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주 등 업무방해 혐의… 조·중·동 110억원 광고 피해
소비자운동 형사처벌 사례없어… 법원 영장발부 여부 관심
검찰이 인터넷을 통한 조선 중앙 동아일보 광고 중단 운동을 벌인 네티즌에 대해 업무방해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소비자 운동에 대한 국내외 처벌 사례가 없어 법원의 영장 발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인터넷 신뢰저해사범 전담수사팀(팀장 구본진 첨단범죄수사부장)은 19일 포털 다음의 카페 ‘조·중·동 폐간 국민캠페인’ 개설자 이 모(39)씨 등 6명이 조선·중앙·동아일보에 피해를 주고 광고를 낸 업체들의 업무를 방해했다며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들은 조선·중앙·동아일보에 광고를 낸 기업 이름과 전화번호 등을 ‘오늘의 숙제’ 라는 이름으로 카페 게시판에 올려 네티즌들로 하여금 해당 기업에 항의 전화를 하도록 유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네티즌들의 광고 중단 압박으로 조선·중앙·동아일보에 6-7월간 110억원의 매출 감소 피해를 주고 통신판매·여행·아파트 분양·병원 등 10여개 광고주에게도 수억원의 매출 피해를 준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네티즌들로 하여금 광고주들에게 집단적으로 전화를 하는 등 광고 중단 압박 행위를 독려하고 선동한 것은 형법상 업무방해죄에 해당된다”며 “피해가 클 뿐만 아니라 죄질이 나쁘고 재범의 우려가 있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소비자 운동을 벌인 단체나 개인에 대해 형사처벌을 한 사례가 없어 과연 법원이 영장을 발부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검찰은 2차 보이콧(불매운동)를 금지하고 있는 것이 세계적 추세로 미국에서는 노조가 노사관계를 유리하게 끌어가기 위해 회사와 관련 있는 제3의 업체에 압박을 가하는 행위를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회적 약자인 근로자에게 유리한 노사관계법에서도 금지하고 있는데, 상대적으로 여건이 나은 시민사회에서 2차 보이콧은 더 더욱 금지되는 게 법리적으로 맞다는 주장이다.
검찰 관계자는 “미국에서는 기본권 침해가 명백하고 비폭력을 전제로 예외적인 경우에 한해 2차 보이콧을 인정하고 있다”며 “하루에 1000여통의 전화를 걸어 욕설을 하고 협박을 한 행위는 집단적 위력을 행사한 것으로 건전한 소비자 운동을 넘어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형사처벌의 사례가 없다는 것이 부담이다. 미국의 2차 불매운동을 금지한 태프트-하틀리법은 소비자들의 행위를 규제하지는 않는다. 독일과 프랑스에서도 민사에 관한 판례만 있을 뿐이다. 또 네티즌들이 전화를 건 10여개 광고주 업체들의 피해가 크지 않다는 것도 논란거리다. 250여개 업체 가운데 고소장을 제출한 곳이 몇 곳에 지나지 않았고 피해를 본 10여개 업체들도 매출 손해액이 수억원 밖에 안된다. 통신 판매에 의존하는 업체의 매출 감소치고는 너무 미미한 것이다.
도주나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는 것도 구속영장 청구에 의문점을 갖게 한다. 카페 개설자 이 모씨를 포함한 6명은 모두 자영업을 하고 있거나 기업체에 근무하는 회사원들로 그동안 수사에 성실히 임해왔기 때문에 도주나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어 굳이 무더기 영장청구를 해야 할 필요성이 없다는 것이 변호인측 주장이다.
김정웅 변호사는 “노조가 회사 업무를 방해해 영장을 청구한 적은 있지만 소비자 운동은 그 사례를 찾아볼 수 없다”며 “특히 거주지가 일정해 도주 우려도 없는 네티즌들에 대해 영장을 청구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영장실질심사는 21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선상원 기자 w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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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운동 형사처벌 사례없어… 법원 영장발부 여부 관심
검찰이 인터넷을 통한 조선 중앙 동아일보 광고 중단 운동을 벌인 네티즌에 대해 업무방해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소비자 운동에 대한 국내외 처벌 사례가 없어 법원의 영장 발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인터넷 신뢰저해사범 전담수사팀(팀장 구본진 첨단범죄수사부장)은 19일 포털 다음의 카페 ‘조·중·동 폐간 국민캠페인’ 개설자 이 모(39)씨 등 6명이 조선·중앙·동아일보에 피해를 주고 광고를 낸 업체들의 업무를 방해했다며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들은 조선·중앙·동아일보에 광고를 낸 기업 이름과 전화번호 등을 ‘오늘의 숙제’ 라는 이름으로 카페 게시판에 올려 네티즌들로 하여금 해당 기업에 항의 전화를 하도록 유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네티즌들의 광고 중단 압박으로 조선·중앙·동아일보에 6-7월간 110억원의 매출 감소 피해를 주고 통신판매·여행·아파트 분양·병원 등 10여개 광고주에게도 수억원의 매출 피해를 준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네티즌들로 하여금 광고주들에게 집단적으로 전화를 하는 등 광고 중단 압박 행위를 독려하고 선동한 것은 형법상 업무방해죄에 해당된다”며 “피해가 클 뿐만 아니라 죄질이 나쁘고 재범의 우려가 있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소비자 운동을 벌인 단체나 개인에 대해 형사처벌을 한 사례가 없어 과연 법원이 영장을 발부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검찰은 2차 보이콧(불매운동)를 금지하고 있는 것이 세계적 추세로 미국에서는 노조가 노사관계를 유리하게 끌어가기 위해 회사와 관련 있는 제3의 업체에 압박을 가하는 행위를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회적 약자인 근로자에게 유리한 노사관계법에서도 금지하고 있는데, 상대적으로 여건이 나은 시민사회에서 2차 보이콧은 더 더욱 금지되는 게 법리적으로 맞다는 주장이다.
검찰 관계자는 “미국에서는 기본권 침해가 명백하고 비폭력을 전제로 예외적인 경우에 한해 2차 보이콧을 인정하고 있다”며 “하루에 1000여통의 전화를 걸어 욕설을 하고 협박을 한 행위는 집단적 위력을 행사한 것으로 건전한 소비자 운동을 넘어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형사처벌의 사례가 없다는 것이 부담이다. 미국의 2차 불매운동을 금지한 태프트-하틀리법은 소비자들의 행위를 규제하지는 않는다. 독일과 프랑스에서도 민사에 관한 판례만 있을 뿐이다. 또 네티즌들이 전화를 건 10여개 광고주 업체들의 피해가 크지 않다는 것도 논란거리다. 250여개 업체 가운데 고소장을 제출한 곳이 몇 곳에 지나지 않았고 피해를 본 10여개 업체들도 매출 손해액이 수억원 밖에 안된다. 통신 판매에 의존하는 업체의 매출 감소치고는 너무 미미한 것이다.
도주나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는 것도 구속영장 청구에 의문점을 갖게 한다. 카페 개설자 이 모씨를 포함한 6명은 모두 자영업을 하고 있거나 기업체에 근무하는 회사원들로 그동안 수사에 성실히 임해왔기 때문에 도주나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어 굳이 무더기 영장청구를 해야 할 필요성이 없다는 것이 변호인측 주장이다.
김정웅 변호사는 “노조가 회사 업무를 방해해 영장을 청구한 적은 있지만 소비자 운동은 그 사례를 찾아볼 수 없다”며 “특히 거주지가 일정해 도주 우려도 없는 네티즌들에 대해 영장을 청구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영장실질심사는 21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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