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증시산책-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지역내일 2008-06-16
“브라질·러시아펀드, 2차 폭탄”
원자재가격 고점 찍으면 펀드 추락, ‘제2의 중국펀드’ 우려
고물가-저성장, 정부 대응실패 한몫 ... 1500p까지 떨어질수도


증권가의 대표적인 비관론자로 불리는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이 ‘러브펀드’에 경고신호를 보냈다. 그는 13일 기자와 만나 “유가상승 때문에 주목을 받고 있는 브라질과 러시아는 2차 폭탄”이라며 “앞으로 원자재 가격이 꺾이기만 하면 이 나라에 투자한 펀드들은 최소한 50%이상 추락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제 1차 폭탄은 중국펀드. 그는 중국 펀드뿐만 아니라 과거 대만과 우리나라의 주가움직임을 예로 들었다.

◆중국펀드가 준 교훈 = 이 센터장은 “중국 증시의 PER(주가수익비율)이 75배였지만 고성장 이유만으로 투자가 이어졌지만 결과는 추락이었다”면서 “6000p에서 2800p까지 떨어졌지만 누가 조만간 전 고점을 회복할 수 있다고 말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89~90년 당시 대만경제는 8%대의 고도성장을 해왔고 가권지수는 1만3400포인트까지 치솟았다”며 “그러나 8개월만에 2500포인트까지 떨어졌고 20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고점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증시의 행적도 제시했다. 그는 “고성장기인 70년대에 종합주가지수는 70p였고 80년대엔 100p였다”며 “고도성장기라고 반드시 주가도 고공행진을 하는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이나 대만, 우리나라 주가의 기울기는 비슷하다”며 “변동성을 큰 때는 바닥이 얼마인지 가늠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 센터장은 외국 투자은행들의 보수적인 투자행태를 내놓았다. 그는 “해외에 50년이상 투자해온 외국 투자은행의 이머징마켓에 대한 투자비중은 805를 넘지 않는다”며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투자비중을 높이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경제 암울 = 세계경제에 대해 매우 암울하게 보고 있었다. 이 센터장은 “중국 성장이 작년 고점을 찍인 후 떨어지고 있다”며 “한쪽에서 무너지기 시작하면 세계경제 전반적으로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펼쳐지게 된다”고 전망했다.
그는 “유가가 유가가 꼭지점을 찍었다고 해도 배럴당 50~60달러 수준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라며 “하락하더라도 100~120달러 수준을 기록하며 횡보해 고유가 부담은 계속해서 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오일쇼크와 다르게 유가상승이 수년간 이어져 오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최근의 유가급등이 오일쇼크와 같이 정치적인 문제가 개입된 것이 아니라는 점도 덧붙였다.
그는 “1930년이래 유동성이 계속 늘어났고 생산도 확대돼 공급과잉이 일어났으며 부담자체가 세계경제로 확산되고 있다”며 “3월까지 주가가 오를 때 미국이 금리를 계속 인하한 탓도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시장의 동력으로 부상한 신흥시장의 몰락을 우려했다.
그는 “중국에 대한 투자가 급증하면서 원자재 수요가 늘고, 가격이 뛰었다”며 “지난해부터 견딜 수 없는 한계에 부딪혔다”고 분석했다. 또 “이머징마켓이 그동안 긍정적인 영향을 많이 미쳤지만 이제 부정적인 부분이 나타나기 시작됐다”며 “7월에 EU에서 금리를 올릴 것이며 전 세계적으로 금리를 올리고 있어 앞으로 경기도 나타나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떨어지는 경제를 받아줄 버팀목이 없다는 우려도 내놓았다.
이어 “모두 내년엔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3000포인트까지 간다는 얘기도 나온다”며 “그러나 미국 연방금리가 2%까지 떨어져 있고 쌍둥이 적자도 만만치 않아 대처할 수 없다는 점이 가장 위험하며 이런 상황의 발생가능성이 45%정도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부의 대응 실패 = 저성장-고물가시대의 압박을 더욱 강하게 만든 게 우리나라 정부라며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그는 “정부가 방향을 잘못 잡아서 충격을 완화하지 못하고 오히려 충격에 불을 지폈다”며 “1분기 내에 원달러 환율이 100원이상 오른 것은 시장수급문제도 있지만 정부가 조장한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원자재가격이 급등하고 생산자물가가 급상승한 것도 고환율정책의 효과”라며 “수출기업엔 좋을 지 모르지만 기업 전반적으로는 수익성을 악화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저 먼 곳에서 쓰나미가 몰려오고 있다”며 “우리는 다가올 쓰나미를 생각지 못하고 현재의 평안함을 즐기는 것인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1500포인트까지 떨어질 수 있다 = 올 코스피지수는 1500포인트까지 추락할 수 있다고 전망하면서 보수적인 투자전략을 주문했다. 그는 “수익보다는 위험을 회피하는 쪽으로 투자해야 한다”며 “저성장-고물가시대에는 실물투자를 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부동산버블이 여전하고 금값도 많이 올라 투자할 곳은 채권뿐”이라며 “국채수익률이 5.7%이고 회사채가 7%대”라고 소개했다. 또 주식부분에 대해서는 “잘 아는 시장에 투자해야 하며 그런 측면에서 해외보다는 우리나라가 더 낫다”며 “변동성이 크지 않은 시장으로 가라”고 조언했다.
주가상승에 대한 환상을 버리라고 주문했다.
그는 “이머징마켓이 좋다고 하는데 그런 얘기가 틀릴 수 있다”며 “우리나라 투자자들은 주자는 결국 오른다는 기본가정을 갖고 상황을 좋게 해석하려고 하는 데 이런 환상을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말부터 비관론을 유지해온 이유에 대해 물었다. 그는 “이머징마켓, 특히 중국이 좋다고 하는데 좋아질 측면이 과연 있느냐고 의구심 가졌고 그게 원자재 가격 문제로 불거졌다”며 “리서치센터에서는 1년 정도는 자신의 의견을 고수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설명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