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기획-자녀 교육 문제를 대하는 아빠들의 유형

내 아이 교육 문제 전문가는 ‘엄마·아빠’

아빠 유형따라 갈등 양상도 제각각, 부모가 함께 상의하고 노력해야

지역내일 2008-10-27 (수정 2008-10-27 오후 7:19:47)
‘자녀의 성공을 위한 조건 1위가 할아버지의 경제력, 2위가 아빠의 OK, 3위가 엄마의 정보력’이라는 우스개 소리가 있습니다. 엄마의 정보력보다 아빠의 지지와 동의가 더 중요하다는 데 많은 주부들은 “맞다, 맞아~”라며 동의합니다.
성공적인 자녀 교육을 위해 진정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전문가들은 “성공적인 자녀 교육 로드맵은 부부 공동의 노력과 협의 과정을 거쳐 완성된다”고 강조합니다.
자녀 교육 문제에 대한 다양한 아빠들의 유형을 통해 그 정답을 모색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CASE1. 시시콜콜 간섭형
학원 선택과 선생님 면담도 직접 하는 아빠

아빠가 자녀 교육에 소외되고 있다는 건 옛말. ‘아빠표 학습’의 효과가 알려지면서 아이 공부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남편들도 많아졌다. 문제는 남편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교육의 주도권을 쥐고 있던 아내와 마찰을 빚는다는 것.
학창시절 최상위권을 유지하다 의대에 가 지금은 정형외과 의사가 된 김준호(49·우동)씨는 공부라면 자신있다. 아들 성혁(15)이가 중학생이 되면서 학원 선택이나 과외 선생님 결정까지 교육 전반적인 문제를 김씨가 결정하고 관리하기 시작했다.
아이의 성적이 오르지 않으면 선생님과 직접 면담을 하고 수업 방식에 대한 요구도 한다. 그리고 시험기간에는 성혁이와 함께 계획표를 작성하고 같이 밤을 새우기도 일쑤다.
주변엄마들은 남편이 교육열도 높고 자상해서 좋겠다고 부러워하기도 하지만 정작 엄마 이선영(45)씨는 자신을 믿지 못해 그러는 것 같아 못마땅하다.
초등학생 아들을 둔 아빠 조민재(41·재송동)씨도 아이의 학원 선택을 직접 한다. 여러 학원을 돌며 직접 원장을 만나 1시간 넘게 상담을 하고 가끔은 직접 수업에 참가해보기도 한다. 퇴근 후 아이의 학원가방을 일일이 확인하며 “선생님이 공부를 잘 가르치냐? 수업 진도를 얼마나 나갔느냐” 등을 꼼꼼하게 물어본다.
서울이 직장이라 주말에만 집에 오는 현상호(42·좌동)씨는 피곤하기도 할텐데 내려올 때마다 특목고를 준비하고 있는 중학교 3학년 딸의 텝스 공부를 도와준다. 딸과 함께 텝스 인터넷 강의를 듣기도 하고 함께 단어를 외운다.
특목고 설명회에도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다닌다. 특목고 몇 군데를 딸과 함께 돌아보기도 하고 직접 교장 선생님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며 정보도 얻는다. 그러다보니 엄마는 오히려 딸의 교육에 있어서는 뒤로 한 발짝 물러나게 된다고.

CASE2. ‘나 몰라라’ 무관심형
교육? 그건 엄마가 알아서 할 일

초등학교 4학년 아들을 둔 김준옥(38·남천동)씨는 아이 교육에 무심한 남편을 보면 속이 터진다고 하소연한다.
“남편이 늘 하는 말이 ‘애 교육은 당신한테 전적으로 맡길게’예요. 현실을 몰라도 한참 모르는 소리죠. 영어, 수학은 말할 것도 없고 논술, 역사, 과학, 한자까지 애들이 공부해야 할 내용이 얼마나 많은데요. 1등은 못해도 중간을 따라가야 하는데, 엄마 혼자 봐주긴 무리죠.”
처음엔 “책 좀 읽어주라”고 부탁도 하고, “주말마다 아이들과 체험 학습 가는 아빠들 좀 보라”며 다투기도 했지만 “피곤하다”며 모른척 하는 남편이 너무 얄밉고 이젠 너무 지쳐서 싸우기조차 싫단다.
중 1년생 성민이 엄마 김연수(46·수영동)씨는 아이 교육 문제로 뭘 물어봐도 무조건 “몰라. 당신이 알아서 해”라고 말하는 남편 때문에 너무 속이 상한다.
“수학이 부족한데 어떻게 가르칠까”, “과외를 시켜보면 어떨까” 물어봐도 “당신이 알아서 해”라는 답으로 일관한다고.
“나한테만 알아서 하라는데, 난들 뭐 그리 확신이 있겠어요. 남들은 특목고다, 뭐다 하는데 시험기간에도 공부 분위기 하나 못 만들어주니…. 부부가 자녀 교육을 같이 고민하는 집이 제일 부러워요.”

