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만의 친정나들이 “꿈만 같아요”
다문화가정, 희망 안고 날다 … 27가족, 필리핀 베트남 몽골로
한국여성재단 ‘이주여성 친정방문 프로젝트’ … 삼성생명 후원
9남매 중 6째. 오빠와 여동생이 결혼했지만 가보지 못했다. 올해 6살 된 막내동생은 그의 얼굴을 기억하지 못한다. 베트남 출신 B씨는 아픈 시어머니를 수발하고 두 살난 아이를 키우느라 외부와 접촉을 끊다시피 생활하고 있다. 그는 “투병중인 할머니가 돌아가시기 전에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8년 전 결혼하면서 필리핀을 떠난 W씨. 시어머니와 시동생 4명을 부양하며 고향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도 모르고 지냈다. 3년간 병마에 시달리던 어머니가 지난 4월 세상을 뜬 뒤로는 심한 우울증에 시달렸다. 그는 남편과 두 자녀 손을 잡고 어머니 산소에나마 인사를 드리고 싶은 바람을 갖고 있다.
결혼과 동시에 고향을 떠나 이제는 한국 사람이 된 이주여성들. 짧게는 3년 길게는 8년간 한 번도 친정집을 찾지 못했던 그들이 날개짓을 한다. 한국여성재단(이사장 박영숙)이 그들에게 날개를 달아준다. 삼성생명(대표이사 이수창) 후원으로 진행하는 ‘2008 날(NAL)자’ 프로젝트다.
‘솔롱고스(무지개)’를 찾아온 몽골 출신 K씨도 오랜만에 희망에 부풀어있다. 드디어 둘째를 품에 안을 수 있게 돼서다. 남편이 대형 교통사고를 당해 고시원과 여관방을 전전하는 동안 친정에 보냈던 터다. 4살이 된 아이는 그를 ‘이모’라 부른다. 셋방을 마련하자마자 아이를 데려올 계획부터 세웠던 터다. 지난해부터 간암으로 투병중인 아버지를 뵐 수 있어 더 좋다.
K씨를 포함해 27가족 94명이 고향으로 날아갈 행운을 얻었다. 필리핀 13가족, 베트남 몽골로 각각 7가족이다. 참가자들은 7일 인천공항에서 발대식을 가진 뒤 7박 8일 간 여정을 시작했다. 이들은 4박 5일간 친정 방문을 마친 뒤 현지에서 다른 가족들과 함께 다양한 체험을 하게 된다. 친정과 처가 할머니집을 방문한 경험을 가족과 그리고 다른 참가자들과 나누고 현지 문화체험과 관광으로 추억만들기에도 나선다. 자신과 가족을 돌아보면서 동시에 다른 국제결혼 가족과 연계망을 형성하는 시간이다.
참가자들은 14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 10월 중 날(NAL)자 프로젝트 보고회와 함께 영상 시사회를 가질 예정이다. 신미숙 한국여성재단 기획홍보팀장은 “다른 프로그램과 달리 친정을 방문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여성들이 대한민국 보통여성으로써 정체성을 찾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지·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여성재단은 이밖에도 지난 3월부터 ‘다문화가족 안전망 구축’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남편교육과 가정폭력 예방교육, 부부통합교육 등 교육과정과 가정폭력피해자 쉼터에 입소한 여성과 아동에 대한 상담 의료지원 긴급생활비 지원 등으로 이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날자’ 프로젝트
‘날’(Now the Answer is Love)은 서로 문화적 차이가 있지만 사랑으로 이를 극복하자는 의미를 담은 사업이다. 가족 모두가 친정을 방문하는 특별한 날(day)이자 또 하나의 고향을 향해 날자(fly)는 뜻이기도 하다.
지난해 필리핀 베트남을 시작으로 올해는 몽골을 추가, 지난 4월부터 두달간 참가자를 모집했다. 서울부터 강원 삼척, 경북 상주, 충북 청원, 전남 해남, 제주까지 방방곡곡에서 구구절절한 사연들을 보내왔다. 한국에 입국한 지 3년이 넘고 친정방문 경험이 한번도 없는 이들을 대상으로 했다. 국민기초생활수급권자를 우선 뽑았다.
다문화가정 27가족이 7일 친정으로 처가로 할머니집을 향해 출발했다. 참가자들은 지난 달 한 자리에 모여 사전교육을 받았다. 오랜만에 찾아온 희망에 잔뜩 들뜬 모습들이다.
