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의 효용성
윤병국 기업은행 신탁사업단장
최근의 금융시장은 예금, 부동산 등 전통적인 투자 대상 중심에서 벗어나 해외펀드나 실물자산 등으로의 머니무브 현상이 두드러진다. 개인들도 주식이나 펀드 등 각종 재테크 상품을 활용한 재산 증식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고, 기업들도 금융 상품에 대한 ‘투자’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대다수의 투자자들이 단기적인 투자 성과에만 관심을 갖고 있는 반면 장기적인 미래를 대비한 투자 수요는 매우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인구 고령화와 저출산 문제가 이미 심각한 수준에 이른 상황이므로 노후를 대비하고자 하는 개인적인 노력과 제도적인 지원이 매우 절실하다. 그러나 공적연금의 대표격인 국민연금에 대한 불신은 커져 가고, 개인연금저축 등 사적연금은 개인들의 관심도가 부족하여, 전반적인 노후 준비가 상당히 취약한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이미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기업연금'' 제도가 근로자들의 은퇴 이후 생계를 책임지는 것으로 인식되어 있다. 즉, 퇴직금을 회사에서 퇴직할 때 일시금으로 받거나 중도에 필요하면 중간정산을 신청하여 미리 받아가는 것이 아니라, 회사로부터 받을 퇴직금을 은퇴 시점까지 관리하였다가 노후를 대비한 연금 자금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2005년 12월부터 도입된 우리나라의 ''퇴직연금''은 근로자들의 ''퇴직금''과 ''연금''이 결합된 복지제도로서 기업과 근로자가 협력하여 근로자의 은퇴 후를 대비할 수 있는 투자 대안이다.
기업이 근로자의 퇴직금 준비 재원을 금융기관에 적립하고, 기업의 책임하에 투자를 하는 방식(확정급여형) 또는 근로자 개인의 책임하에 투자를 하는 방식(확정기여형)을 통하여, 근로자가 미래에 지급받을 퇴직금을 ''저축''하고 ''투자''하는 효과를 갖게 되는 것이다.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퇴직연금의 도입이 늦었지만, 현행 퇴직금 제도나 연금 제도에 비해 세제 등에서 유리하게 설정됐으며,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 및 정부의 세제 지원 확대 과정을 통해, 근로자의 미래 소득 재원을 충분히 마련할 수 있는 복지제도로 발전할 전망이다.
근로자의 입장에서는 실제 퇴직금을 수령할 때까지 발생한 수익에 대한 과세가 이연됨에 따라 실질 소득이 증가하는 세제 혜택이 있으므로, 노후 연금으로의 활용 가치가 충분하다. 무엇보다 가장 큰 의의는 제3자인 금융기관에 퇴직금을 위탁함으로써 최소한의 퇴직금 지급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퇴직연금으로의 적립금을 자신의 성향에 맞는 금융상품을 선택하여 운용하는 과정을 통하여, 재테크에 대한 학습 효과를 갖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한편 잦은 직장이동으로 인해 퇴직금을 정년까지 보관하지 못하는 근로자들이 대부분인데, 퇴직연금 계좌를 활용하면 직장 초년부터 은퇴까지의 총 퇴직금을 장기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된다. 아직은 근로자들에게 큰 주목을 받고 있지 못하지만, 퇴직연금 가입자에 대한 정부 차원의 세제 지원이 점차 확대되면, 개인들의 재테크 포트폴리오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기업 입장에서도 퇴직연금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우선, 퇴직급여 부채를 즉시 비용화 하거나 투자자산으로 적극 전환하여 재무 구조를 개선하게 된다. 기업이 퇴직금을 장부상으로만 적립하는 경우, 손비 인정 비율이 35%(2009년부터는 30%)에 불과하므로, 기업의 실질적인 사외 적립 필요성은 점차 증가하고 있는 반면, 기존의 퇴직보험 등 손비 처리가 되던 상품의 신규 취급이 전면 중지됨으로써 퇴직금 사외 운용을 통한 손비 처리 수단은 퇴직연금이 유일하다. 기존의 퇴직보험 상품에 비해 다양한 ‘투자’가 가능하다는 점도 또 다른 장점이다.
기업의 상황에 따른 활용 사례도 다양해진다. 임금상승률 등을 감안한 퇴직급여의 미래 가치를 적정 평가함으로써 국제회계기준에 부합할 수 있으며, 연봉제․임금피크제 등 전통적인 호봉 체계와 다르게 적용되는 급여 체계를 지닌 기업에서 탄력적인 퇴직금 산출을 위한 임금 정책에 적용하는 등 여러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는 것이다.
