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민 “경유가 1400원 초과분 보존해달라”
정부 “저비용조업형태로 바꾸고 감척해야”
초고유가 시대를 맞아 어민들은 유가상승분을 보존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는 에너지사용을 줄이는 게 해법이라는 처방을 제시하고 있어 주목된다.
수협중앙회는 7일 폭등한 기름값으로 비용이 늘어나 출어를 포기하는 선박이 속출하고 있다며 유가상승분을 정부가 보존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부는 기름값을 보존해주는 방식은 근본 해법이 못된다며 고개를 젓고 있다.
◆수협 “기름값 부담으로 고기잡이 포기” = 수협에 따르면 지난 6월 경북 구룡포수협에 등록된 어선 727척 가운데 68%인 493척이 출어를 포기했다. 이 지역의 주력업종인 근해채낚기 및 통발어선은 135척 중 4척만 조업에 나선 상태다.
수협 관계자는 “대형선박을 사용하는 이들 어선은 한 번 출어할 때 기름값만 6000만~7000만원이 소요되지만 주력 어종인 오징어의 시세를 고려할 때 적자가 확실하다고 판단한 선주들이 어업을 포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싼 기름을 사용해 고기를 잡아도 가격이 뒷받침되지 않아 어업을 포기하는 어민들도 나오고 있다. 제주도 서귀포수협 소속 갈치잡이어선(근해연승)들은 지난해엔 한 번 출어할 때 약 1500만원의 연료비를 사용했지만 올해는 두 배 이상 늘어난 3000만원을 지불하고 있다. 이들은 한 번 출어하면 보통 30일 정도 일한다.
그러나 갈치가격이 지난해보다 떨어져 서귀포수협 소속 근해연승어업인 중 40%가 감척을 희망하고 있다.
유가상승에 따른 고통을 호소하는 어민들이 증가함에 따라 수협중앙회는 어업인 10만명의 서명을 받아 정부에 실효성있는 고유가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할 계획이다.
정부는 지난 6월 8일 경유가격이 1800원을 넘어설 경우 초과분의 50%를 지원하겠다고 했지만 기준가격을 1400원으로 낮춰달라는 게 수협 요구안의 핵심이다.
◆정부 “고비용 어업구조 바꿔야” = 하지만 정부는 기름값 상승분을 정부가 보존해주는 것은 근본 대책이 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는 “어민들은 시중가격보다 약 50% 싼 면세유를 사용하고 있다”며 “화물연대 등과 비교해도 어민들에게 추가 보조금을 주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 또 최근 조업포기가 늘어난다고 어민들은 주장하지만 계절적으로 고기가 잡히지 않는 비수기엔 출어선박이 줄어들기 때문에 고유가 영향으로만 보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실제 농림수산식품부가 작성한 업종별 조업현황을 보면 대형기선저인망의 경우 지난해 1월엔 127척이 조업했지만 6월엔 76척으로 줄었고 성수기인 9월 이후엔 다시 127척 이상이 조업에 나섰다. 근해트롤어업도 1월엔 98척이 조업했고 6월엔 13척, 9월 이후엔 99척이 꾸준히 조업했다.
오히려 정부는 초고유가 시대를 맞아 에너지과다소비형 어업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고유가로 인해 감척을 희망하는 어민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을 계기로 대형기선저인망이나 근해트롤어업 등 고유가업종에 대한 감척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감척물량을 확대하고 어민들에게 더 많은 폐업지원금이 지불될 수 있도록 사업방식도 개선하기로 했다. 또 에너지소비가 적은 어업형태도 적극 개발하기로 했다. 농식품부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신고유가시대에 대비한 수산분야 대책’을 곧 발표할 예정이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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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저비용조업형태로 바꾸고 감척해야”
초고유가 시대를 맞아 어민들은 유가상승분을 보존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는 에너지사용을 줄이는 게 해법이라는 처방을 제시하고 있어 주목된다.
수협중앙회는 7일 폭등한 기름값으로 비용이 늘어나 출어를 포기하는 선박이 속출하고 있다며 유가상승분을 정부가 보존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부는 기름값을 보존해주는 방식은 근본 해법이 못된다며 고개를 젓고 있다.
◆수협 “기름값 부담으로 고기잡이 포기” = 수협에 따르면 지난 6월 경북 구룡포수협에 등록된 어선 727척 가운데 68%인 493척이 출어를 포기했다. 이 지역의 주력업종인 근해채낚기 및 통발어선은 135척 중 4척만 조업에 나선 상태다.
수협 관계자는 “대형선박을 사용하는 이들 어선은 한 번 출어할 때 기름값만 6000만~7000만원이 소요되지만 주력 어종인 오징어의 시세를 고려할 때 적자가 확실하다고 판단한 선주들이 어업을 포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싼 기름을 사용해 고기를 잡아도 가격이 뒷받침되지 않아 어업을 포기하는 어민들도 나오고 있다. 제주도 서귀포수협 소속 갈치잡이어선(근해연승)들은 지난해엔 한 번 출어할 때 약 1500만원의 연료비를 사용했지만 올해는 두 배 이상 늘어난 3000만원을 지불하고 있다. 이들은 한 번 출어하면 보통 30일 정도 일한다.
그러나 갈치가격이 지난해보다 떨어져 서귀포수협 소속 근해연승어업인 중 40%가 감척을 희망하고 있다.
유가상승에 따른 고통을 호소하는 어민들이 증가함에 따라 수협중앙회는 어업인 10만명의 서명을 받아 정부에 실효성있는 고유가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할 계획이다.
정부는 지난 6월 8일 경유가격이 1800원을 넘어설 경우 초과분의 50%를 지원하겠다고 했지만 기준가격을 1400원으로 낮춰달라는 게 수협 요구안의 핵심이다.
◆정부 “고비용 어업구조 바꿔야” = 하지만 정부는 기름값 상승분을 정부가 보존해주는 것은 근본 대책이 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는 “어민들은 시중가격보다 약 50% 싼 면세유를 사용하고 있다”며 “화물연대 등과 비교해도 어민들에게 추가 보조금을 주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 또 최근 조업포기가 늘어난다고 어민들은 주장하지만 계절적으로 고기가 잡히지 않는 비수기엔 출어선박이 줄어들기 때문에 고유가 영향으로만 보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실제 농림수산식품부가 작성한 업종별 조업현황을 보면 대형기선저인망의 경우 지난해 1월엔 127척이 조업했지만 6월엔 76척으로 줄었고 성수기인 9월 이후엔 다시 127척 이상이 조업에 나섰다. 근해트롤어업도 1월엔 98척이 조업했고 6월엔 13척, 9월 이후엔 99척이 꾸준히 조업했다.
오히려 정부는 초고유가 시대를 맞아 에너지과다소비형 어업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고유가로 인해 감척을 희망하는 어민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을 계기로 대형기선저인망이나 근해트롤어업 등 고유가업종에 대한 감척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감척물량을 확대하고 어민들에게 더 많은 폐업지원금이 지불될 수 있도록 사업방식도 개선하기로 했다. 또 에너지소비가 적은 어업형태도 적극 개발하기로 했다. 농식품부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신고유가시대에 대비한 수산분야 대책’을 곧 발표할 예정이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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