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특별법 발효 4주년, 실태와 대안]

단속과 재개발에 쫓겨 폐업 속출 … 완전 해체 요원

지역내일 2008-09-22
성매매특별법이 발효된 지 4년이 지났다. 이 법은 집창촌을 중심으로 성매매 여성에 대한 비인격적 처우 등이 사회적 문제로 불거지면서 정치권과 여론의 합의에 의해 만들어 졌다. 하지만 성매매는 다양한 방식으로 성행하고 있다. 특별법 발효이후 변화된 성매매 환경을 점검하고 문제점과 대안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명 - 불꺼진 집창촌, 절반 감소
단속과 재개발에 쫓겨 폐업 속출 … 완전 해체 요원

‘미아리’ ‘청량리’ ‘영등포’ ‘천호동’ 등은 수도 서울의 대표적인 성매매 집결지이다. 이들 집창촌은 1970~80년대 고속성장시대에 최고의 호황기를 누렸다. 하지만 지금은 대부분의 지역이 명맥만 유지하거나 아예 사라진 곳도 많다.
지난 19일 늦은 밤.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 청량리 588번지 일대. 이른바 ‘청량리 588’은 대부분의 업소가 문을 걸어 잠근 상태였다. 절반이 넘는 업소가 불이 꺼졌고, 그나마 불이 켜진 곳도 유리벽 안에 의자만 덩그러니 놓여있고, 여성들은 없었다. 불과 대여섯 곳에서만 일부 성매매 여성들이 호객행위를 하고 있었다.
특히 최근 관할 동대문경찰서가 장안동을 비롯해 관내 성매매 업소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면서 상당수 업소가 자진해서 영업을 중단한 곳이 많았다.
호객행위를 하던 한 성매매여성은 “얼마 전까지는 영업하는 곳이 제법 있었지만 경찰이 단속을 심하게 하면서 겁을 먹고 아예 영업을 안하는 곳이 많다”고 말했다.
업주 최 모씨는 “불법이기 때문에 단속하면 어쩔 수 없지만 여기는 장안동과는 달리 영세한 규모”라며 “2년 후면 철거되기 때문에 앞으로 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경찰자료에 다르면 이 지역은 2004년 9월 146개소가 영업을 했지만 올해 9월 현재 30개 업소가 영업을 이어가고 있는 상태다. 성매매에 종사하는 여성도 같은 기간 382명에서 34명으로 대폭 줄었다. 그나마 2010년이면 이 일대가 재개발로 사라진다.
서울 강동구 천호동 소위 ‘천호동텍사스’는 모든 업소가 개점 휴업상태였다. 지난 19일 밤 이곳을 찾은 기자는 몇몇 업주와 성매매 여성을 만났다. 대부분 업소에서는 영업을 안한다는 대답만 돌아왔다.
남성들이 가장 많이 찾는 밤 12시가 다가와도 손님은 없었다. 이곳에서 영업하는 업주들의 대표라고 소개한 김 모씨는 “단속이 심해지면서 불만 켜놓고 영업은 안하기로 업주들끼리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김씨는 “뉴타운 개발 때문에 2년 후면 어차피 문을 닫아야 할 판인데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여기처럼 눈에 띄는 곳보다 음성적으로 이뤄지는 성매매가 더 문제 아니냐”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곳도 2004년 9월 48개 업소에서 현재 34개 업소로 줄었으며, 종사 여성도 같은 기간 103명에서 78명으로 줄었다.
이 두 지역 외에도 서울의 대표적 집창촌이 있는 성북구 하월곡동과 영등포역, 용산역 일대도 경찰의 단속 등으로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서울의 이들 5개 집결지 성매매업소는 지난 4년 동안 513개 업소에서 253개 업소로 50.6%가 감소했다. 종사자 수도 같은 기간 1547명에서 617명으로 60.1%가 줄었다.
이금형 경찰청 여성청소년과장은 “성매매특별법 시행 4년 동안 성매매가 불법이라는 인식이 사회적으로 크게 확산됐다”며 “집창촌은 많이 줄었지만 휴게텔과 같은 신·변종 업소에 대한 법적 처벌과 행정처분 근거를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선 기자 sslee@naeil.com

