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이리중, 학생 학부모 시인이 함께하는 ‘시 낭송 축제’
“군산선 화물열차가 바다에서 돌아오는 곳(중략) 운동장 앞으로는 호남선과 전라선이 달리는 곳(중략) 그래서 기차길 옆 오막살이라 부르기도 하는…” (안도현 ‘이리중학교’ 일부)
‘수업 시작 전 10분간 책읽기’ 등 독특한 독서운동을 벌이는(내일신문 4월23일자 보도) 익산 이리중학교가 학생과 학부모, 시인이 함께하는 시낭송 축제를 연다. 16일 오후 이 학교 시청각실에서 1시간 동안 열리는 이 행사는 학생들이 마음에 드는 국내외 시를 골라 해당 언어로 낭송하는 작은 축제다.
축제 참가 기준은 따로 없다. 프로그램이 유별나지도 않다. 학생 40여명이 우리나라 시 뿐 아니라 중국, 일본, 프랑스 시를 각국 언어로 낭송한다.
아침잠이 많아 ‘시 외우기’ 벌을 달고 살았던 지각생 승범(14)이. 낭송 고수가 다 돼 박명하 시인의 ‘할머니 댁 감나무’를 소개한다. 3학년 명관이는 드라마 ‘이산’의 주제곡 ‘약속’을 단소로 연주해 흥을 돋운다. 중국에서 시집 온 결혼이주여성 서건평씨는 고향에서 외웠던 ‘김매기’를 중국어로 읊조리고, 십 수 년 전 학교를 떠났던 안도현 시인은 ‘교문 앞 문방구에 새떼로 왁자그르르 내려앉는 1학년’ 학생을 그리워한다.
3학년 김대범 학생의 어머니 강문자씨는 이오덕 선생의 시 ‘공부하다가’를 읽는다.
참가 학생들은 1주일 전부터 점심시간에 국어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시 낭송을 연습했다. 또 중국어 특성화 학교라는 점에 착안해 중국어 낭송도 준비했다.
1989년 전교조 활동으로 해직되기 전까지 이리중학교에 재직했던 시인 안도현씨는 ‘이리중학교’라는 시를 낭송한다. 1학년 최종찬 학생은 안씨의 시 ‘그리운 이리중학교’를 모방한 ‘그리울 이리중학교’를 읽는다. 도서관 도우미로 활동하는 학생 15명은 1달 전부터 ‘시 노래 합창’을 준비해 축제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도서관 운영을 맡으며 이번 축제를 기획한 정나도 선생은 “시험 끝난 지 1주 밖에 되지 않아 시간이 모자라긴 했지만 학생들 스스로 준비하면서 ‘아, 이런 시도 있구나’ 하는 호기심을 갖고 책 읽는 재미를 느끼는 것만으로도 만족한다”고 말했다.
사이버문학광장 ‘문장’의 후원을 받아 열리는 이날 축제 입장권은 학생들답게 ‘도서관’을 주제로 삼행시를 지어온 학생으로 제한한다.
익산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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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선 화물열차가 바다에서 돌아오는 곳(중략) 운동장 앞으로는 호남선과 전라선이 달리는 곳(중략) 그래서 기차길 옆 오막살이라 부르기도 하는…” (안도현 ‘이리중학교’ 일부)
‘수업 시작 전 10분간 책읽기’ 등 독특한 독서운동을 벌이는(내일신문 4월23일자 보도) 익산 이리중학교가 학생과 학부모, 시인이 함께하는 시낭송 축제를 연다. 16일 오후 이 학교 시청각실에서 1시간 동안 열리는 이 행사는 학생들이 마음에 드는 국내외 시를 골라 해당 언어로 낭송하는 작은 축제다.
축제 참가 기준은 따로 없다. 프로그램이 유별나지도 않다. 학생 40여명이 우리나라 시 뿐 아니라 중국, 일본, 프랑스 시를 각국 언어로 낭송한다.
아침잠이 많아 ‘시 외우기’ 벌을 달고 살았던 지각생 승범(14)이. 낭송 고수가 다 돼 박명하 시인의 ‘할머니 댁 감나무’를 소개한다. 3학년 명관이는 드라마 ‘이산’의 주제곡 ‘약속’을 단소로 연주해 흥을 돋운다. 중국에서 시집 온 결혼이주여성 서건평씨는 고향에서 외웠던 ‘김매기’를 중국어로 읊조리고, 십 수 년 전 학교를 떠났던 안도현 시인은 ‘교문 앞 문방구에 새떼로 왁자그르르 내려앉는 1학년’ 학생을 그리워한다.
3학년 김대범 학생의 어머니 강문자씨는 이오덕 선생의 시 ‘공부하다가’를 읽는다.
참가 학생들은 1주일 전부터 점심시간에 국어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시 낭송을 연습했다. 또 중국어 특성화 학교라는 점에 착안해 중국어 낭송도 준비했다.
1989년 전교조 활동으로 해직되기 전까지 이리중학교에 재직했던 시인 안도현씨는 ‘이리중학교’라는 시를 낭송한다. 1학년 최종찬 학생은 안씨의 시 ‘그리운 이리중학교’를 모방한 ‘그리울 이리중학교’를 읽는다. 도서관 도우미로 활동하는 학생 15명은 1달 전부터 ‘시 노래 합창’을 준비해 축제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도서관 운영을 맡으며 이번 축제를 기획한 정나도 선생은 “시험 끝난 지 1주 밖에 되지 않아 시간이 모자라긴 했지만 학생들 스스로 준비하면서 ‘아, 이런 시도 있구나’ 하는 호기심을 갖고 책 읽는 재미를 느끼는 것만으로도 만족한다”고 말했다.
사이버문학광장 ‘문장’의 후원을 받아 열리는 이날 축제 입장권은 학생들답게 ‘도서관’을 주제로 삼행시를 지어온 학생으로 제한한다.
익산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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