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전통 직업교육]
주:⑤냉정과 열정사이, 이탈리아 문화예술품 보수 전문교육
부: 세계 예술문화재 60% 소장…보수전문가 필요 절실
부: 베르사이유·자금성·만리장성 등 전세계 문화재 보수
유럽의 전통 직업교육 시리즈를 시작합니다. 이 연재를 통해 유럽의 장인정신과 지역 전통의 명맥을 이어나가기 위한 교육제도를 집중 조명할 것입니다. 유럽의 국가들은 현악기, 모자이크, 향수, 시계 등은 전통과 교육을 융합해 더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해 나가고 있습니다. 이들 사례를 통해 우리나라에서도 전통문화를 잇는 것이 가치 있게 평가되고 이에 대한 체계적 관심과 교육, 지원이 이뤄지길 기대해 봅니다. <편집자 주="">
이탈리아는 세계 예술문화재의 60%가 집중되어 있는 국가다. 수많은 역사 유적과 예술작품 수는 헤아릴 없을 만큼 많다. 로마제국의 역사와 르네상스 예술을 꽃피운 국가답게 세계 4위의 관광대국이다.
관광업체협회(ANSA)에 따르면 관광산업은 이탈리아 전체 GDP의 12.% 이상을 차지한다. 특히 로마는 파리 다음으로 관광객이 많은 도시로 매년 1200만명이 방문한다. 세계적 인터넷 여행정보 사이트 ‘트립어드바이저’가 최근 네티즌과 관광지별 웹사이트 조회 건수 등을 통해 분석한 세계 100대 관광지 중에서 이탈리아는 모두 7지역이 유럽 내 25위에 포함돼 가장 인기 있는 국가로 나타났다.
이처럼 문화유산이 많고 이를 통해 얻는 관광수입이 경제에 큰 비중을 차지하다 보니 자연히 문화예술품 보존·보수도 중요한 직업 영역으로 자리 잡게 됐다.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한 영화 ‘냉정과 열정 사이’의 남자 주인공 준세이의 직업이 중세회화 복원사인 것도 우연이 아니다. 수많은 문화유적들이 세월과의 싸움에서 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에게 다시 생기를 불어 넣는 일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1939년에 문을 연 로마의 국립보수전문학교(ICR)는 바로 이 같은 문화예술품 보수전문가의 필요에 의해 설립됐다. 설립자인 미술역사학자 세자르 브란디 스스로도 현대적 보수기술과 이론의 기본을 완성시킨 인물이다. 이후 ICR은 현재까지 69년간의 교육활동을 통해 1000여명의 전문가를 탄생시켰다. 뿐 아니라 이탈리아 문화재부와 예술유산보존및보수담당기구와의 밀접한 협력관계를 유지하며 어렵고 중요한 작업들을 책임지고 보수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또 기술개발 연구에도 끊임없는 활동을 하며 문화재 보수 관련 핵심 자문기관으로 인정받고 있다.
ICR 교수진과 학생들은 해외 보수작업에도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현재 시리아와 코소보에서도 훼손 유적 보수에 참가하고 있다. ICR의 전문가들로 조성된 그룹은 프랑스 베르사이유궁전, ‘거울의 방’의 700㎡ 전 표면을 직접 개발한 특별 효소를 사용해 닦아내는 보수작업을 실시했다. 또 13명의 학생들과 지도교수로 구성된 팀은 북경의 자금성 내 목재와 석재물의 보수공사를 마쳤으며 만리장성 부분 보수 책임도 맡았다. 피사탑’ 관리와 관찰에서부터 유물의 생물학적 실험, 건축물들을 페인트 낙서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특수 니스 연구까지 ICR이 담당하는 ‘분야는 광범위하다.
