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인 양성교육과 최고급 완성제품 수출로 승부
유럽의 전통 직업교육 시리즈를 시작합니다. 이 연재를 통해 유럽의 장인정신과 지역 전통의 명맥을 이어나가기 위한 교육제도를 집중 조명할 것입니다. 유럽의 국가들은 현악기, 모자이크, 향수, 시계 등 전통과 교육을 융합해 더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해 나가고 있습니다. 이들 사례를 통해 우리나라에서도 전통문화를 잇는 것이 가치 있게 평가되고 이에 대한 체계적 관심과 교육, 지원이 이뤄지길 기대해 봅니다. 편집자 주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있지만 스위스는 큰 타격을 받지 않고 있다. 스위스 연방 경제부 소속 대외경제본부(SECO)의 장-다니엘 제르베르 본부장은 지난 6일 “스위스가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경제라서 고유가의 부정적 효과가 크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또 “최종 가격 산정시 원료비의 비율은 다른 나라들에 비해 아주 작다”고 설명했다.
국토가 협소하고 수력 이외의 천연 자원이 거의 없는 스위스는 산업이 발달하기에 매우 불리한 환경을 갖고 있다. 그러나 올해 국가경쟁력 순위는 미국 싱가포르 홍콩에 이어 4위를 차지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튼튼한 경제 체제를 갖고 있으며 화학, 기계산업, 금융분야 등에서 세계를 선도하는 경제 강국이다. 올해 1인당 국민소득은 5만4374달러나 된다. 이는 근면한 국민성과 고도의 기술, 알프스의 관광자원, 발전된 금융산업 때문이다.
특히 스위스의 산업구조가 고부가가치 분야에 집중돼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스위스는 전형적인 경공업 위주의 산업구조를 갖고 있다. 과학기술 수준이 높고 자유무역주의를 택해 주변국가에서 원자재와 식량을 수입하고 기계 금속제품 등의 고도의 완성품을 수출한다.
스위스 산업계의 경영전략은 ‘최소의 범위’에서 ‘최고 기술’과 ‘최대 전문화’다. 스위스의 화학산업은 전문화된 과정을 거쳐 생산되는 제품만 3만개가 넘는다. 스위스 상품은 고품질이 보장되면 어떤 가격이라도 받아들이는 외국시장에 고가로 수출된다.
스위스의 발전전략은 자원이 빈약하고 무역을 통해 경제를 꾸려가고 있는 한국에 많은 시사점을 던져 주고 있다.
스위스의 금속공업 중 가장 유명한 것은 ‘시계’이다. 스위스 제네바에서 시계제조업이 시작된 배경에는 종교개혁을 이끈 캘빈의 신교가 있다. 신교는 검소함을 미덕으로 여기고 부의 과시를 배척하는 교리를 갖고 있다. 이런 영향으로 사치스런 장식품과 보석사용이 줄어들면서 기존의 금은세공 및 보석제조 장인들이 시계제조로 전업을 하면서 시계산업이 발전하게 됐다.
1601년 제네바에서 세계 최초로 ‘시계제조업자조합’이 결성됐으며 1685년 위그노라 불리던 프랑스 신교도들이 모국의 신교박해를 피해 제네바에 정착하면서 시계산업은 한 단계 도약했다. 이들은 탁월한 기술자들이었으며 자본동원력까지 갖춰 제네바의 시계제조업은 더욱 활성화될 수 있었다.
1700년대에 들어서 제네바에 밀집된 시계제조 장인들은 점차 쥐라산맥에 위치한 비엔, 라쇼드퐁, 그랑쥬, 르로클르 등의 도시로 작업장을 옮기면서 이들 도시가 스위스시계산업의 중심지로 발전했다.
◆시계산업의 원동력은 고급 기술자 = 우수한 기술자는 시계산업의 핵심 원동력이 됐다. 스위스는 1980년대 시계산업에 불황이 닥쳐 한때 시계제조사를 전공으로 선택하는 학생 수가 급감했다. 이후 관련업체는 물론이고 제네바와 베른주가 중심이 돼 전문교육체제를 재정비했다. 제조과정의 모든 단계에서 절대적으로 필요한 전문인의 교육과 취업보장에 바로 스위스시계산업의 미래가 달려있기 때문이다.
