달리 처음부터 '3㎞ 내 일괄 살처분'이 진행, 양성 확인에 비해 발생 건수가 적어 직접 비교가 어려운 측면이 있다. 그러나 2003~2004년 19건이나, 2006~2007년 7건 모두 약 3개월에 걸친 발병 통계임을 감안하면, 한 달 만에 20건까지 늘어난 올해 AI의 확산 속도는 분명히 과거보다 빠르다. 더구나 살처분 등에 따른 경제적 손실도 예년보다 크다.
2003~2004년과 2006~2007년은 각각 3개월 동안 약 530만 마리, 280만 마리가 처분 및 매몰돼 살처분 보상금과 생계안정비용 등으로 각각 1531억원, 582억원의 재정이 소요됐다.
올해의 경우 지난달 30일 현재 살처분 누적 규모가 640만 마리에 달해 이미 2003~2004년 사례를 넘어섰고 살처분 보상금만 500억원을 웃돌고 있다.
◇ 재래시장.수송차량 방역 사각지대= 방역 당국은 최초 발생지역인 김제와 정읍 이후 나머지 건들은 대부분 이 두 곳과 연관된 기계적 전파에 따라 감염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각 지역에서 AI가 개별적으로 발생한 것이 아니라 최초 두 지역으로부터 AI 바이러스가 사람이나 분뇨.사료 차량, 오염된 난좌(알자리) 등의 이동 경로에 따라 간접적, 기계적으로 퍼졌다는 뜻이다. 실제 지난달 17일 고병원성 AI로 판명된 전북 순창 농장의 경우 2차 발생 농장인 정읍 영원면에 출입했던 컨설턴트가 순창 농장에도 드나든 사실이 확인됐다.
또 충남 논산 부적면 농장의 경우 AI가 집중적으로 발생한 전북 김제시 오리농장에 초생추(갓 부화된 병아리)를 공급해 온 사실로 미뤄 유통업자 출입에 따른 감염 사례로 의심받고 있다.
한 달 가까이 방역당국과 지자체들이 관리하고 있는 전라도 지역 방역대(띠)가 이동제한 등 방역 작업이 얼마나 효과적이었는지 의심할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특히 소규모 닭.오리 판매상의 트럭 등 수송차량과 전국의 5일장과 재래시장 등에까지는 방역 역량이 거의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울산과 대구 건은 모두 재래시장을 통해 구입한 닭들이 문제를 일으킨 경우로, 방역 당국은 AI 감염 지역의 오리가 바이러스 잠복기에 출하돼 시장에서 닭과 접촉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당국은 뒤늦게 지자체를 통해 5일장에서 당분간 닭.오리 등 가금류를 거래하지 못하게 하고, 상설 재래시장 등을 드나드는 500여대의 소규모 수송차량에 대해서는 도축장 등의 소독시설을 이용해 반드시 한 주에 1~2차례 소독하고 필증을 받도록 결정했다.
김제나 정읍 등 최초 발생지역의 바이러스 유입 경로로는 여전히 겨울 철새가 유력한 후보로 지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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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인플루엔자(AI)가 전라 경기 충청도에 이어 경상도에서까지 발견됨에 따라 사실상 전국 확산 단계에 접어들었다.
정부는 방역 대상을 재래시장과 소규모 운송차량으로까지 넓히는 등 추가 확산을 막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사후 약방문 식의 대응만으로도 힘겨워하는 모습이다.
◇ 한 달 만에 전국으로 퍼져= 1일 H5형 AI 바이러스가 확인된 울산 울주군 웅촌면 토종닭 농장 건이 고병원성으로 확진됨에 따라 고병원성 AI 양성 판정 건수는 모두 30건으로 늘어났다.
일자별로 정리하면, ▲ 김제(3일 판정) ▲ 정읍 영원(7일) ▲ 정읍 고부(8일) ▲ 정읍 영원(9일) ▲ 김제 5곳과 전남 영암(12일) ▲ 김제 5곳(13일) ▲ 나주.김제.정읍 등 5곳(14일) ▲ 경기 평택(16일) ▲ 전북 순창 및 김제 용지.백구(17일) ▲ 전북 정읍 소성(18일) ▲ 김제 금구(20일) ▲ 전북 익산 여산.용동(23일) ▲ 충남 논산 부적(25일) ▲ 울산 울주 웅촌(5월 1일) 등의 순이다.
