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비만은 안돼"..저항 직면한 동유럽 의료개혁

지역내일 2008-05-28
헝가리 국민투표 부결 이어 체코도 개혁 좌초 위기(부다페스트=연합뉴스) 권혁창 특파원 = 중.동유럽 각국의 의료 개혁이 곳곳에서 거센 국민적 저항에 부딪치고 있다.2004년 유럽연합(EU)에 가입한 체코, 슬로바키아, 헝가리 등은 사회 모든 분야에서 급속한 발전과 함께 서유럽의 자본주의를 그대로 채용하고 있지만 의료 부문의개혁 만큼은 공산주의에서 벗어난 지 20년이 가까워져 오도록 제자리 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체코의 경우 오랜 세월 무상으로 제공하던 의료 서비스를 폐지하고 올 1월 처음으로 1.85달러 상당의 병원 진료비를 신설했으나 시민들의 극심한 반발에 시달리고 있다고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이 26일 보도했다.국가 재정의 의료비용 부담을 줄이고 비효율적인 의료 시스템을 개혁하기 위한 조치였지만 체코 국민은 전혀 이를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 계속되는 시위 속에일부 단체들이 헌법재판소에 정부의 의료비 신설에 대한 위헌 소송을 제기했고, 어렵게 마련한 의료개혁안은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도입한 진찰비는 직업을 가진 건강한 사람에게는 주머니 속의 잔돈 부스러기에 불과하지만 많은 체코인들이 아직도 의료 서비스 만큼은 무조건무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또 병원을 자주 찾을 수 밖에 없는 나이 많은 연금생활자들에게는 이 정도의 돈도 큰 부담이 된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는 중산층 이상의 시민들도 서민에 대한 강한연대 의식을 가지고 의료 개혁에 극구 반대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EU에서 가장 심각한 재정적자 위기를 맞고 있는 헝가리에서는 사회당 연정이 추진 중인 의료 및 교육 개혁이 지난 3월 국민투표를 통해 좌절됐다.압도적 다수의 헝가리 유권자들은 정부가 국민에게 부담토록 한 300포린트(약 1천800원)의 의사 왕진비와 입원비를 압도적인 표차로 거부했다.한 연금생활자는 국민투표가 끝난 뒤 "한번 의료비를 내기 시작하면 정부는 요금을 계속 올릴 것이 분명하다"며 정부에 대한 강한 불신을 표시했다.국민투표를 통해 의료 개혁안이 부결되면서 사회당은 연정 파트너인 자유민주연맹 소속의 보건부 장관을 해임했고 사태는 결국 연정 붕괴로 이어졌다. 헝가리 재정부 관료였던 미하이 페테르는 "구세대의 취향은 사회주의적 시스템에 고정돼 있어 이를 고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슬로바키아는 최근 연간 10%가 넘는 경제 성장과 낮은 물가인상률로 내년 1월 유로존 가입이 확실시되고 있지만 의료 개혁 만큼은 전진과 후퇴를 반복하고 있다.슬로바키아는 미쿨라스 주린다 전 총리가 이미 2003년부터 의사 왕진비를 도입하는 등 일찌감치 의료 개혁을 시작했다.주린다 전 총리는 당시 20코루나(미화 81센트)의 왕진비 신설을 통해 의료 부분예산을 2년 만에 전체의 36.3%에서 31.5%로 줄이는 등 어느 정도 성공을 거뒀다.그러나 그는 ''개혁 피로감''으로 인해 2006년 총선에서 좌파 성향의 스메르당에 정권을 빼앗겼고, 로베르트 피코 총리는 새 정부 출범 몇 개월 만에 의사왕진비를 다시 폐지했다.주린다 정부 당시 보건부 고위 관리였던 페테르 파지트니는 "평균 수명, 뇌졸중및 암, 심장병 사망률 등 각종 수치로 볼 때 슬로바키아를 비롯한 동유럽 국가들의 의료 개혁 필요성은 절실하다"며 의료 서비스의 수익자들이 좀 더 많은 책임을 지도록 하는 것이 개혁의 목표라고 설명했다.체코에서 활동 중인 미국의 한 교수는 "정치적 문화에서 미국인과 동유럽인들 간에 찾을 수 있는 공통점은 무상 초등교육이 유일할 것"이라며, 오랜 공산주의 관행을 동유럽 각국에서 나타나는 의료개혁 실패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faith@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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