현재 스위스의 시계제조관련 기술자 교육은 크게 공장 내에서 수련공으로 전문교육과 훈련을 받는 도제형식과 직업학교로 나뉜다.
비엔나, 제네바, 포렁튀리, 르상티에 등 도시에서 시계제조사교육을 위한 직업학교가 운영되고 있다. 라쇼드퐁에는 기업소속 교육과정이 있다. 그 외에도 비엔나의 ‘바텐베르그퐁다시옹’은 신체장애자를 위한 시계전문기술자 교육기관으로 유명하다.
직업학교를 마치면 ‘CFC’(연방능력인증서)를 획득하게 된다. ‘CFC’로 스위스 및 해외에서 취업이 가능하며 제조기술직 전분야에 진출할 수 있다. 또 공장작업책임장이나 판매책임자로서 장래도 보장된다. 이어서 AS담당, 연구기술직, 개인 시계상을 열 수도 있고 고급제품전문 아틀리에에 취업길도 열려있다. 고급 기술자나 엔지니어가 되려고 할 경우 대학과정과 동등한 ‘HES’(특별고등교육학교)에 입학하게 된다. 시계전문기술인이 되고자 하는 일반인을 위해서도 야간교육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으며 185회의 수업이 필요한 간단 분야부터 총괄적인 훈련이 따르는 1045회의 수업도 있다.
◆고급시계 기술자 교육 별도로 마련 = 대표적인 시계전문기술자 교육기관인 제네바 ‘CEPTA’(종합기술·장인전문학교)의 교육과정은 공장생산담당전문가, 시계수리와 고시계 보수전문기술자, 고급시계 생산담당 다기능기술자 3가지로 구분된다.
시계산업내의 전문업이란 기계로 생산된 부품의 조립과 완성, 생산과정에서 정밀도 조사, 작업장감독, 품질관리, 조립, 방수효과, 충격실험 등의 기술과 제조관리를 책임지게 되는 전문가이다. 이들은 새제품개발을 위해 다른 기술자들과 공동작업도 추진하게 된다. 시계수리와 보존관리는 고장난 부분을 찾아내는 수리전문과 시계내부의 기계를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일도 주된 활동이다. 또 구할 수없는 부품을 손수 제작 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해야 하며 필요에 따라 모든 종류의 시계를 분해하고 재조립을 하게 된다.
다기능 시계제조기술자교육은 고급시계생산에서 주로 활동하게 되는 직업분야다. 이들은 시계 내부기계의 부속품 정밀조립과 수정과 완성에 필요한 전 과정을 통합관리 한다. 고가의 시계제품은 많은 특수 기능을 포함할 뿐 아니라 귀금속을 시계내부와 외부제작에 이용하기 때문에 특수한 기술과 훈련이 별도로 요구된다.
15세에 입학이 가능하며 전공에 따라 3~4년 과정으로 이어진다. 일과 공부를 겸하는 학생일 경우 공장에서 실습과 학교에서의 이론수업을 병행하게 된다. 이론수업에는 직업에 관련된 일반상식과 역사, 시간측정, 시계종류, 시계제조 재료, 기계학, 산업미술, 전자기술, 수학이 포함된다.
스위스의 전형적 시계제조사로 지난 50여 년을 시계제조에 매달려왔던 ‘라쇼드퐁’의 미쉘 디티스하임씨는 15세에 기술전문고등학교인 ‘테크니콤’에 들어가 5년 반의 시계제조사 과정을 밟았다. 그는 “당시 시계전문제조업 교육반에는 다섯 가지의 전공반으로 나눠져 있었다. 그 중 내가 선택한 전공은 주어진 기본 재료만을 가지고 나사부터 몸체까지 완전히 수공으로 제조해 완제품 시계를 만들어내야 하는 다기능 기술자반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학업을 마칠 무렵엔 항해에 사용되는 시계를 만들어낼 수 있어야 했다”고 회상했다.
시계제조과정과 작업들은 대부분의 시간을 앉아 보내기 때문에 부동식 작업에 적응할 수 있는 성격과 체질이 도움이 된다.