이달 초 전북 김제에서 시작돼 주로 전라도 지역에서 빠르게 번지던 AI는 지난 16일 경기 평택으로 북상했고, 이어 지난 25일 결국 전북과 경기 사이 충남 논산에서도 발견됐다. 이후 4~5일 간 발병이 없어 진정되는 듯 보였던 AI는 결국 울산 울주군에서 확인되면서 강원과 제주를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 AI 방역대(띠)가 설정됐다.
한편 대구에서 폐사한 닭의 간이 AI(조류인플루엔자)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온데 이어 경북 영천서도 기르던 닭에서 AI 양성 반응이 나타났다.
영천시는 1일 "지난달 23일부터 26일까지 46마리의 어린 닭이 폐사한 농장에서 기르고 있던 닭을 수거해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 보내 검사를 실시한 결과 H5형 AI 양성으로 확인됐다는 공문을 받았다"면서 "그러나 저병원성인지, 고병원성인지는 아직 확진되지 않았으며 정밀 검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 살처분 규모 역대 최대양성= 이번 AI는 이미 2003~2004년, 2006~2007년보다 확산 속도나 피해가 심각하다.2003년 12월~2004년 3월 사이 AI는 모두 10개 시.군에서 19건이 발생했고, 2006년 11월~2007년 3월의 경우 5개 시.군에서 7건이었다.
다만 2006~2007년의 경우 올해와 달리 처음부터 '3㎞ 내 일괄 살처분'이 진행, 양성 확인에 비해 발생 건수가 적어 직접 비교가 어려운 측면이 있다. 그러나 2003~2004년 19건이나, 2006~2007년 7건 모두 약 3개월에 걸친 발병 통계임을 감안하면, 한 달 만에 20건까지 늘어난 올해 AI의 확산 속도는 분명히 과거보다 빠르다. 더구나 살처분 등에 따른 경제적 손실도 예년보다 크다.
2003~2004년과 2006~2007년은 각각 3개월 동안 약 530만 마리, 280만 마리가 처분 및 매몰돼 살처분 보상금과 생계안정비용 등으로 각각 1531억원, 582억원의 재정이 소요됐다.
올해의 경우 지난달 30일 현재 살처분 누적 규모가 640만 마리에 달해 이미 2003~2004년 사례를 넘어섰고 살처분 보상금만 500억원을 웃돌고 있다.
◇ 재래시장.수송차량 방역 사각지대= 방역 당국은 최초 발생지역인 김제와 정읍 이후 나머지 건들은 대부분 이 두 곳과 연관된 기계적 전파에 따라 감염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각 지역에서 AI가 개별적으로 발생한 것이 아니라 최초 두 지역으로부터 AI 바이러스가 사람이나 분뇨.사료 차량, 오염된 난좌(알자리) 등의 이동 경로에 따라 간접적, 기계적으로 퍼졌다는 뜻이다. 실제 지난달 17일 고병원성 AI로 판명된 전북 순창 농장의 경우 2차 발생 농장인 정읍 영원면에 출입했던 컨설턴트가 순창 농장에도 드나든 사실이 확인됐다.
또 충남 논산 부적면 농장의 경우 AI가 집중적으로 발생한 전북 김제시 오리농장에 초생추(갓 부화된 병아리)를 공급해 온 사실로 미뤄 유통업자 출입에 따른 감염 사례로 의심받고 있다.
한 달 가까이 방역당국과 지자체들이 관리하고 있는 전라도 지역 방역대(띠)가 이동제한 등 방역 작업이 얼마나 효과적이었는지 의심할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특히 소규모 닭.오리 판매상의 트럭 등 수송차량과 전국의 5일장과 재래시장 등에까지는 방역 역량이 거의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울산과 대구 건은 모두 재래시장을 통해 구입한 닭들이 문제를 일으킨 경우로, 방역 당국은 AI 감염 지역의 오리가 바이러스 잠복기에 출하돼 시장에서 닭과 접촉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당국은 뒤늦게 지자체를 통해 5일장에서 당분간 닭.오리 등 가금류를 거래하지 못하게 하고, 상설 재래시장 등을 드나드는 500여대의 소규모 수송차량에 대해서는 도축장 등의 소독시설을 이용해 반드시 한 주에 1~2차례 소독하고 필증을 받도록 결정했다.
김제나 정읍 등 최초 발생지역의 바이러스 유입 경로로는 여전히 겨울 철새가 유력한 후보로 지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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