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환버스를 보면 버스문제 해결의 방향이 보인다”

인동순환버스 강동 주민 불편해소에 기여 … 홍보부족 운행횟수 등 보완해야

지역내일 2001-06-12
“장대화와 굴곡화가 문제다.”

교통문제 전문가들이 우리나라의 버스문제에 대해 하나같이 입을 모으는 말이다. 주민들의 요구에 원칙 없이 일일이 대응하다 보니 하나의 버스노선이 너무 길어지고 이상적인 직선노선을 벗어나 구불구불해진 것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이는 결국 버스의 정시성을 해치고 짧은 시간에 원하는 목적지에 가고자 하는 주민다수의 요구를 해결하지 못하게 만들어 전체적으로 다수 시민이 시내버스를 외면하게 만든다.

구미시 역시 예외가 아니다. 어디서부터 고쳐 나가야 할까. ‘인동순환버스’의 경우를 통해 그 단초를 찾아 보자.

/편집자


‘인동순환버스’.
지난 3월 25일부터 인동을 중심으로 옥계 진평 황상동만을 순환하는 노선을 가진 버스를 말한다.

구미대교의 동쪽지역으로 인동을 중심으로 넓게 펼쳐진 강동지역. 워낙 버스이용이 불편했던 데다 황상 옥계 진평 등지에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자 대중교통 이용의 어려움은 더욱 가중되어 왔다. 당연히 주민들의 버스노선 신설요구가 잇따랐고 구미시와 버스회사가 나름대로 고민 끝에 순환버스를 도입했다.


● 버스 1대가 미치는 무시 못할 영향력

대백아파트에서 인동중학교로 통학한다는 정미애(15·인동중 2) 학생은 인동순환버스의 덕을 톡톡히 본 경우다. “집에서 학교까지 바로 가는 버스가 없었는데 이 버스가 생기고 나서 통학하는 시간이 줄었다”고 한다.

신영희(33·진평동)씨도 “예전에는 거의 택시를 이용해서 인동시장에 나왔는데 지금은 순환버스를 이용한다”며 “운행횟수가 적은 게 불편하지만 도착시간도 일정하고 20분 간격으로 있어 만족스러운 편”이란다.

순환버스라니 거창한 듯 하지만 버스대수는 1대.

구미버스와 일선교통이 2주마다 교대로 1대의 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하지만 인동을 중심으로 밀집해 있는 학교와 병원, 시장과 상가, 그리고 도서관과 관공서를 찾는 주민들의 소중한 ‘발’이 되고 있는 게 인동순환버스다. 이로 인해 강동지역 약 6만여 시민들의 인동중심권 출입이 편해지고 문화시설(인동도서관) 이용율의 향상, 학생들의 등하교 문제 해결 등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현재 인동순환버스는 하루에 황상동행 6회, 진평동행 12회, 옥계행 2회, 옥계-진평이 3회씩 운행되고 있다.


● 홍보 미비 속 요구사항은 늘어

하지만 개선해야 할 문제도 산적해 있다.

순환버스 안에서 만난 김경자(39·옥계)씨는 “이 버스가 있는지 아는 사람도 별로 없다”며 “시간표도 정류장에 없어 다른 버스를 기다리다 우연히 이 버스를 탔다”고 한다. 순환버스에 대한 홍보가 주로 아파트단지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결과라고 하지만 버스정류장에 조차 순환버스에 대한 안내판이 없는 건 이해할 수 없었다. 다른 노선의 경우 정시성을 지키기 어려운 여건 상 시간표를 비치하기 어렵겠지만 순환버스의 경우 짧은 노선을 고려해 시간표를 홍보한다면 더 큰 호응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버스를 운행하는 입장에서도 할 말이 없지 않다.

순환버스를 운행하는 정용순(구미버스 기사)씨는 “도로 요철이 심해 아기를 데리고 병원으로 가는 시민들이 불안해하고 불법주정차가 많아 승강장에서의 승하차가 위험하다”고 한다. 또 아파트 입구까지 들어와 달라는 주민들의 요구에 대해 그는 “100m∼200m 정도만 걸으면 되는데 그것마저 불편하다고 하면 할 말이 없다”고 혀를 찬다.

석적의 우방아파트와 부영아파트 주민들의 순환버스 노선연장 요구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본질적인 대안 없이 주민들의 이런 요구를 다 수용하면 순환버스 조차도 ‘장대화·굴곡화’되는 악순환을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버스공동관리위원회는 “이미 석적의 아파트단지에는 55번과 555번이 운행되고 있기 때문에 별도의 노선신설 계획은 없다”고 잘라 말하고 있다.


● 순환버스 개념 확대한 환승센터 필요

더 큰 문제는 시내와 강동지역을 연결하는 버스노선의 문제다. 강동지역 내에서의 버스서비스도 문제지만 시내로 나가기 위한 버스서비스의 질과 양이 너무 형편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 문제의 해결 역시 순환버스의 운영에서 그 방향을 찾을 수 있다.

버스서비스의 질이 ‘정시성의 확보’고 양이 ‘버스의 수’라고 한다면 순환버스의 확대 개념인 ‘환승센터’(버스를 갈아타는 곳)의 도입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내에서 강동지역 각 동으로 뻗어 나가는 노선을 통합해 인동-시내 노선을 단순화하고 강동지역내의 문제는 순환버스를 확대운영하는 것을 통해 가능할 것이라는 지적인 것이다.

다행히 버스회사와 구미시, 그리고 지역의 교통전문가들이 그 구체적인 방법을 찾아 연구하고 있다고 하니 그 결과를 기대해 봐도 좋을 듯 하다.

인구 35만 시대, 자동차 수 10만2300대를 돌파한 구미시.

대중교통의 핵심인 버스문제 해결을 위해선 강동지역 순환버스의 예를 철저히 공부하고 그에 기반한 버스노선의 ‘새 판’을 짜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진 리포터 cant0014@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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