이탈리아 전명숙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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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전통 직업교육 시리즈를 시작합니다. 이 연재를 통해 유럽의 장인정신과 지역 전통의 명맥을 이어나가기 위한 교육제도를 집중 조명할 것입니다. 유럽의 국가들은 현악기, 모자이크, 향수, 시계 등 전통과 교육을 융합해 더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해 나가고 있습니다. 이들 사례를 통해 우리나라에서도 전통문화를 잇는 것이 가치 있게 평가되고 이에 대한 체계적 관심과 교육, 지원이 이뤄지길 기대해 봅니다. 편집자 주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있지만 스위스는 큰 타격을 받지 않고 있다. 스위스 연방 경제부 소속 대외경제본부(SECO)의 장-다니엘 제르베르 본부장은 지난 6일 “스위스가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경제라서 고유가의 부정적 효과가 크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또 “최종 가격 산정시 원료비의 비율은 다른 나라들에 비해 아주 작다”고 설명했다.
국토가 협소하고 수력 이외의 천연 자원이 거의 없는 스위스는 산업이 발달하기에 매우 불리한 환경을 갖고 있다. 그러나 올해 국가경쟁력 순위는 미국 싱가포르 홍콩에 이어 4위를 차지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튼튼한 경제 체제를 갖고 있으며 화학, 기계산업, 금융분야 등에서 세계를 선도하는 경제 강국이다. 올해 1인당 국민소득은 5만4374달러나 된다. 이는 근면한 국민성과 고도의 기술, 알프스의 관광자원, 발전된 금융산업 때문이다.
특히 스위스의 산업구조가 고부가가치 분야에 집중돼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스위스는 전형적인 경공업 위주의 산업구조를 갖고 있다. 과학기술 수준이 높고 자유무역주의를 택해 주변국가에서 원자재와 식량을 수입하고 기계 금속제품 등의 고도의 완성품을 수출한다.
스위스 산업계의 경영전략은 ‘최소의 범위’에서 ‘최고 기술’과 ‘최대 전문화’다. 스위스의 화학산업은 전문화된 과정을 거쳐 생산되는 제품만 3만개가 넘는다. 스위스 상품은 고품질이 보장되면 어떤 가격이라도 받아들이는 외국시장에 고가로 수출된다.
스위스의 발전전략은 자원이 빈약하고 무역을 통해 경제를 꾸려가고 있는 한국에 많은 시사점을 던져 주고 있다.
스위스의 금속공업 중 가장 유명한 것은 ‘시계’이다. 스위스 제네바에서 시계제조업이 시작된 배경에는 종교개혁을 이끈 캘빈의 신교가 있다. 신교는 검소함을 미덕으로 여기고 부의 과시를 배척하는 교리를 갖고 있다. 이런 영향으로 사치스런 장식품과 보석사용이 줄어들면서 기존의 금은세공 및 보석제조 장인들이 시계제조로 전업을 하면서 시계산업이 발전하게 됐다.
1601년 제네바에서 세계 최초로 ‘시계제조업자조합’이 결성됐으며 1685년 위그노라 불리던 프랑스 신교도들이 모국의 신교박해를 피해 제네바에 정착하면서 시계산업은 한 단계 도약했다. 이들은 탁월한 기술자들이었으며 자본동원력까지 갖춰 제네바의 시계제조업은 더욱 활성화될 수 있었다.
1700년대에 들어서 제네바에 밀집된 시계제조 장인들은 점차 쥐라산맥에 위치한 비엔, 라쇼드퐁, 그랑쥬, 르로클르 등의 도시로 작업장을 옮기면서 이들 도시가 스위스시계산업의 중심지로 발전했다.
◆시계산업의 원동력은 고급 기술자 = 우수한 기술자는 시계산업의 핵심 원동력이 됐다. 스위스는 1980년대 시계산업에 불황이 닥쳐 한때 시계제조사를 전공으로 선택하는 학생 수가 급감했다. 이후 관련업체는 물론이고 제네바와 베른주가 중심이 돼 전문교육체제를 재정비했다. 제조과정의 모든 단계에서 절대적으로 필요한 전문인의 교육과 취업보장에 바로 스위스시계산업의 미래가 달려있기 때문이다.