문화예술품 보수전문가 양성 학교는 문화재부에 소속된 4년제 국립교육기관이다. 입학을 원하는 지원자들 중 매년 공개시험을 통과한 18인의 학생이 채택된다. 지원자격은 18~30세 미만의 고등학교졸업자로 현장작업에 참가할 수 있는 건강한 신체소유자여야 하며 전과기록이 없어야 한다. 학생선발 시험은 3단계로 실행되면 각 단계에서 6/10점 이상을 얻은 후보자에게 만 다음 단계 시험이 허용된다. 1단계는 주어진 6시간 내에 후보자가 선택한 예술 작품을 그림으로 재현시키는 미술재능시험, 2단계는 보수과정과 기술을 응용해 실현시킨 보수작업 시험, 3단계는 영어, 미술사학과 예술작품의 재료와 기술에 관한 서술이다. 마지막 4단계는 외국인 학생을 위한 것으로 이탈리아어로의 구술시험이다.
학교 외부에서의 현장실습 시 따르는 신변사고위험을 고려해 모든 재학생들은 학교에서 규정한 보험을 가입해야 하며 정기적인 건강진단 의무도 따른다. 등록금은 없으며 입학시험결과 순서에 따라 장학금을 받을 수 있고 외부 현장작업 참여시 여행, 숙소, 식비가 환불된다.
ICR의 전공분야는 벽화, 캔버스 그림과 판화, 나무, 가죽, 종이 그림 복구가 있다. 또 철, 도자기, 유리, 유약, 금 수공, 상아, 뼈, 호박도 다루며 조각, 모자이크, 자연과 인공석재는 물론 직물 분야 복구도 배우게 된다. 수업은 이론과 실기를 병행하며 교육과목은 역사, 기술, 화학, 생물, 물리 및 관련법과 문서연구로 구성된다. 실기과목은 보수과정 실습, 이론의 과학실험, 보수작업장에서의 현장실습으로 이어진다.
첫 3년간은 모든 기본 이론을 배우게 되는 기간이며 학년말 시험을 통과해야 등반이 가능하다. 수업은 연간 588시간의 이론 교육과 860시간의 실습으로 구성된다. 4년이 되는 마지막 해 마스터과정으로 마치게 된다. 마스터과정은 보수 실기작업에 중점을 두고 280시간의 이론수업이 포함된 연간 988시간의 과정이다. 보수기술의 과학적 실험은 물론 논문 제출과 발표가 따른다. 2003~2005년 사이 발표된 우수졸업논문의 10편을 모은 책이 최근 출판 되었을 만큼 학생들의 연구 수준도 해당 분야 전문인들로부터 크게 인정받고 있다.
7년 전부터 ICR의 학장으로 재직 중인 미술 역사학자 마시모 보넬리 박사는 “이탈리아어를 완벽히 구사해야 하는데다 시험과목 중 하나인 보수기술은 이탈리아에서 미리 배우고 준비하지 않으면 통과하기가 어려워 외국인 학생이 적다”면서 “아프리카에서 온 손재주가 많은 학생들이 미래의 보수 전문가로써 잠재 능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유럽의 미학이나 미술사에 대해 충분한 지식을 소유하기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현재 ICR의 극소수 외국인 학생들은 프랑스 정도의 유럽출신이다. 대신 외국인 보수전문가나 외국 전문학교 재학생 중에서 특정한 과목을 이수하고자 하는 경우, 선정 규정을 통과하면 선택한 전공을 3개월간 공부할 수 있다.
이탈리아 전명숙 통신원
주: 문화예술품 전문보수작업이란?
부: 다시 튼튼히 만든다는 뜻…유지위한 ‘수리’아냐
부: 완벽한 작품이해, 과학적 접근, 전문가의 손기술
‘보수’라는 뜻의 ‘restauro’는 ‘restaurare’의 re(다시, 새로)와 staurare(튼튼하게 만들다)를 합친 말이다. 즉, 다시 단단하고 튼튼히 만드는 것을 의미 한다.
