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난에 협력사 어음결제 미뤄 … 코막, 회사에 협력사 생산공간 마련
수출중소기업 코막중공업 조붕구 대표와 직원들은 12월이 빨리 오기를 학수고대 하고 있다. 회사를 위기로 몰아넣었던 통화옵션상품인 키코(KIKO)로부터 해방되기 때문이다.
조붕구 대표는 “12월이면 회사를 가장 힘들게 했던 키코계약의 대부분을 해결한다”면서 “이 모든 게 은행들이 외면해 자금난에 봉착했을 때 기꺼이 도와준 협력업체와 직원들이 고생한 덕”이라고 말했다.
코막중공업은 건설장비 유압브레이커를 생산, 80% 이상 수출하고 있다. 최근 연매출이 50% 이상 증가할 정도로 성장세를 보였다. 해외에서 제품에 대한 인지도와 신뢰가 쌓이면서 올해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80% 이상 성장할 것이 확실하다.
늘어나는 주문물량에 대처하고 신사업을 펼치기 위해 지난해 5월 충북 음성군에 3만8000여㎡ 규모의 공장부지를 사들이기도 했다.
호사다마(好事多魔)라 했던가. 비상하던 회사가 곤경에 빠졌다. 지난해 11월 가입한 통화옵션상품 ‘키코’가 발목을 잡았다. 선물환 거래를 요청했다가 은행권유로 키코 상품에 가입한 것이 화근이었다. 손실을 만회하고자 지난 2월 재설계한 게 손실만 키웠다.
환율이 1300원을 넘어서면서 매달 5~6억원씩 피해를 봤다. 10월 영업이익이 5억5400만원인데 키코 손실액은 6억5500만원에 이르렀다. 그동안 흑자로 이뤄낸 성과가 수개월 사이에 사라졌다. 1350원을 기준으로 현재까지 손실액만 46억원, 평가손까지 포함하면 100억원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 매출에 약간 못미치는 규모다.
직원들은 매출이 늘어 기뻐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여름휴가를 끝내고 직원 20명을 구조조정하고 신규사업도 접어야 했다. 지난해까지 “돈 빌려가라”고 사정하던 은행들은 코막의 대출신청을 거부했다. 자금사정이 악화되자 코막중공업은 협력업체 결제를 미룰 수밖에 없었다. 이로인해 70여개사 중 3개사가 부도가 나거나 공장가동을 중단했다.
조 대표는 “우리나라 은행들은 맑을 때 우산 빌려주고 비올 때 우산을 빼앗는 곳”이라며 분개했다. 조 대표는 70여개 협력업체 대표에게 사정을 이야기하고 협력을 구했다. 협력업체 대표들은 수십억원에 이르는 결제를 미뤘다.
이는 코막과 협력사들의 신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2003년 중국투자 실패로 부도위기에 몰렸을 때도 코막은 협력사의 도움으로 위기를 탈출했다. 이때 협력사들은 납품대금을 3년 분활상환으로 유예해줬다. 코막은 이를 약속보다 1년 빠른 2년만에 다 갚았다.
조 대표는 “협력사는 가족이자 동반자”라며 “모든 노력을 다해 협력사에서 받은 것 이상을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우선 조 대표는 자금난 해결을 위해 해외로 뛰었다. 네덜란드의 판매법인을 통해 네덜란드 은행으로부터 160만유로를 대출받았다. 이중 일부는 키코 손실액과 협력사 납품대금으로 사용했다.
안산 반월공단 공장의 출하장을 비우고 그곳에 협력사를 입주시켰다. 임대료도 주변시세보다 저렴하고, 임대료 중 일부는 제품으로 받기로 계약했다. 여기에 협력사의 주문대로 크레인 설치 등에 6000만원의 비용이 추가됐다. 대신 코막은 외부 출하장을 임대해 사용하기로 했다.
조 대표는 “회사는 계산상으로는 손해지만 협력사가 안정돼야 제품품질이 좋아져 멀리보면 서로에게 좋은 것”이라고 말했다.
코막은 내년 6월 가동을 목표로 짓는 충북 음성 공장부지 3분의 1 가량을 협력업체 5곳에 내줄 계획이다. 협력업체가 기계설비 리스료를 내지 못할 경우 설비를 사들이고 임대료는 제품으로 대신하는 파격적인 조건까지 내걸 계획이다.
막대한 키코 손실에도 코막중공업은 지난해 매출 135억원에서 올해 2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 대표는 “올해 이익이 나면 제일 먼저 어려운 협력사를 지원할 것”이라며 “중소기업들이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품질밖에 없는데, 품질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게 바로 협력업체”라고 강조했다. 조 대표는 “상생협력은 모든 기업들이 꼭 지켜야할 경영 원칙”이라고 말했다.