사진 한국여성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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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가정, 희망 안고 날다 … 27가족, 필리핀 베트남 몽골로
한국여성재단 ‘이주여성 친정방문 프로젝트’ … 삼성생명 후원
9남매 중 6째. 오빠와 여동생이 결혼했지만 가보지 못했다. 올해 6살 된 막내동생은 그의 얼굴을 기억하지 못한다. 베트남 출신 B씨는 아픈 시어머니를 수발하고 두 살난 아이를 키우느라 외부와 접촉을 끊다시피 생활하고 있다. 그는 “투병중인 할머니가 돌아가시기 전에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8년 전 결혼하면서 필리핀을 떠난 W씨. 시어머니와 시동생 4명을 부양하며 고향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도 모르고 지냈다. 3년간 병마에 시달리던 어머니가 지난 4월 세상을 뜬 뒤로는 심한 우울증에 시달렸다. 그는 남편과 두 자녀 손을 잡고 어머니 산소에나마 인사를 드리고 싶은 바람을 갖고 있다.
결혼과 동시에 고향을 떠나 이제는 한국 사람이 된 이주여성들. 짧게는 3년 길게는 8년간 한 번도 친정집을 찾지 못했던 그들이 날개짓을 한다. 한국여성재단(이사장 박영숙)이 그들에게 날개를 달아준다. 삼성생명(대표이사 이수창) 후원으로 진행하는 ‘2008 날(NAL)자’ 프로젝트다.
‘솔롱고스(무지개)’를 찾아온 몽골 출신 K씨도 오랜만에 희망에 부풀어있다. 드디어 둘째를 품에 안을 수 있게 돼서다. 남편이 대형 교통사고를 당해 고시원과 여관방을 전전하는 동안 친정에 보냈던 터다. 4살이 된 아이는 그를 ‘이모’라 부른다. 셋방을 마련하자마자 아이를 데려올 계획부터 세웠던 터다. 지난해부터 간암으로 투병중인 아버지를 뵐 수 있어 더 좋다.
K씨를 포함해 27가족 94명이 고향으로 날아갈 행운을 얻었다. 필리핀 13가족, 베트남 몽골로 각각 7가족이다. 참가자들은 7일 인천공항에서 발대식을 가진 뒤 7박 8일 간 여정을 시작했다. 이들은 4박 5일간 친정 방문을 마친 뒤 현지에서 다른 가족들과 함께 다양한 체험을 하게 된다. 친정과 처가 할머니집을 방문한 경험을 가족과 그리고 다른 참가자들과 나누고 현지 문화체험과 관광으로 추억만들기에도 나선다. 자신과 가족을 돌아보면서 동시에 다른 국제결혼 가족과 연계망을 형성하는 시간이다.
참가자들은 14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 10월 중 날(NAL)자 프로젝트 보고회와 함께 영상 시사회를 가질 예정이다. 신미숙 한국여성재단 기획홍보팀장은 “다른 프로그램과 달리 친정을 방문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여성들이 대한민국 보통여성으로써 정체성을 찾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지·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여성재단은 이밖에도 지난 3월부터 ‘다문화가족 안전망 구축’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남편교육과 가정폭력 예방교육, 부부통합교육 등 교육과정과 가정폭력피해자 쉼터에 입소한 여성과 아동에 대한 상담 의료지원 긴급생활비 지원 등으로 이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날자’ 프로젝트
‘날’(Now the Answer is Love)은 서로 문화적 차이가 있지만 사랑으로 이를 극복하자는 의미를 담은 사업이다. 가족 모두가 친정을 방문하는 특별한 날(day)이자 또 하나의 고향을 향해 날자(fly)는 뜻이기도 하다.
지난해 필리핀 베트남을 시작으로 올해는 몽골을 추가, 지난 4월부터 두달간 참가자를 모집했다. 서울부터 강원 삼척, 경북 상주, 충북 청원, 전남 해남, 제주까지 방방곡곡에서 구구절절한 사연들을 보내왔다. 한국에 입국한 지 3년이 넘고 친정방문 경험이 한번도 없는 이들을 대상으로 했다. 국민기초생활수급권자를 우선 뽑았다.
다문화가정 27가족이 7일 친정으로 처가로 할머니집을 향해 출발했다. 참가자들은 지난 달 한 자리에 모여 사전교육을 받았다. 오랜만에 찾아온 희망에 잔뜩 들뜬 모습들이다.
사진 한국여성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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