보수전문기술로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하는 이탈리아도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유럽에서는 18~19세기 ‘폼페이’와 ‘에르콜라나’의 유적지가 발견된 이후 고대 그리스와 이집트 문화 유적 보수에 대한 관심이 커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당시의 유적 보수 개념은 방식을 가리지 않고 유적이 쓰러지거나 더 파괴되지 않도록 막자는 일종의 ‘수리’를 통한 유지에만 머물렀다.
그 결과 초기 건축의 시대적 특징과 기술, 작품의 예술성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진 보수로 많은 돌이킬 수 없는 실수가 반복됐다. 과거 그림전문 보수가가 따로 없는 상황에서는 화가들이 보수를 담당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 화가들은 보수할 작품에 본인들이 그리고 싶은 데로 표현했다.
20세기 중반에야 과학적 기술의 도입으로 원작품에 대한 완벽한 재생과 예술적 가치의 보존을 위해 보수과정 이전에 작품과 저자의 전문적 연구가 선행됐다. 보수에 대한 현대적 개념의 탄생은 문화예술품 보수분야에 새로운 이론을 완성시켰다. 보넬리 ICR 학장은 “유적과 예술작품의 완벽한 이해, 과학기술과 이론을 동반하는 과학적 접근, 보수 전문인의 손기술 세 가지가 역사적, 예술적 유산들을 보호하고 보존하는 최상의 요소”라고 강조했다. 또 “이 같은 세 요소의 성공적인 실현을 위해서는 바로 문화재를 담당하는 ‘문화재 부’와 보수기술전문교육기관, 그리고 과학 분야에 공헌할 수 있는 대학과의 밀접한 상호협력만이 그 해결책이다”라고 덧붙였다.
이탈리아 전명숙 통신원
주: 보수전문국가 명맥 어떻게 이어지나
부: ICR에 대학학위 수여로 사칭 보수가와 구분
부: 소아틀리에 ‘보테가’ 중심으로 장인교육 활발
세계적으로도 인정받는 이탈리아 문화예술품 보수전문가들은 해외의 중요한 보수작업공사에 주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 프랑스 베르사이유궁전, 북경 자금성, 만리장성 등 이탈리아 보수전문가팀이 맡은 굵직굵직한 보수작업을 보면 이들이 얼마나 뛰어난 기술과 그에 버금가는 명성을 갖췄는지 알 수 있다.
이탈리아 정부는 보수전문국가로서의 명맥 유지를 위해 2년 전부터 국립보수전문학교(ICR) 졸업생을 대상으로 대학의 학위와 동등한 자격을 수여하는 것에 대해 연구 중이다. 이로써 몇 달 만에 획득하는 일부 보수전문가라는 사칭 직업인들과 구분이 가능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같은 전환을 용이하게 하기위해 ICR은 2년 전부터 신입생을 받지 않고 있으며 2009년 학기에 새로운 규정과 기준에 따른 개교가 새로이 이뤄질 계획이다. 향후 정식으로 공인 받는 보수전문가들은 정부 문화부재정의 예산부족으로 인한 문화관련 활동 감소에도 불구하고 최고의 전문직 중 하나로 인정받게 될 전망이다.
예술품 보수 관련업은 잠재성이 높은 시장이다. 특히 그림의 보수분야가 주문이 가장 많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에 민감하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건축 보수부문은 그림과 비교해 주문 건수가 적지만 시장은 안정적이다. 현재 이 분야 전문인들은 3만여명으로 그 중 80%가 여성이고 다수가 젊은층(32세 미만)이다. 그러나 1000여명만이 정부기관 소속의 문화재보수작업을 맡는 행운을 갖는다.
공식 교육기관을 거치치 않고 소규모의 아틀리에에서 이뤄지는 장인형 교육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로마에는 시내의 좁은 뒤 거리나 아니면 관광객으로 붐비는 상업거리를 지나다 보면 온갖 종류의 아틀리에가 많다. ‘보테가’라 불리는 이 작업실 겸 판매 또는 거래처는 이곳에서부터 직접 일을 배워가며 전문기술을 쌓는 과정이 흔히 이뤄진다. ‘케르메스’라는 보테가의 경우 6명의 보수전문가가 작업을 하고 있다. 전문가의 연령은 20대 초반에서 50대로 다양하다.
