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수 칼럼]‘베이징올림픽’ 바로 보기

지역내일 2008-07-28
‘베이징올림픽’ 바로 보기
신영수 (베이징저널 발행인)

중국인들은 전통적으로 ‘8’이라는 숫자를 좋아한다. ‘부자가 된다’는 말과 발음이 유사하기 때문이다. 중국당국은 베이징(北京)올림픽 개막일을 날씨가 더운 계절의 8월 8일로 잡았다.
이처럼 13억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길일에 개막되는 베이징올림픽을 눈앞에 두고 안전 문제로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중국인들 이외의 사람들이 보기에 지나칠 정도의 안전보장 조치에 대해 여러 외국들로부터 비판 여론이 비등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베이징올림픽위원회는 ‘올림픽대회는 안전 확보가 전제조건’이라는 명분 아래 올림픽 개최 목표를 당초의 ‘최고의 올림픽’에서 ‘안전한 올림픽’으로 아예 바꾸어 버렸다. 이같은 변경은 요즘 중국정부가 표방하고 있는 ‘사람 본위(以人爲本)’의 통치이념과 일치한다는 것이 중국 언론의 해설이다.
사실, 올림픽 주최국인 중국으로서는 ‘안전제일’을 표방할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 중국이 지난 2001년 베이징올림픽 유치에 성공한 지 불과 2개월 뒤에 바로 ‘9·11’ 테러사태가 발생했다.

위협요인 많아 안전제일 표방
이 사태는 전 세계에 커다란 충격과 함께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중국으로서도 이때부터 올림픽 안전에 심혈을 기울이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올림픽 개최국은 전체 인류의 대제전인 올림픽의 안전보장을 책임져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중국이 지금 올림픽 사상 가장 엄격한 포괄적 안전조치를 취한 것은 이상할 게 없는 일이다. 얼마 전부터 외국인들에 대한 중국 입국비자 심사가 까다로워졌다. 특히 단기비자로 중국을 오가며 비즈니스를 하던 수많은 한국인들이 피해를 입게 됐다.
중국인들도 매우 불편해졌다. 얼마 전부터 베이징으로 향하는 자동차와 배의 티켓에 실명등록제가 실시되고 지하철 구내에서도 안전검사가 시행되고 있다. 베이징으로 진입하는 차량들에 대한 통제도 강화되고 있다. 베이징 공항에서는 2중으로 안전검사가 시행된다.
지난 2004년 아테네올림픽도 ‘9·11’ 사태의 영향으로 안전조치가 강화되면서 15억달러의 막대한 안전보장경비를 지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스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국토가 광대하고 정치·경제·사회·문화 환경이 복잡한 중국은 이보다 훨씬 많은 경비를 투입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지난 3월 라싸(拉薩)에서 발생한 폭력적 티베트(西藏) 독립운동과 최근 잇따라 적발된 것으로 보도된 신쟝위그르(新疆維吾爾) 자치구의 테러 관련 사건 등은 올림픽을 앞둔 중국정부에게 커다란 안전 위협요인들이 아닐 수 없다. 중국인들 스스로 베이징올림픽이 직면한 위협은 역대 어느 대회보다도 심각하다는 자체 평가를 내릴 정도다.
올림픽 개최는 중국인들의 꿈이다. 성공적인 올림픽 개최는 곧 중국인들의 꿈의 실현이다. 지난 7년간 공을 들이고 정성을 다해 준비해 온 올림픽이 훼손되는 사태는 중국으로서 무슨 수를 써서라도 예방해야 한다.
한국인들 가운데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불편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베이징에 거주하는 12만여명(유학생 포함)의 한국교민 가운데 최근 3만여 명이 귀국해 한국인들이 밀집해 사는 왕징(望京)과 우따오커우(五道口) 거리가 한산해졌다고 할 정도다.
그동안 중국당국은 한국인들에게 비자를 비교적 후하게 내준 편이었다. 비용만 내면 3개월짜리 방문비자를 받아 중국에 입국, 합법적으로 비자 연장을 해가면서 이곳에서 생활하고 비즈니스도 할 수 있었다.
그러다 올림픽이 임박해 안전조치가 강화되면서 비자 발급 요건이 까다로워졌고, 그나마 방문비자를 제한하고 관광비자를 주로 내주고 있다. 1개월짜리 관광비자로는 연장을 해봤자 3개월 이상의 중국 체류가 불가능하므로 비자 만료가 된 한국인들이 ‘일시 귀국’을 선택하고 있다.

이웃나라에서 불편 이해해야
중국은 이웃이다. 중국이 올림픽을 개최하는 마당에 우리가 다소 불편을 겪고 피해를 입더라도 이웃으로서 이를 이해하고 성공적인 올림픽을 기원하는 것이 우리의 도리일 것이다.
각종 경기장 건설을 포함해 무려 420억달러의 막대한 개최 비용을 들인 베이징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는 중국이 오랜 세월의 좌절과 시련을 딛고 떨쳐 일어서려는 ‘굴기’의 역사적 계기가 될 것임이 분명하다.
지금은 중국의 굴기가 갖는 엄청난 의미를 엄밀히 통찰하고 거기에 대처할 슬기를 가다듬는 일이 우리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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