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청과 소통
임내현 (변호사)
지난 달 신정부 출범 6개월에 즈음하여 실시된 한국갤럽의 여론조사에서 가장 많은 주문사항은 국민의 의견을 잘 들어달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필자는 근래 적극적인 사회 활동을 벌이려는 뜻을 보이는 과정에서 주위로부터 남의 말을 경청하라는 조언을 몇 차례 받게 되었다. 내가 사람들과 만날 때 비전을 제시한다는 것이 대화의 많은 부분을 차지한 데 기인한 것이라 생각된다.
광주고등검찰청 검사장 재직시 법무연수원에 친절교육 강사로 갔다 온 소속부장검사로 하여금 우리 청에서 강의를 하게 하였다. 그 요지는 “ 검찰인으로 가장 중요한 친절은 잘 들어주는 것인데 상당 수가 묻는 말에만 대답하라고 사건관계인의 말을 중간에서 끊어버림으로써 친절에 위배될 뿐만 아니라 사건의 진상을 밝히는데도 지장이 있다”는 것이었다. 검찰인은 물론 경찰등 수사기관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크게 참고가 되는 내용이었다.
이처럼 관계인의 말을 중간에서 제지하는 사례들은 법관이나 의사등 수 많은 사람들의 말을 들어야하는 직업인들에 관하여 공통적인 이야기이지만 다른 분야에도 대다수 사람들이 상대방의 말을 귀담아듣지 못한다고 한다. 심리학 박사 이민규씨는 다음과 같은 이유를 들고 있다. 첫째 귀를 기울이기 위해서는 많은 에너지와 집중력을 투자해야 하며 둘째 말을 많이 해야 인정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여 자기가 할 말을 생각하는데 급급하며 셋째 상대를 잘 파악하고 있으므로 듣지 않고도 무슨 말이 나올 줄 잘 알고 있다는 선입견이 있으며 넷째 경청하는 것을 배울 기회가 없다는 것이다.
사건관계인 말 중간에서 제지
내 자신의 경우에도 예외는 아닌 것 같아 참고가 될까하여 며칠 전 시내 책방에 들려 ‘경청’이라는 책을 샀다. 마침 어느 일간지에 광고되었던 ‘워렌버핏처럼 돈을 벌고 반기문처럼 성공하라’는 책이 눈에 띠기에 함께 사서 읽어 보았는데 뜻밖에 이 책에서도 경청의 중요성을 매우 강조해서 인상깊었다. 그러니까 후자의 책 서두에 자신의 발전 또는 성공 가능성에 대한 진단성 질문으로 40가지가 열거되었는데 맨 먼저 나온 것이 “말을 하기보다는 경청하는 쪽인가”였다.
조신영, 박현찬 공저의 ‘경청’이라는 제목의 책은 철학적 수필일 것이라는 원래의 짐작과는 달리 소설이었는데 그 골자는 다음과 같다.
이토벤이라는 주인공은 가정에서나 직장에서 남의 말을 잘 듣지 않는 독선적인 사람이었다. 악기를 제조하는 그의 회사가 가격경쟁력 때문에 구조조정 후 중국으로 이전함에 따라 퇴사하는 대신 대리점을 땄으나 청각신경에 악성 종양이 생겨 수개월 밖에 살 수 없다는 진단을 받는다. 발달장애이지만 바이얼린 연주에 소질이 있는 아들에게 직접 바이얼린을 만들어 주려고 국내에 남아있는 수제품제작 3팀에 간청하여 제작법을 배운다. 청력이 떨어지면서 독순술 즉 입술모양을 읽는 기술을 익힌다. 우선 표정, 눈빛 등 바디랭귀지를 잘 파악하되 궁극적으로는 마음을 읽어야 한다는 것을 배운다. 사람들은 많은 말을 하나 속 마음을 제대로 털어놓지 않으므로 마음을 텅 비워 상대방과 대화할 준비를 하여야 진실의 목소리를 듣게 된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런데 3팀은 기술력은 있으나 성격적으로 문제가 있던 사람들로 구성되어 하나같이 서로에게 귀 기울여 주지 않아 소통의 문제가 심각했다.
이토벤은 팀원과의 대화를 한 사람씩 시도하였다. 구체적이고 짧은 칭찬을 곁들인 질문이 마음의 문을 열 수 있다는 조언을 실천한 결과 조금씩 대화가 진전되었다. 이토벤과 팀원 한사람 간의 소통에서 나아가 팀원 서로간에 귀 기울이기 시작하여 마음의 소리를 듣게 되고 그 소리가 공명을 이루어 아름다운 하모니가 되자 모든 팀 중 가장 좋은 작품을 내어 회사 관계자들을 놀라게 한다.
가장 귀중한 생활습관
나는 이 소설을 읽고 내 자신 경청의 자세가 부족했다는 반성을 하게 되었다. 결혼 후 아이들이 어렸을 때 경청하는 습관을 갖지 못해 가족들과 대화가 빈곤했지 않은가 하는 아쉬움이 있다. 앞으로 의식적인 경청 훈련을 해야겠다고 다짐해본다. 경청은 원만한 가정생활과 직장생활 및 사회생활을 통해 자신의 발전과 가정의 행복 및 화합하는 사회건설에 기여하는 귀중한 생활습관이다. 또한 국가지도자가 국민과의 소통 속에 나라를 제대로 다스리는데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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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내현 (변호사)
지난 달 신정부 출범 6개월에 즈음하여 실시된 한국갤럽의 여론조사에서 가장 많은 주문사항은 국민의 의견을 잘 들어달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필자는 근래 적극적인 사회 활동을 벌이려는 뜻을 보이는 과정에서 주위로부터 남의 말을 경청하라는 조언을 몇 차례 받게 되었다. 내가 사람들과 만날 때 비전을 제시한다는 것이 대화의 많은 부분을 차지한 데 기인한 것이라 생각된다.
