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교과서까지 정권 코드 맞추기를 시도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재계와 보수단체에 이어 일부 시도교육감까지 코드 맞추기에 나서고 있어 학교가 이념 논쟁의 장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시·도교육감들이 ‘이념편향 역사교과서 선정을 막겠다’며 교과서 선정에 개입을 선언한 것을 사실상 이명박 정부와 코드가 맞지 않은 교과서를 퇴출시키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또 ‘편향된 뉴라이트계열 단체와 재계가 제기해온 주장과 맥락을 같이 하고 있어 교육의 고유 영역을 스스로 무너트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현 정부 출범 이후 역사교과서를 둘러싼 논쟁을 처음 제기한 것은 뉴라이트 계열인 교과서 포럼이다. 이 단체는 지난 3월 ‘대안교과서 한국근현대사’를 발간하고 교과서를 둘러싼 이념 논쟁을 제기했다. 이어 대한상공회의소도 역사·경제·사회 교과서 수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런 요구가 나오자 교과부는 장관이 나서 역사교과서 좌편향 발언을 하고 ‘교과용 도서 수정·보완체제 개선 방안’을 마련하는 등 논란을 주도해왔다. 교육계에서는 교과부가 나서 코드에 맞지 않은 특정 교과서를 퇴출시키고 나머지 교과서를 보다 입맛에 맞게 수정하려 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일부에서는 시도교육감들의 움직임도 사실상 교과부가 배후에서 주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민족문제연구소 신명식 기획이사는 “뉴라이트 진영은 근대화과정에서 일본의 역할과 기여를 강조하는 등 일본 제국주의의 수탈·침략을 정당화하는 역사관을 가졌다”며 “이런 역사관을 바탕으로 한 주장은 국민정서와 맞지 않을 뿐 아니라 교사·학부모를 설득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등학교 2~3학년의 사회 선택과목 중 하나인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는 금성출판사, 두산, 대한교과서 등 6개의 출판사에서 발행되고 있다.
6개 교과서 중 보수진영에서 문제를 삼고 있는 것은 금성출판사가 출판한 교과서이다. 보수진영에서는 이 교과서가 분단의 책임을 미국이나 대한민국 정부 수립으로 돌리고 있는 등 편향됐다고 주장해왔다. 이번 시도교육감협의회의 결정도 금성출판사의 근현대사 교과서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역사학계와 일선교사들이 반발하고 있다. 그동안 보수단체들이 끊임 없이 문제를 제기함에 따라 역사학계가 몇 차례 검증을 거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것이다.
교사들은 자율화란 명목으로 교사와 학교운영위원회의 고유 권한을 침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교과서 채택은 먼저 담당 교사들이 참여하는 교과협의회에서 3종을 선택해 순위 없이 추천한다. 이를 학교운영위원회가 심의한 후 순위를 정해 교장에게 통보해 확정하는 학교 구성원들의 고유권한이다.
특히 교사들은 교육계 지도자인 시도교육감들이 자신들이 지켜야 할 교육의 중립성과 학문의 전문성을 스스로 흔들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전국역사교사모임 윤종배 회장은 “금성출판사 교과서는 전국적으로 40% 이상, 서울은 50% 이상의 학교가 채택하고 있다”며 “이처럼 채택률이 높은 것은 교재로서 완성도가 높아 수업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금성출판사 교과서는 역사학계로부터 여러 차례 검증을 받았다”며 “이를 기초로 한 교사들과 학교운영위원회의 결정을 몇몇 사람이 폄하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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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교육감들이 ‘이념편향 역사교과서 선정을 막겠다’며 교과서 선정에 개입을 선언한 것을 사실상 이명박 정부와 코드가 맞지 않은 교과서를 퇴출시키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또 ‘편향된 뉴라이트계열 단체와 재계가 제기해온 주장과 맥락을 같이 하고 있어 교육의 고유 영역을 스스로 무너트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현 정부 출범 이후 역사교과서를 둘러싼 논쟁을 처음 제기한 것은 뉴라이트 계열인 교과서 포럼이다. 이 단체는 지난 3월 ‘대안교과서 한국근현대사’를 발간하고 교과서를 둘러싼 이념 논쟁을 제기했다. 이어 대한상공회의소도 역사·경제·사회 교과서 수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런 요구가 나오자 교과부는 장관이 나서 역사교과서 좌편향 발언을 하고 ‘교과용 도서 수정·보완체제 개선 방안’을 마련하는 등 논란을 주도해왔다. 교육계에서는 교과부가 나서 코드에 맞지 않은 특정 교과서를 퇴출시키고 나머지 교과서를 보다 입맛에 맞게 수정하려 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일부에서는 시도교육감들의 움직임도 사실상 교과부가 배후에서 주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민족문제연구소 신명식 기획이사는 “뉴라이트 진영은 근대화과정에서 일본의 역할과 기여를 강조하는 등 일본 제국주의의 수탈·침략을 정당화하는 역사관을 가졌다”며 “이런 역사관을 바탕으로 한 주장은 국민정서와 맞지 않을 뿐 아니라 교사·학부모를 설득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등학교 2~3학년의 사회 선택과목 중 하나인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는 금성출판사, 두산, 대한교과서 등 6개의 출판사에서 발행되고 있다.
6개 교과서 중 보수진영에서 문제를 삼고 있는 것은 금성출판사가 출판한 교과서이다. 보수진영에서는 이 교과서가 분단의 책임을 미국이나 대한민국 정부 수립으로 돌리고 있는 등 편향됐다고 주장해왔다. 이번 시도교육감협의회의 결정도 금성출판사의 근현대사 교과서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역사학계와 일선교사들이 반발하고 있다. 그동안 보수단체들이 끊임 없이 문제를 제기함에 따라 역사학계가 몇 차례 검증을 거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것이다.
교사들은 자율화란 명목으로 교사와 학교운영위원회의 고유 권한을 침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교과서 채택은 먼저 담당 교사들이 참여하는 교과협의회에서 3종을 선택해 순위 없이 추천한다. 이를 학교운영위원회가 심의한 후 순위를 정해 교장에게 통보해 확정하는 학교 구성원들의 고유권한이다.
특히 교사들은 교육계 지도자인 시도교육감들이 자신들이 지켜야 할 교육의 중립성과 학문의 전문성을 스스로 흔들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전국역사교사모임 윤종배 회장은 “금성출판사 교과서는 전국적으로 40% 이상, 서울은 50% 이상의 학교가 채택하고 있다”며 “이처럼 채택률이 높은 것은 교재로서 완성도가 높아 수업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금성출판사 교과서는 역사학계로부터 여러 차례 검증을 받았다”며 “이를 기초로 한 교사들과 학교운영위원회의 결정을 몇몇 사람이 폄하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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