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자녀가 함께 보는 새책]아이들도 지루하지 않은 고전

지역내일 2008-08-22
초등학교 4학년인 딸아이는 무척이나 편독이 심한 편이다. 편독이라고 해봐야 다른 애들이 그렇듯 만화와 구미에 맞는 창작물만 좋아하는 편이다. 그래서 이번 방학에는 아이에게 고전을 읽혀보기로 했다.
나 역시 어렸을 적에는 끝까지 읽은 고전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지만 그래도 나 스스로 많은 인생에 도움이 되었다고 느끼기에. 게다가 중·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되면 고전은 아예 거들떠볼 시간조차 없으므로 미리 읽는 게 나을 것이란 생각도 있었다.
막상 초등학생이 읽을 만한 고전은 전래동화나 어린이판 소설 정도이고 인문고전은 아예 없다시피 하던 차에 ‘서울대 선정 인문고전 50선’을 보게 되었다.
이걸 본다고 설마 우리 아이가 서울대에 갈 리야 없겠지만 어쨌든 ‘서울대 선정’이라는 제목은 아이들 기르는 엄마 입장에서 꽤 멋진 말로 들렸다.
“안 그래도 만화책만 보려는 녀석에게 또 만화를” 하는 생각에 잠시 망설이기도 했지만 막상 내용을 보니 여느 만화와는 다르다. 딸아이가 싫어하는 빡빡한 설명식이긴 하지만 찬찬이 읽어보니 책 자체에 대한 설명은 물론 저자가 책을 쓴 시대배경에 관한 자세한 설명까지 되어 있어 역사적 지식도 함께 습득할 수 있다. 또한 고전에 대한 설명도 매우 잘 되어 있다. 딸아이 역시 처음에는 거부감을 갖는 듯하더니 이내 재미있게 읽는 것이, 만화가 가진 힘을 실감케 했다.
시리즈의 제1권은 ‘마키아벨리 군주론’이다. 마키아벨리는 마키아벨리즘으로 더 유명한 사람인데 온갖 수단을 도모해서라도 목적을 이루면 된다라고 하는 다소 무시무시한 이론의 주창자이다.
이 책을 읽어보면 왜 마키아벨리가 그런 이론을 폈는지 설명이 되어 있다. 당시 혼란스런 이탈리아의 상황에서 분열과 혼란은 일반 민중의 삶을 더욱 힘들게 했기에 폭압적인 군주가 출현해 이탈리아를 통일하고 안정을 이루어주기를 바랐던 것이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은 결과적으로는 군주들의 야비한 속성을 그대로 보여줘서 오히려 시민혁명의 밑거름이 되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전체 시리즈가 1장은 책 설명과 시대배경 소개, 2장은 저자 소개, 3장부터 책 설명이라는 동일한 형식을 취하고 있다.
이 책은 사실 만화라고 하지만 그렇게 재미있는 만화도, 아이들이 썩 좋아하는 만화도 아니다. 만화 하면 떠오르는 웃기고, 예쁜 그림도 절대 아니다.
이 책의 강점은 무엇보다 설명부분에 있는데 아이들 수준에 딱 맞춰서 쉽게 친절하게 풀이가 되어있다. 사실 아이들이 인문고전을 알면 얼마나 알겠는가. 다만 어떤 입문서 수준에서 어떤 내용인지 알면 되는데 그런 면에서 보자면 딱 들어맞는 책이다.
엄마가 되다보니 책이 좋고 나쁨은 내 아이가 책을 읽는 모습을 통해서 결론지어지는 거 같다. 내 아이가 잘 읽고 잘 이해하면 좋은 책이며, 내 아이가 잘 읽지 않아 책장 먼지 속에 묻혀 있는 책은 나쁜 책이 되어 버리는 듯싶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아~ 주 좋은 책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1권 마키아벨리 군주론, 2권 헤로도토스 역사 외에도 도덕경, 사회계약론, 목민심서, 종의기원, 사기열전 등등 동서양의 인문고전들이 총망라되어 있다.
고전은 재미없고 따분하고 지루한 부분이라 생각했었다. 그런 선입견을 과감히 깨어 준 ‘서울대 인문고전 50선’ 앞으로 출간 될 책들에 대한 기대가 커진다.
군주론, 유토피아, 종의 기원, 사기열전, 국부론 등 학창시절 읽다가 어려움에 손을 놓아버렸던 책들을 이제야 읽게 되는가보다. 딸과 함께….

서문정 주부 (서울 광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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