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위장’ 여간첩 적발

지역내일 2008-08-28
원정화 포함 3명 구속 … 2001년 국내 잠입 7년간 활동
주요 임무는 수행하지 못해 … 탈북자 간첩과 행태 비슷

2006년 국적 세탁 후 3국을 경유해 국내로 침투한 정경학 직파간첩 사건에 이어 또 다시 탈북자로 위장해 활동해온 여성 간첩이 검거됐다.
수원지검과 경기경찰청, 군군기무사령부, 국정원경기지부로 구성된 합동수사본부는 27일 서울중앙지검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 국가안전보위부 공작원 원정화(여·34)와 양아버지 김 모(63)씨를 간첩죄로 구속하고 황 모(26) 중위를 불고지 및 간첩방조죄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원정화가 공작원의 길에 들어선 것은 15세 때인 89년부터다. 원정화는 89년부터 92년까지 특수부대 남파공작 훈련을 받는 중 부상을 당해 제대한 뒤 절도 등을 일삼으며 교화소(교도소)를 6년간 드나들었다. 그러다 98년 어려운 친구를 돕겠다며 아연 5톤을 훔쳤다. 당시 북한에서는 아연 1kg을 훔쳐도 총살형에 처해졌다. 가까스로 친척의 도움으로 사건을 무마한 원정화는 대신 국가안전보위부의 공작원이 된다.

◆장교와 교제, 군사기밀 탐지 = 1998년 12월 기본교육을 받고 중국 연길 등에서 탈북자와 남한 사업가 등 100여명을 납치하는데 관여하고 2000년 9월에는 남한 침투 지시를 받고 조선족으로 신분을 세탁, 최 모씨와 결혼해 2001년 10월 국내 잠입에 성공한다.
원정화는 2개월 동안 경기 북부지역 미군기지 6곳을 촬영해 북한에 넘긴 뒤 11월 국정원에 탈북자로 허위 자수해 위장 탈북자로서의 간첩 활동을 본격적으로 펼친다.
탈북자로 합법적 신분이 된 원정화는 경기도 군포에 정선무역을 설립, 수산물 무역 등을 하면서 중국을 자유롭게 오가며 국내 상황을 재중 보위부에 보고하고 각종 지령을 받았다.
대북정보요원의 활동내역 파악 및 살해, 정보기관과 연계된 사업가 포섭, 군부대와 국정원 등 국가주요시설 위치파악, 군 장교 포섭 및 중국 유인 등이 그녀에게 주어진 임무였다.
이를 위해 원정화는 2005년 9월 결혼정보업체를 통해 소개받은 김 모 소령 등 3명과 교제하며 군사기밀을 빼내려 했고 탈북자단체 간부 등을 통해 황장엽씨의 거주지 파악을 시도했다. 또 대북정보요원 2명에 대해 살해를 기도하고 2006년 9월부터는 안보강연을 하면서 만난 황 중위와 사귀며 탈북자 출신 강사 정보를 제공받아 넘겼다.
원정화는 여성 탈북자의 위치를 파악하려 3차례나 일본을 다녀오고 중국을 14차례, 북한을 3차례나 드나들며 대북무역을 통해 공작금을 자체 조달했다.

◆고전적인 간첩과는 많이 달라 = 7년 동안 암약해온 간첩치고는 활동한 게 눈에 띄는 정도라 여러 가지 의문점을 낳고 있다. 남파 간첩 양성기관인 조선노동당 통일전선부, 대외연락부 등과 다른 방첩기구인 국가안전보위부가 관여한 일이라고 하지만 이해되지 않는 게 한 두가지가 아니다. 우선 기존 간첩과는 달리 무전기나 난수표가 아닌 휴대 전화와 인터넷을 사용하고 공개적으로 활동하는 등 고전적인 간첩과는 다른 형태를 보였다.
또 원정화가 재중 보위부에 보고했다는 군사정보는 기밀이 아닌 관리요망 수준의 정보에 지나지 않았다. 부대 위치나 군장교 인적사항, 하나원 동기 명단 등이 전부였다.
정경학 간첩과 비교하면 치열성(?)은 아예 없다. 김일성정치군사대학 공작반을 수료한 정경학은 93년부터 2006년까지 태국과 중국, 필리핀 등지에 머물면서 국적을 세탁, 4차례에 걸쳐 국내에 잠입해 주요 군사기지와 시설에 대한 정보를 수집했다. 국적 세탁에 보통 2~3년이 걸렸다.
합법적 신분을 쉽게 얻어서인지 원정화는 대북정보요원 위해나 군장교 포섭 및 유인, 주요 탈북자 거주지 파악 등의 주요 임무를 수행하지 못했다. 2002년 아이를 출산하고는 2005년까지는 활동 또한 거의 없었다.
합수부는 “기존 간첩 사건과 비교해서 탐지한 군사기밀이 떨어지지 않는다”며 “우리가 봤을 때는 별것 아닌 사실도 북한의 입장에서는 중요한 정보”라고 설명했다.
선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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