작업실을 연 크리스티나와 피에로는 각각 20년과 30년의 경력을 가진 전문가다. 크리스티나는 16세에 당시 로마 ICR의 교사로 있던 보수전문가 작업실에서 따로 실습을 하며 배운 기술을 계기로 예술품 보수전문가의 길에 들어섰다. 10년 전 현 작업장을 소유하게 됐고 고건축물의 보수를 위한 공사에 수시로 참가하며 개인소장 작품 보수도 하고 있다. 그녀는 “현재 6명이 함께 일을 하기에 충분할 만큼 주문이 있다”고 말했다.
함께 일하는 동료들의 일부는 대부분 사립 기관을 거쳐 단기 연수만을 받은 기술자들이지만 일을 통해 실질적 직업기술의 획득했다. 작업실에 찾아오는 구직자들은 실험기간을 거친 후 손기술과 직업에 대한 상식은 물론 공동작업에 필수적인 사회성과 성격을 평가 받는다.
한편, 조직적인 직업조합과 같은 보수전문인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문화유산 보존 기업도 있다. 밀라노에서 2004년 ‘오픈케어’라 불리는 예술유산의 보존과 가치부여 및 재정을 담당하는 전문기업이 첫 선을 보였다. 창업목적은 분산돼 있는 예술품보존 전문 직종을 한 곳에 모아 개인 소장품의 관리와 보수를 책임지고 담당하는 역할을 맞고자 하는 것이었다. 벽화와 그림, 실내 장식품, 재목가구, 카펫, 보석, 오래된 과학 실험 기구 등 다양한 대상의 보수를 담당하고 있다. ‘오픈케어’의 사업 성공으로 로마, 불로냐, 베네토, 파리 그리고 취리히에도 분점이 생길 전망이다.
이탈리아 전명숙 통신원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편집자>
주:⑤냉정과 열정사이, 이탈리아 문화예술품 보수 전문교육
부: 세계 예술문화재 60% 소장…보수전문가 필요 절실
부: 베르사이유·자금성·만리장성 등 전세계 문화재 보수
유럽의 전통 직업교육 시리즈를 시작합니다. 이 연재를 통해 유럽의 장인정신과 지역 전통의 명맥을 이어나가기 위한 교육제도를 집중 조명할 것입니다. 유럽의 국가들은 현악기, 모자이크, 향수, 시계 등은 전통과 교육을 융합해 더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해 나가고 있습니다. 이들 사례를 통해 우리나라에서도 전통문화를 잇는 것이 가치 있게 평가되고 이에 대한 체계적 관심과 교육, 지원이 이뤄지길 기대해 봅니다. <편집자 주="">
이탈리아는 세계 예술문화재의 60%가 집중되어 있는 국가다. 수많은 역사 유적과 예술작품 수는 헤아릴 없을 만큼 많다. 로마제국의 역사와 르네상스 예술을 꽃피운 국가답게 세계 4위의 관광대국이다.
관광업체협회(ANSA)에 따르면 관광산업은 이탈리아 전체 GDP의 12.% 이상을 차지한다. 특히 로마는 파리 다음으로 관광객이 많은 도시로 매년 1200만명이 방문한다. 세계적 인터넷 여행정보 사이트 ‘트립어드바이저’가 최근 네티즌과 관광지별 웹사이트 조회 건수 등을 통해 분석한 세계 100대 관광지 중에서 이탈리아는 모두 7지역이 유럽 내 25위에 포함돼 가장 인기 있는 국가로 나타났다.
