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신용경색 여전 외국인 변수 … 수출둔화 등 실물침체도
KIEP “중국 일본과 스와프 추진… 국제수지 개선방안 시급”
미국과의 300억달러 통화스와프 계약 체결을 기점으로 국내 금융기관의 달러 유동성 부족문제가 점차 해소되는 모습이다. 또 국내 원화 단기자금 시장에도 숨통이 트이고 있다. 이달 7일부터 한국은행이 환매조건부채권(RP) 대상에 은행채를 편입하면 은행들의 원화 유동성엔 큰 문제는 없을 전망이다. 하지만 금융위기보다 더 큰 실물경제 침체라는 악재가 도사리고 있어 낙관하기는 이르다. 실물경제가 안정되지 않는다면 금융시장은 계속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게다가 글로벌 신용경색도 풀리지 않고 있어 국내 금융시장에 대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신용리스크 해소 내수활성화 보완 = 한미 통화스와프 협정, 정부의 은행채무 지급보증, 달러 유동성 공급 등 전방위적인 조치들이 쏟아져나오면서 은행들의 달러 사정은 개선 조짐이 뚜렷하다. 국내 금융기관에 대한 신용리스크도 상당 부분 해소됐다는 평가다.
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도 최근 국민,우리, 신한, 하나, 외환, 우리금융지주, 신한카드 등 7개 금융기관들의 신용등급을 부정적 관찰대상에서 해제했다. 정부의 지급보증안이 국회를 통과하고 300억 달러 규모의 한미 통화스와프 협정이 체결 등으로 외화 유동성 위험에 대한 우려가 해소된데 따른 것이다.
한국은행이 매주 정례 입찰을 통해 외화자금 시장에 달러를 풀고 있고 정부도 수출입은행을 통해 달러를 공급한 점도 달러난 해소에 기여하고 있다.
은행들도 올 연말까지는 외화자금 사정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분석이다.
박병원 청와대 경제수석은 “한미간 통화스와프 체결로 지금까지 같은 외화수요라면 외화유동성 위기에서 확실히 벗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수석은 이어 “외화유동성 문제를 겨우 해결한 것이고, 원화유동성 문제가 아직 남아있다”면서 “중소기업과 서민 금리부담도 낮춰야 하고, 수출증가율 둔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내수경기를 활성화시켜 보충하지 않으면 안 되는 등 오히려 남은 과제가 많다”고 강조했다.
박 수석은 실물경제 활성화 대책에 대해선“아무래도 추가 재정지출이 있어야 될 것”이라며 서민경제 추가 대책과 관련해선 “3조5000억원의 추경 지원을 통해 제일 먼저 조치했고 추가적 대책에도 서민층 지원대책을 포함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환율 주가 당분간 급등락 = 글로벌 금융위기가 장기화하면 또다시 달러난에 봉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우선 환율이 문제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일단 달러 발행국인 미국과의 통화스와프 협정 체결로 국가 부도 위험성이 사실상 사라진 데다 정부의 지급보증으로 은행권 차입도 활기를 띨 수 있기 때문에 환율의 변동성이 완화될 것으로 관측했다.
경상수지가 10월 흑자로 돌아서고 연말까지 이런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이러한 관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그러나 외국인이 주식 매수세를 지속하지 않는 한 환율 하락세가 장기화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경상수지가 뿐만 아니라 자본수지도 유입초를 보이면서 국제 수지 전체가 흑자를 보여야 환율 안정을 기대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건설업체의 부도설 등 국내 불안요인이 도사리는 점도 환율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요인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통화스와프 협정이 외환위기 가능성을 잠재우는 효과가 있겠지만 당장 외화가 부족한 시장 수급에 변화를 줄 요인이 아니므로 환율이 당분간 급등락을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투자자는 한미 통화스와프 협정 체결 소식이 전해진 이후 10월 29일부터 사흘 연속 매수세를 나타냈으며 코스피지수도 1100선까지 회복했다. 하지만 외국인들이 추세적으로 주식 매수로 돌아섰다고 낙관하기는 이르기 때문에 당분간 국내증시도 외국인의 투자 패턴에 따라 출렁일 가능성도 있다.
대외경제연구원(KIEP)은 ‘통화스와프라인 개설과 시사점’이란 보고서를 통해“일본, 중국, EU 등 주요 대외거래 상대국들과의 통화스와프라인 개설은 국제거래의 안정과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인프라에 해당하므로 주요국들과의 통화스왑 계약의 확대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면서 “다만 달러 부족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경상수지의 지속적인 흑자와 외국인 투자의 순유입이 필요하지만 향후 예상되는 글로벌 경기침체와 이에 따른 수출둔화에 대비한 적극적 국제수지 개선방안의 모색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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