안산 = 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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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중소기업 코막중공업 조붕구 대표와 직원들은 12월이 빨리 오기를 학수고대 하고 있다. 회사를 위기로 몰아넣었던 통화옵션상품인 키코(KIKO)로부터 해방되기 때문이다.
조붕구 대표는 “12월이면 회사를 가장 힘들게 했던 키코계약의 대부분을 해결한다”면서 “이 모든 게 은행들이 외면해 자금난에 봉착했을 때 기꺼이 도와준 협력업체와 직원들이 고생한 덕”이라고 말했다.
코막중공업은 건설장비 유압브레이커를 생산, 80% 이상 수출하고 있다. 최근 연매출이 50% 이상 증가할 정도로 성장세를 보였다. 해외에서 제품에 대한 인지도와 신뢰가 쌓이면서 올해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80% 이상 성장할 것이 확실하다.
늘어나는 주문물량에 대처하고 신사업을 펼치기 위해 지난해 5월 충북 음성군에 3만8000여㎡ 규모의 공장부지를 사들이기도 했다.
호사다마(好事多魔)라 했던가. 비상하던 회사가 곤경에 빠졌다. 지난해 11월 가입한 통화옵션상품 ‘키코’가 발목을 잡았다. 선물환 거래를 요청했다가 은행권유로 키코 상품에 가입한 것이 화근이었다. 손실을 만회하고자 지난 2월 재설계한 게 손실만 키웠다.
환율이 1300원을 넘어서면서 매달 5~6억원씩 피해를 봤다. 10월 영업이익이 5억5400만원인데 키코 손실액은 6억5500만원에 이르렀다. 그동안 흑자로 이뤄낸 성과가 수개월 사이에 사라졌다. 1350원을 기준으로 현재까지 손실액만 46억원, 평가손까지 포함하면 100억원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 매출에 약간 못미치는 규모다.
직원들은 매출이 늘어 기뻐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여름휴가를 끝내고 직원 20명을 구조조정하고 신규사업도 접어야 했다. 지난해까지 “돈 빌려가라”고 사정하던 은행들은 코막의 대출신청을 거부했다. 자금사정이 악화되자 코막중공업은 협력업체 결제를 미룰 수밖에 없었다. 이로인해 70여개사 중 3개사가 부도가 나거나 공장가동을 중단했다.
조 대표는 “우리나라 은행들은 맑을 때 우산 빌려주고 비올 때 우산을 빼앗는 곳”이라며 분개했다. 조 대표는 70여개 협력업체 대표에게 사정을 이야기하고 협력을 구했다. 협력업체 대표들은 수십억원에 이르는 결제를 미뤘다.
이는 코막과 협력사들의 신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2003년 중국투자 실패로 부도위기에 몰렸을 때도 코막은 협력사의 도움으로 위기를 탈출했다. 이때 협력사들은 납품대금을 3년 분활상환으로 유예해줬다. 코막은 이를 약속보다 1년 빠른 2년만에 다 갚았다.
조 대표는 “협력사는 가족이자 동반자”라며 “모든 노력을 다해 협력사에서 받은 것 이상을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우선 조 대표는 자금난 해결을 위해 해외로 뛰었다. 네덜란드의 판매법인을 통해 네덜란드 은행으로부터 160만유로를 대출받았다. 이중 일부는 키코 손실액과 협력사 납품대금으로 사용했다.
안산 반월공단 공장의 출하장을 비우고 그곳에 협력사를 입주시켰다. 임대료도 주변시세보다 저렴하고, 임대료 중 일부는 제품으로 받기로 계약했다. 여기에 협력사의 주문대로 크레인 설치 등에 6000만원의 비용이 추가됐다. 대신 코막은 외부 출하장을 임대해 사용하기로 했다.
조 대표는 “회사는 계산상으로는 손해지만 협력사가 안정돼야 제품품질이 좋아져 멀리보면 서로에게 좋은 것”이라고 말했다.
코막은 내년 6월 가동을 목표로 짓는 충북 음성 공장부지 3분의 1 가량을 협력업체 5곳에 내줄 계획이다. 협력업체가 기계설비 리스료를 내지 못할 경우 설비를 사들이고 임대료는 제품으로 대신하는 파격적인 조건까지 내걸 계획이다.
막대한 키코 손실에도 코막중공업은 지난해 매출 135억원에서 올해 2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 대표는 “올해 이익이 나면 제일 먼저 어려운 협력사를 지원할 것”이라며 “중소기업들이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품질밖에 없는데, 품질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게 바로 협력업체”라고 강조했다. 조 대표는 “상생협력은 모든 기업들이 꼭 지켜야할 경영 원칙”이라고 말했다.
안산 = 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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