이처럼 문화유산이 많고 이를 통해 얻는 관광수입이 경제에 큰 비중을 차지하다 보니 자연히 문화예술품 보존·보수도 중요한 직업 영역으로 자리 잡게 됐다.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한 영화 ‘냉정과 열정 사이’의 남자 주인공 준세이의 직업이 중세회화 복원사인 것도 우연이 아니다. 수많은 문화유적들이 세월과의 싸움에서 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에게 다시 생기를 불어 넣는 일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1939년에 문을 연 로마의 국립보수전문학교(ICR)는 바로 이 같은 문화예술품 보수전문가의 필요에 의해 설립됐다. 설립자인 미술역사학자 세자르 브란디 스스로도 현대적 보수기술과 이론의 기본을 완성시킨 인물이다. 이후 ICR은 현재까지 69년간의 교육활동을 통해 1000여명의 전문가를 탄생시켰다. 뿐 아니라 이탈리아 문화재부와 예술유산보존및보수담당기구와의 밀접한 협력관계를 유지하며 어렵고 중요한 작업들을 책임지고 보수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또 기술개발 연구에도 끊임없는 활동을 하며 문화재 보수 관련 핵심 자문기관으로 인정받고 있다.
ICR 교수진과 학생들은 해외 보수작업에도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현재 시리아와 코소보에서도 훼손 유적 보수에 참가하고 있다. ICR의 전문가들로 조성된 그룹은 프랑스 베르사이유궁전, ‘거울의 방’의 700㎡ 전 표면을 직접 개발한 특별 효소를 사용해 닦아내는 보수작업을 실시했다. 또 13명의 학생들과 지도교수로 구성된 팀은 북경의 자금성 내 목재와 석재물의 보수공사를 마쳤으며 만리장성 부분 보수 책임도 맡았다. 피사탑’ 관리와 관찰에서부터 유물의 생물학적 실험, 건축물들을 페인트 낙서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특수 니스 연구까지 ICR이 담당하는 ‘분야는 광범위하다.
문화예술품 보수전문가 양성 학교는 문화재부에 소속된 4년제 국립교육기관이다. 입학을 원하는 지원자들 중 매년 공개시험을 통과한 18인의 학생이 채택된다. 지원자격은 18~30세 미만의 고등학교졸업자로 현장작업에 참가할 수 있는 건강한 신체소유자여야 하며 전과기록이 없어야 한다. 학생선발 시험은 3단계로 실행되면 각 단계에서 6/10점 이상을 얻은 후보자에게 만 다음 단계 시험이 허용된다. 1단계는 주어진 6시간 내에 후보자가 선택한 예술 작품을 그림으로 재현시키는 미술재능시험, 2단계는 보수과정과 기술을 응용해 실현시킨 보수작업 시험, 3단계는 영어, 미술사학과 예술작품의 재료와 기술에 관한 서술이다. 마지막 4단계는 외국인 학생을 위한 것으로 이탈리아어로의 구술시험이다.
학교 외부에서의 현장실습 시 따르는 신변사고위험을 고려해 모든 재학생들은 학교에서 규정한 보험을 가입해야 하며 정기적인 건강진단 의무도 따른다. 등록금은 없으며 입학시험결과 순서에 따라 장학금을 받을 수 있고 외부 현장작업 참여시 여행, 숙소, 식비가 환불된다.
ICR의 전공분야는 벽화, 캔버스 그림과 판화, 나무, 가죽, 종이 그림 복구가 있다. 또 철, 도자기, 유리, 유약, 금 수공, 상아, 뼈, 호박도 다루며 조각, 모자이크, 자연과 인공석재는 물론 직물 분야 복구도 배우게 된다. 수업은 이론과 실기를 병행하며 교육과목은 역사, 기술, 화학, 생물, 물리 및 관련법과 문서연구로 구성된다. 실기과목은 보수과정 실습, 이론의 과학실험, 보수작업장에서의 현장실습으로 이어진다.