광주고등검찰청 검사장 재직시 법무연수원에 친절교육 강사로 갔다 온 소속부장검사로 하여금 우리 청에서 강의를 하게 하였다. 그 요지는 “ 검찰인으로 가장 중요한 친절은 잘 들어주는 것인데 상당 수가 묻는 말에만 대답하라고 사건관계인의 말을 중간에서 끊어버림으로써 친절에 위배될 뿐만 아니라 사건의 진상을 밝히는데도 지장이 있다”는 것이었다. 검찰인은 물론 경찰등 수사기관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크게 참고가 되는 내용이었다.
이처럼 관계인의 말을 중간에서 제지하는 사례들은 법관이나 의사등 수 많은 사람들의 말을 들어야하는 직업인들에 관하여 공통적인 이야기이지만 다른 분야에도 대다수 사람들이 상대방의 말을 귀담아듣지 못한다고 한다. 심리학 박사 이민규씨는 다음과 같은 이유를 들고 있다. 첫째 귀를 기울이기 위해서는 많은 에너지와 집중력을 투자해야 하며 둘째 말을 많이 해야 인정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여 자기가 할 말을 생각하는데 급급하며 셋째 상대를 잘 파악하고 있으므로 듣지 않고도 무슨 말이 나올 줄 잘 알고 있다는 선입견이 있으며 넷째 경청하는 것을 배울 기회가 없다는 것이다.
사건관계인 말 중간에서 제지
내 자신의 경우에도 예외는 아닌 것 같아 참고가 될까하여 며칠 전 시내 책방에 들려 ‘경청’이라는 책을 샀다. 마침 어느 일간지에 광고되었던 ‘워렌버핏처럼 돈을 벌고 반기문처럼 성공하라’는 책이 눈에 띠기에 함께 사서 읽어 보았는데 뜻밖에 이 책에서도 경청의 중요성을 매우 강조해서 인상깊었다. 그러니까 후자의 책 서두에 자신의 발전 또는 성공 가능성에 대한 진단성 질문으로 40가지가 열거되었는데 맨 먼저 나온 것이 “말을 하기보다는 경청하는 쪽인가”였다.
조신영, 박현찬 공저의 ‘경청’이라는 제목의 책은 철학적 수필일 것이라는 원래의 짐작과는 달리 소설이었는데 그 골자는 다음과 같다.
이토벤이라는 주인공은 가정에서나 직장에서 남의 말을 잘 듣지 않는 독선적인 사람이었다. 악기를 제조하는 그의 회사가 가격경쟁력 때문에 구조조정 후 중국으로 이전함에 따라 퇴사하는 대신 대리점을 땄으나 청각신경에 악성 종양이 생겨 수개월 밖에 살 수 없다는 진단을 받는다. 발달장애이지만 바이얼린 연주에 소질이 있는 아들에게 직접 바이얼린을 만들어 주려고 국내에 남아있는 수제품제작 3팀에 간청하여 제작법을 배운다. 청력이 떨어지면서 독순술 즉 입술모양을 읽는 기술을 익힌다. 우선 표정, 눈빛 등 바디랭귀지를 잘 파악하되 궁극적으로는 마음을 읽어야 한다는 것을 배운다. 사람들은 많은 말을 하나 속 마음을 제대로 털어놓지 않으므로 마음을 텅 비워 상대방과 대화할 준비를 하여야 진실의 목소리를 듣게 된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런데 3팀은 기술력은 있으나 성격적으로 문제가 있던 사람들로 구성되어 하나같이 서로에게 귀 기울여 주지 않아 소통의 문제가 심각했다.
이토벤은 팀원과의 대화를 한 사람씩 시도하였다. 구체적이고 짧은 칭찬을 곁들인 질문이 마음의 문을 열 수 있다는 조언을 실천한 결과 조금씩 대화가 진전되었다. 이토벤과 팀원 한사람 간의 소통에서 나아가 팀원 서로간에 귀 기울이기 시작하여 마음의 소리를 듣게 되고 그 소리가 공명을 이루어 아름다운 하모니가 되자 모든 팀 중 가장 좋은 작품을 내어 회사 관계자들을 놀라게 한다.
가장 귀중한 생활습관
나는 이 소설을 읽고 내 자신 경청의 자세가 부족했다는 반성을 하게 되었다. 결혼 후 아이들이 어렸을 때 경청하는 습관을 갖지 못해 가족들과 대화가 빈곤했지 않은가 하는 아쉬움이 있다. 앞으로 의식적인 경청 훈련을 해야겠다고 다짐해본다. 경청은 원만한 가정생활과 직장생활 및 사회생활을 통해 자신의 발전과 가정의 행복 및 화합하는 사회건설에 기여하는 귀중한 생활습관이다. 또한 국가지도자가 국민과의 소통 속에 나라를 제대로 다스리는데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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