CASE3. 사교육 열풍 맞서는 소신 고집형
“아빠는 학원 안 다녀도 공부 잘 했어”

‘잘 노는 아이가 성공한다. 학원 같은 데 안 다녀도 나는 공부 잘 했다’고 말하지만, 정작 마음속으로는 ‘공부 잘 하는 자식’을 바라는 남편들도 많다.
중2년생 정현이 엄마 김 모(40)씨는 ‘공부는 스스로 모르는 것 찾아가며 해야 자기 것이 되고, 학원에 다니지 않아도 어디서든 할 놈은 한다’며 학원을 끊으라고 하는 남편이 못마땅하다. 특히 ‘늦은 시간에 학원 다니는 건 아이들을 공부의 노예로 만드는 일’이라며 절대 용납하지 않는단다.
김씨는 “학원 보내지 말라면서 정작 성적이 안 나오면 내 탓을 해요. 엄마가 공부지도를 제대로 못해서라며 닦달한다니까요”라며 하소연한다.
중 2년생 자녀를 둔 이진규(44·중동)씨는 “자녀들 교육 문제는 엄마가 다 알아서 할 일”이라고 말한다. 딸을 학원에 태워다 주고 데리러 가는 것도 모두 엄마 몫이다.
그런데 시험결과에는 얼마나 민감한지 걸핏하면 “뭐 그런 학원에 보내고 있냐. 학원 끊어라. EBS강의만 들어도 잘할 수 있다”는 둥 잔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학원 다녀도 그 정도밖에 못하나. 난 학원 안다녀도 공부 잘했다”는 말이 그의 18번. 그러다보니 딸과 아내가 이씨랑 교육 문제로 상의하는 횟수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사교육비에 대한 부담이 더 커진 남편들과 그래도 아이들 교육비는 마지막까지 줄이기 싫다는 아내들의 팽팽한 신경전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CASE4. 아내들이 바라는 교육분담형
아빠랑 교육 분담하니 엄마도 좋고 아이도 좋아

외국계 회사에 근무하는 서제환(39·민락동)씨는 초등학교 2학년 된 딸의 영어공부는 자신이 책임진다. 딸아이가 영어학원을 다니긴 하지만 집에서 하는 숙제나 복습은 아빠 서씨가 맡기로 자처한 것.
맞벌이로 바쁜 아내 박미희(35)씨는 이런 남편이 고맙기만 하다. “아직 저학년이라 학교 숙제도 봐줘야 하는데 아빠가 영어공부 봐주면서 학교 숙제도 함께 봐줘 저는 아이 교육엔 신경쓸 게 없어요”라며 “집안일을 도와 주지 않을 때도 자연스레 용서가 된다”며 웃어보인다.
주말에 가는 딸아이의 문화센터도 아빠 서씨가 데리고 다녀 자녀와의 유대관계가 엄마보다 아빠가 더 돈독하단다.
고등학생과 중학생 두 아들을 둔 전기철(47·좌동)씨는 두 아들에게 국영수 만큼은 잘해야 된다고 강조하지만 공부하라고 다그치지는 않는다. 그 대신 주말에 함께 산을 오르며 체력을 다진다. 그리고 두 아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준다. “너희들은 잘 할 수 있을거야. 아빠가 항상 너희들이 잘 되길 기도하고 있다”며 격려해준다. 엄마의 지원과는 다르게 아빠의 든든한 믿음은 아이들에게 큰 힘이 된다.

김부경·김영희·박성진·정순화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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