첫 3년간은 모든 기본 이론을 배우게 되는 기간이며 학년말 시험을 통과해야 등반이 가능하다. 수업은 연간 588시간의 이론 교육과 860시간의 실습으로 구성된다. 4년이 되는 마지막 해 마스터과정으로 마치게 된다. 마스터과정은 보수 실기작업에 중점을 두고 280시간의 이론수업이 포함된 연간 988시간의 과정이다. 보수기술의 과학적 실험은 물론 논문 제출과 발표가 따른다. 2003~2005년 사이 발표된 우수졸업논문의 10편을 모은 책이 최근 출판 되었을 만큼 학생들의 연구 수준도 해당 분야 전문인들로부터 크게 인정받고 있다.
7년 전부터 ICR의 학장으로 재직 중인 미술 역사학자 마시모 보넬리 박사는 “이탈리아어를 완벽히 구사해야 하는데다 시험과목 중 하나인 보수기술은 이탈리아에서 미리 배우고 준비하지 않으면 통과하기가 어려워 외국인 학생이 적다”면서 “아프리카에서 온 손재주가 많은 학생들이 미래의 보수 전문가로써 잠재 능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유럽의 미학이나 미술사에 대해 충분한 지식을 소유하기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현재 ICR의 극소수 외국인 학생들은 프랑스 정도의 유럽출신이다. 대신 외국인 보수전문가나 외국 전문학교 재학생 중에서 특정한 과목을 이수하고자 하는 경우, 선정 규정을 통과하면 선택한 전공을 3개월간 공부할 수 있다.
이탈리아 전명숙 통신원
주: 문화예술품 전문보수작업이란?
부: 다시 튼튼히 만든다는 뜻…유지위한 ‘수리’아냐
부: 완벽한 작품이해, 과학적 접근, 전문가의 손기술
‘보수’라는 뜻의 ‘restauro’는 ‘restaurare’의 re(다시, 새로)와 staurare(튼튼하게 만들다)를 합친 말이다. 즉, 다시 단단하고 튼튼히 만드는 것을 의미 한다.
보수전문기술로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하는 이탈리아도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유럽에서는 18~19세기 ‘폼페이’와 ‘에르콜라나’의 유적지가 발견된 이후 고대 그리스와 이집트 문화 유적 보수에 대한 관심이 커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당시의 유적 보수 개념은 방식을 가리지 않고 유적이 쓰러지거나 더 파괴되지 않도록 막자는 일종의 ‘수리’를 통한 유지에만 머물렀다.
그 결과 초기 건축의 시대적 특징과 기술, 작품의 예술성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진 보수로 많은 돌이킬 수 없는 실수가 반복됐다. 과거 그림전문 보수가가 따로 없는 상황에서는 화가들이 보수를 담당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 화가들은 보수할 작품에 본인들이 그리고 싶은 데로 표현했다.
20세기 중반에야 과학적 기술의 도입으로 원작품에 대한 완벽한 재생과 예술적 가치의 보존을 위해 보수과정 이전에 작품과 저자의 전문적 연구가 선행됐다. 보수에 대한 현대적 개념의 탄생은 문화예술품 보수분야에 새로운 이론을 완성시켰다. 보넬리 ICR 학장은 “유적과 예술작품의 완벽한 이해, 과학기술과 이론을 동반하는 과학적 접근, 보수 전문인의 손기술 세 가지가 역사적, 예술적 유산들을 보호하고 보존하는 최상의 요소”라고 강조했다. 또 “이 같은 세 요소의 성공적인 실현을 위해서는 바로 문화재를 담당하는 ‘문화재 부’와 보수기술전문교육기관, 그리고 과학 분야에 공헌할 수 있는 대학과의 밀접한 상호협력만이 그 해결책이다”라고 덧붙였다.
이탈리아 전명숙 통신원
주: 보수전문국가 명맥 어떻게 이어지나
부: ICR에 대학학위 수여로 사칭 보수가와 구분
부: 소아틀리에 ‘보테가’ 중심으로 장인교육 활발
세계적으로도 인정받는 이탈리아 문화예술품 보수전문가들은 해외의 중요한 보수작업공사에 주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 프랑스 베르사이유궁전, 북경 자금성, 만리장성 등 이탈리아 보수전문가팀이 맡은 굵직굵직한 보수작업을 보면 이들이 얼마나 뛰어난 기술과 그에 버금가는 명성을 갖췄는지 알 수 있다.
