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이 사람 박외순 선생님 (스승의 날 기념 대통령상 표창)

“우리 아이들이 똑똑하기보다는 따뜻한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지역내일 2001-05-24
따뜻한 눈빛에 너그러운 웃음을 띤 박외순 선생님(46, 사진). 이번 스승의 날, ‘인성 교육’에 힘쓴 공로로 대통령 표창을 받은 선생님의 첫 인상은 ‘자애로운 어머니’의 느낌이었다. 사범학교를 갓 졸업한 21살때부터 지금까지 교직의 한 길을 걸어온 선생님은 “아직 대통령 표창을 받기에 부족한 점이 너무 많아 부끄럽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 98년 분당에 부임하면서 아이들의 인성을 키워주기 위해 노력했던 것이 과분한 평가를 받은 것 같아 감사할 뿐이라는 것.
김포의 금성, 서암 등 벽지 초등학교에 오래 근무했던 박선생님에게 지난 98년 처음 만난 신도시 아이들의 모습은 하나의 충격으로 다가왔다. 당시 6학년이던 반 아이들은 그 나이의 어린이라고는 볼 수 없을 만큼 개인적이고 삭막했기 때문. 자기 몫을 철저하게 챙기고 그것을 당연하다고 여기는 아이들의 모습, 박선생님은 당시를 회상하며 “과연 이 아이들이 자라 어떤 어른이 될 것인가 막막하기만 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래서 그가 생각한 것이 ‘인성 교육’.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갖도록 하기 위해 ‘몰래 도우미 운동’을 시작했다. 우선 같은 학교 1학년 어린이 중 도움이 필요한 아이를 골라 몰래 도와주고 그 내용을 일지에 쓰도록 했다. 처음에는 단지 일지 작성을 위해 의무적으로 ‘봉사’를 하던 아이들이 언제부턴가 자연스레 ‘남을 돕는 일’의 즐거움을 깨닫기 시작했다. 스스로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찾아다녔고, 학교의 잔디밭을 손질하거나 잡동사니가 쌓여 있는 창고를 청소하는 등 ‘1학년 돕기’라는 규칙을 넘어서는 ‘좋은 일’들을 해나간 것이다.
그렇게 봉사 활동으로서의 ‘몰래 도우미 운동’은 1년 동안 계속되었고 박 선생님반은 졸업 후 서로 다른 학교로 뿔뿔이 흩어진 지금까지도 서로 만나 선생님을 찾아올 정도로 사이 좋고 추억거리 많은 학급이 되었다.
이처럼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봉사를 하게 된 것은 상당 부분 박선생님이 사용했던 ‘심정강화예화자료’덕분. 신문의 미담 기사들을 어린이들이 받아들이기 쉽게 재구성해 자료를 만들고 아이들이 그것을 읽고 느낀 점을 쓰거나 이야기하도록 했다. 우리 주위에 얼마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들이 많은지, 그리고 또 따뜻한 이들은 얼마나 많은지를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박 선생님이 또 하나 시도했던 것은 ‘사랑의 대화장’. 1주일에 한번씩 아이가 학교에서 했던 잘한 일, 잘 못한 일을 적어 부모에게 보내고, 그것을 읽은 부모나 아이들의 답장을 받았다. 한 반 학생수가 46명, 한 명 한 명을 생각하며 편지를 쓰기에는 너무 많은 인원이었지만 아이들, 학부모와 선생님이 함께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공간이었기 때문에 힘들어도 최선을 다했다.
박선생님이 생각할 때 우리 교육의 가장 큰 문제점은 학급당 인원수. 장기적으로 볼 때 15명 선이 되어야 적절한 교육을 실시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박선생님의 주장이다. 이렇게만 된다면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인성 교육’도 큰 어려움 없이 시킬 수 있다는 것. 하지만 당장 실현될 수 없다면 일단은 지금 조건 속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지금 2학년을 맡고 있는 박선생님이 내는 숙제는 ‘동요 외우기’, ‘부모님 발 씻어드리기’ 등. 똑똑한 사람보다는 따뜻하고 배려 깊은 사람이 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어느 순간 힘겨운 이들의 삶에 눈물 흘릴 줄 아는 모습으로 변해가는 아이들을 보며 보람을 느낀다는 박선생님. 아이들을 건강하고 이해심 있는 어른으로 키우기 위한 선생님의 다양한 시도가 앞으로도 계속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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