암 - 불 밝힌 ‘인터넷’
회원 20만명 ‘성매매 사이트’ 성업 … 청소년 성매매 온상

“단속이 떠도 아는 사람들은 다 즐기는 방법이 있죠.”
부모 재산을 물려받아 강남에서 문화기획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김수영(가명·36)씨는 유흥업소를 즐겨 찾는 이른바 ‘밤문화 마니아’다. 김씨는 “요즘 문 닫는 곳 많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강남 쪽은 한결 덜하다”고 말했다.
인터넷에서 성매매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일반인들도 월 1~2만원의 회비만 내면 새로운 신천지에서 마음껏 성매매를 할 수도 있다. 김씨가 알려준 한 사이트에 들어가 봤다. 이 성매매 사이트는 회원 수만 18만 9600명이 넘었다.
이 사이트에는 온갖 성매매와 관련된 정보와 경험담이 가득하다. ‘밤문화 기행기’라는 코너에는 회원들의 각종 경험담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여기서는 ‘ㄷㄸ(대딸)’ ‘ㅇㅍㅅㅌ(오피스텔 성매매)’ ‘ㅂㄱㅂㄱ(성행위)’ ‘퐁퐁(복수의 여성과 성관계)’ 등의 약어와 은어가 등장한다.
경험담에는 업소의 연락처와 비용을 묻는 댓글이 줄지어 달리기도 한다. 그러면 금방 이메일이나 연락처가 답글로 올라와 성매매를 안내해준다.
인터넷 일반 포털사이트에서는 ‘결혼식 하객대행’이라는 검색어로 들어간 사이트도 성매매를 안내해줬다. 남성고객의 애인역할을 해주는 이른바 ‘애인대행 사이트’다.
이 사이트는 실시간 접속인원이 1000명 안팎으로 성업중이었다. 여기에는 20~30대 여성들이 자신의 나이와 신체조건, 주량 등의 정보와 사진을 올리고 원하는 시급(또는 일급)을 제시해 놓고 남성 고객을 유혹하고 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지난 19일 발표한 ‘2007년 성매매업소 실태’에 따르면 2002년 1만 9224개인 인터넷 및 기타 성매매 업소는 지난해 3만 6337개로 늘었다. 여기에 종사하는 성매매여성 수도 7만 9012명에서 11만 8671명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인터넷에서 이뤄지는 성매매 실태는 경찰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계 관계자는 “인터넷 성매매와 관련된 통계나 자료는 없다”고 말했다.
민간단체인 ‘다시함께 센터’의 ‘인터넷성매매감시단’이 지난해 4월부터 11월까지 자체적으로 집계한 인터넷 성매매 사이트 조사에 따르면 △주요 포털사이트 6곳 △채팅사이트 36곳 △역할대행 사이트 23곳 △유흥업소 구인구직 사이트 18곳 △밤문화 커뮤니티 사이트 6곳 △블로그 및 카페 14곳 등이 성매매를 조장하거나 방조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 동작경찰서 여성청소년계 관계자는 “그동안 단속한 인터넷 성매매 사건 사례를 살펴보면 성매수 남성의 연령 및 직업군은 다양하다”며 “하지만 성매매 여성은 주로 직업이 없는 미혼여성이 대다수이고 상당부분은 청소년”이라고 말했다.
특히 성매매 청소년의 대부분은 가출을 하거나 쉼터에서 지내면서 ‘버디버디’나 ‘세이클럽’과 같은 채팅사이트에 방을 개설해 놓고 성매매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통신윤리위원회가 성매매 알선의 우려가 있다고 보이는 불건전 만남 유도 사이트 및 게시글에 대한 삭제 등 시정을 요구한 건수는 지난해에만 10월까지 1만 383건에 달했다. 이는 2004년 495건, 2005년 1087개, 2006년 2887건에 비해 급속하게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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