이탈리아 정부는 보수전문국가로서의 명맥 유지를 위해 2년 전부터 국립보수전문학교(ICR) 졸업생을 대상으로 대학의 학위와 동등한 자격을 수여하는 것에 대해 연구 중이다. 이로써 몇 달 만에 획득하는 일부 보수전문가라는 사칭 직업인들과 구분이 가능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같은 전환을 용이하게 하기위해 ICR은 2년 전부터 신입생을 받지 않고 있으며 2009년 학기에 새로운 규정과 기준에 따른 개교가 새로이 이뤄질 계획이다. 향후 정식으로 공인 받는 보수전문가들은 정부 문화부재정의 예산부족으로 인한 문화관련 활동 감소에도 불구하고 최고의 전문직 중 하나로 인정받게 될 전망이다.
예술품 보수 관련업은 잠재성이 높은 시장이다. 특히 그림의 보수분야가 주문이 가장 많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에 민감하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건축 보수부문은 그림과 비교해 주문 건수가 적지만 시장은 안정적이다. 현재 이 분야 전문인들은 3만여명으로 그 중 80%가 여성이고 다수가 젊은층(32세 미만)이다. 그러나 1000여명만이 정부기관 소속의 문화재보수작업을 맡는 행운을 갖는다.
공식 교육기관을 거치치 않고 소규모의 아틀리에에서 이뤄지는 장인형 교육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로마에는 시내의 좁은 뒤 거리나 아니면 관광객으로 붐비는 상업거리를 지나다 보면 온갖 종류의 아틀리에가 많다. ‘보테가’라 불리는 이 작업실 겸 판매 또는 거래처는 이곳에서부터 직접 일을 배워가며 전문기술을 쌓는 과정이 흔히 이뤄진다. ‘케르메스’라는 보테가의 경우 6명의 보수전문가가 작업을 하고 있다. 전문가의 연령은 20대 초반에서 50대로 다양하다.
작업실을 연 크리스티나와 피에로는 각각 20년과 30년의 경력을 가진 전문가다. 크리스티나는 16세에 당시 로마 ICR의 교사로 있던 보수전문가 작업실에서 따로 실습을 하며 배운 기술을 계기로 예술품 보수전문가의 길에 들어섰다. 10년 전 현 작업장을 소유하게 됐고 고건축물의 보수를 위한 공사에 수시로 참가하며 개인소장 작품 보수도 하고 있다. 그녀는 “현재 6명이 함께 일을 하기에 충분할 만큼 주문이 있다”고 말했다.
함께 일하는 동료들의 일부는 대부분 사립 기관을 거쳐 단기 연수만을 받은 기술자들이지만 일을 통해 실질적 직업기술의 획득했다. 작업실에 찾아오는 구직자들은 실험기간을 거친 후 손기술과 직업에 대한 상식은 물론 공동작업에 필수적인 사회성과 성격을 평가 받는다.
한편, 조직적인 직업조합과 같은 보수전문인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문화유산 보존 기업도 있다. 밀라노에서 2004년 ‘오픈케어’라 불리는 예술유산의 보존과 가치부여 및 재정을 담당하는 전문기업이 첫 선을 보였다. 창업목적은 분산돼 있는 예술품보존 전문 직종을 한 곳에 모아 개인 소장품의 관리와 보수를 책임지고 담당하는 역할을 맞고자 하는 것이었다. 벽화와 그림, 실내 장식품, 재목가구, 카펫, 보석, 오래된 과학 실험 기구 등 다양한 대상의 보수를 담당하고 있다. ‘오픈케어’의 사업 성공으로 로마, 불로냐, 베네토, 파리 그리고 취리히에도 분점이 생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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