현재 스위스의 시계제조관련 기술자 교육은 크게 공장 내에서 수련공으로 전문교육과 훈련을 받는 도제형식과 직업학교로 나뉜다.
비엔나, 제네바, 포렁튀리, 르상티에 등 도시에서 시계제조사교육을 위한 직업학교가 운영되고 있다. 라쇼드퐁에는 기업소속 교육과정이 있다. 그 외에도 비엔나의 ‘바텐베르그퐁다시옹’은 신체장애자를 위한 시계전문기술자 교육기관으로 유명하다.
직업학교를 마치면 ‘CFC’(연방능력인증서)를 획득하게 된다. ‘CFC’로 스위스 및 해외에서 취업이 가능하며 제조기술직 전분야에 진출할 수 있다. 또 공장작업책임장이나 판매책임자로서 장래도 보장된다. 이어서 AS담당, 연구기술직, 개인 시계상을 열 수도 있고 고급제품전문 아틀리에에 취업길도 열려있다. 고급 기술자나 엔지니어가 되려고 할 경우 대학과정과 동등한 ‘HES’(특별고등교육학교)에 입학하게 된다. 시계전문기술인이 되고자 하는 일반인을 위해서도 야간교육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으며 185회의 수업이 필요한 간단 분야부터 총괄적인 훈련이 따르는 1045회의 수업도 있다.
◆고급시계 기술자 교육 별도로 마련 = 대표적인 시계전문기술자 교육기관인 제네바 ‘CEPTA’(종합기술·장인전문학교)의 교육과정은 공장생산담당전문가, 시계수리와 고시계 보수전문기술자, 고급시계 생산담당 다기능기술자 3가지로 구분된다.
시계산업내의 전문업이란 기계로 생산된 부품의 조립과 완성, 생산과정에서 정밀도 조사, 작업장감독, 품질관리, 조립, 방수효과, 충격실험 등의 기술과 제조관리를 책임지게 되는 전문가이다. 이들은 새제품개발을 위해 다른 기술자들과 공동작업도 추진하게 된다. 시계수리와 보존관리는 고장난 부분을 찾아내는 수리전문과 시계내부의 기계를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일도 주된 활동이다. 또 구할 수없는 부품을 손수 제작 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해야 하며 필요에 따라 모든 종류의 시계를 분해하고 재조립을 하게 된다.
다기능 시계제조기술자교육은 고급시계생산에서 주로 활동하게 되는 직업분야다. 이들은 시계 내부기계의 부속품 정밀조립과 수정과 완성에 필요한 전 과정을 통합관리 한다. 고가의 시계제품은 많은 특수 기능을 포함할 뿐 아니라 귀금속을 시계내부와 외부제작에 이용하기 때문에 특수한 기술과 훈련이 별도로 요구된다.
15세에 입학이 가능하며 전공에 따라 3~4년 과정으로 이어진다. 일과 공부를 겸하는 학생일 경우 공장에서 실습과 학교에서의 이론수업을 병행하게 된다. 이론수업에는 직업에 관련된 일반상식과 역사, 시간측정, 시계종류, 시계제조 재료, 기계학, 산업미술, 전자기술, 수학이 포함된다.
스위스의 전형적 시계제조사로 지난 50여 년을 시계제조에 매달려왔던 ‘라쇼드퐁’의 미쉘 디티스하임씨는 15세에 기술전문고등학교인 ‘테크니콤’에 들어가 5년 반의 시계제조사 과정을 밟았다. 그는 “당시 시계전문제조업 교육반에는 다섯 가지의 전공반으로 나눠져 있었다. 그 중 내가 선택한 전공은 주어진 기본 재료만을 가지고 나사부터 몸체까지 완전히 수공으로 제조해 완제품 시계를 만들어내야 하는 다기능 기술자반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학업을 마칠 무렵엔 항해에 사용되는 시계를 만들어낼 수 있어야 했다”고 회상했다.
시계제조과정과 작업들은 대부분의 시간을 앉아 보내기 때문에 부동식 작업에 적응할 수 있는 성격과 체질이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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