퇴직연금 제도를 통하여 기업과 근로자 모두가 실질적인 혜택을 누리기 위해서는, 충분한 검토를 통하여 기업의 상황에 맞는 제도를 합리적으로 설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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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국 기업은행 신탁사업단장
최근의 금융시장은 예금, 부동산 등 전통적인 투자 대상 중심에서 벗어나 해외펀드나 실물자산 등으로의 머니무브 현상이 두드러진다. 개인들도 주식이나 펀드 등 각종 재테크 상품을 활용한 재산 증식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고, 기업들도 금융 상품에 대한 ‘투자’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대다수의 투자자들이 단기적인 투자 성과에만 관심을 갖고 있는 반면 장기적인 미래를 대비한 투자 수요는 매우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인구 고령화와 저출산 문제가 이미 심각한 수준에 이른 상황이므로 노후를 대비하고자 하는 개인적인 노력과 제도적인 지원이 매우 절실하다. 그러나 공적연금의 대표격인 국민연금에 대한 불신은 커져 가고, 개인연금저축 등 사적연금은 개인들의 관심도가 부족하여, 전반적인 노후 준비가 상당히 취약한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이미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기업연금'' 제도가 근로자들의 은퇴 이후 생계를 책임지는 것으로 인식되어 있다. 즉, 퇴직금을 회사에서 퇴직할 때 일시금으로 받거나 중도에 필요하면 중간정산을 신청하여 미리 받아가는 것이 아니라, 회사로부터 받을 퇴직금을 은퇴 시점까지 관리하였다가 노후를 대비한 연금 자금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2005년 12월부터 도입된 우리나라의 ''퇴직연금''은 근로자들의 ''퇴직금''과 ''연금''이 결합된 복지제도로서 기업과 근로자가 협력하여 근로자의 은퇴 후를 대비할 수 있는 투자 대안이다.
기업이 근로자의 퇴직금 준비 재원을 금융기관에 적립하고, 기업의 책임하에 투자를 하는 방식(확정급여형) 또는 근로자 개인의 책임하에 투자를 하는 방식(확정기여형)을 통하여, 근로자가 미래에 지급받을 퇴직금을 ''저축''하고 ''투자''하는 효과를 갖게 되는 것이다.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퇴직연금의 도입이 늦었지만, 현행 퇴직금 제도나 연금 제도에 비해 세제 등에서 유리하게 설정됐으며,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 및 정부의 세제 지원 확대 과정을 통해, 근로자의 미래 소득 재원을 충분히 마련할 수 있는 복지제도로 발전할 전망이다.
근로자의 입장에서는 실제 퇴직금을 수령할 때까지 발생한 수익에 대한 과세가 이연됨에 따라 실질 소득이 증가하는 세제 혜택이 있으므로, 노후 연금으로의 활용 가치가 충분하다. 무엇보다 가장 큰 의의는 제3자인 금융기관에 퇴직금을 위탁함으로써 최소한의 퇴직금 지급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퇴직연금으로의 적립금을 자신의 성향에 맞는 금융상품을 선택하여 운용하는 과정을 통하여, 재테크에 대한 학습 효과를 갖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한편 잦은 직장이동으로 인해 퇴직금을 정년까지 보관하지 못하는 근로자들이 대부분인데, 퇴직연금 계좌를 활용하면 직장 초년부터 은퇴까지의 총 퇴직금을 장기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된다. 아직은 근로자들에게 큰 주목을 받고 있지 못하지만, 퇴직연금 가입자에 대한 정부 차원의 세제 지원이 점차 확대되면, 개인들의 재테크 포트폴리오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기업 입장에서도 퇴직연금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우선, 퇴직급여 부채를 즉시 비용화 하거나 투자자산으로 적극 전환하여 재무 구조를 개선하게 된다. 기업이 퇴직금을 장부상으로만 적립하는 경우, 손비 인정 비율이 35%(2009년부터는 30%)에 불과하므로, 기업의 실질적인 사외 적립 필요성은 점차 증가하고 있는 반면, 기존의 퇴직보험 등 손비 처리가 되던 상품의 신규 취급이 전면 중지됨으로써 퇴직금 사외 운용을 통한 손비 처리 수단은 퇴직연금이 유일하다. 기존의 퇴직보험 상품에 비해 다양한 ‘투자’가 가능하다는 점도 또 다른 장점이다.
기업의 상황에 따른 활용 사례도 다양해진다. 임금상승률 등을 감안한 퇴직급여의 미래 가치를 적정 평가함으로써 국제회계기준에 부합할 수 있으며, 연봉제․임금피크제 등 전통적인 호봉 체계와 다르게 적용되는 급여 체계를 지닌 기업에서 탄력적인 퇴직금 산출을 위한 임금 정책에 적용하는 등 여러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는 것이다.
퇴직연금 제도를 통하여 기업과 근로자 모두가 실질적인 혜택을 누리기 위해서는, 충분한 검토를 통하여 기업의 상황에 맞는 제도를 합리적으로 설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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