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최고령 설계사 아름다운 은퇴
26년 2개월 설계사 활동 마감 … 3천여 고객들과 희로애락 함께 나눠
80대에 현역 생활을 마감한 보험설계사가 화제다. 올해 여든 한 살인 삼성생명 최고령 FC(설계사)인 광진지역단의 김금희(여·81)씨가 그 주인공. 김씨는 최근 은퇴식을 갖고 26년2개월간의 FC 생활을 마감했다. 강원도 홍천 출신인 김씨는 70년대 후반 남편과 사별한 뒤 서울로 올라와 2남1녀의 자녀들을 키우면서 설계사 생활을 시작했다. 82년 10월의 일이다. 난생 처음 서울 땅을 밟은 그는 수줍음을 많이 타는 성격이라 설계사로 성공할 수 있을지 스스로도 자신이 없었다고 한다. 타고난 성실성으로 서울 시내를 샅샅이 훑고 다녔지만 생각만큼 실적이 좋지는 않았다. 아침 일찍 가게 앞을 지키고 있다가 주인이 문을 열 때 인사를 하면 “마수걸이도 안했는데 찾아와 재수 없다”면서 소금세례를 하기도 일쑤였다.
그만두고 싶은 생각도 한 두 번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 때 당시 토큰 100개를 주면서 열심히 해보라고 격려해 주던 영업소장의 말이 다시 한 번 도전하게 만들었다. 고객들이 거절하면 오히려 새로운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더욱 열심히 뛰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김 씨의 정성에 마음이 움직인 고객들이 하나 둘씩 늘어났다.
왕십리에서 50년째 설렁탕집을 운영하는 안모 고객도 소금세례를 했던 당사자 중의 한 명이다. 하지만 김씨의 성실함과 진실성에 감복해 안씨는 자신과 자식들 그리고 손자들까지 30여명을 고객으로 가입시켜 든든한 후원자로 변신했다.
그래서 김씨의 영업 철학은 ‘거절은 곧 승낙’이다. 거절당하면 당할수록 계약을 체결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의미다. 또 ‘고객은 화초’라는 것도 그의 평소 지론이다. 똑같은 화초라도 정성을 들이면 잘 자라는 것처럼 고객들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이렇게 26년이 흐르면서 그를 통해 삼성생명과 인연을 맺은 고객이 3천여명에 달한다.
또 그를 통해 설계사가 된 사람도 64명이나 된다. 그동안 김씨가 거둔 수입보험료는 줄잡아 500억원이 넘는다.
최고령 설계사인 만큼 보험산업의 변천사 또한 누구보다 훤하다. 특히 설계사들의 사은품도 시대에 따라 변했다고 회고한다. 80년대에는 설탕 비누 콩기름이 인기였고, 90년대엔 만년필, 속옷으로 바뀌었다. 당시는 택배가 없어 직접 들고 다니며 배달하던 시절이다.
2000년대에 들어선 떡 과일 갈치 등이 인기품목으로 등장했고 전달도 택배로 하면서 한결 수고로움을 덜게 됐다고 한다. 얼마 전 은퇴식을 마련해 김씨 할머니를 업고 영업소를 한 바퀴 돌았던 박대우 광진지점장은 “수석팀장을 하면서 18년 동안 조직을 잘 관리해 줬다”이라며 “비록 은퇴했지만 영업 정신은 후배들에게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은퇴소감에 대해 김씨는 “젊은 사람들이 고객을 2명 만날 때 저는 힘들어서 1명의 고객도 만나기 어려웠다”며 “저를 지켜줬던 울타리가 사라지는 듯한 허무함을 느끼지만 이제는 떠나는 게 고객과 회사를 위해 좋을 것 같아 은퇴하게 됐다”고 말했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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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년 2개월 설계사 활동 마감 … 3천여 고객들과 희로애락 함께 나눠
80대에 현역 생활을 마감한 보험설계사가 화제다. 올해 여든 한 살인 삼성생명 최고령 FC(설계사)인 광진지역단의 김금희(여·81)씨가 그 주인공. 김씨는 최근 은퇴식을 갖고 26년2개월간의 FC 생활을 마감했다. 강원도 홍천 출신인 김씨는 70년대 후반 남편과 사별한 뒤 서울로 올라와 2남1녀의 자녀들을 키우면서 설계사 생활을 시작했다. 82년 10월의 일이다. 난생 처음 서울 땅을 밟은 그는 수줍음을 많이 타는 성격이라 설계사로 성공할 수 있을지 스스로도 자신이 없었다고 한다. 타고난 성실성으로 서울 시내를 샅샅이 훑고 다녔지만 생각만큼 실적이 좋지는 않았다. 아침 일찍 가게 앞을 지키고 있다가 주인이 문을 열 때 인사를 하면 “마수걸이도 안했는데 찾아와 재수 없다”면서 소금세례를 하기도 일쑤였다.
그만두고 싶은 생각도 한 두 번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 때 당시 토큰 100개를 주면서 열심히 해보라고 격려해 주던 영업소장의 말이 다시 한 번 도전하게 만들었다. 고객들이 거절하면 오히려 새로운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더욱 열심히 뛰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김 씨의 정성에 마음이 움직인 고객들이 하나 둘씩 늘어났다.
왕십리에서 50년째 설렁탕집을 운영하는 안모 고객도 소금세례를 했던 당사자 중의 한 명이다. 하지만 김씨의 성실함과 진실성에 감복해 안씨는 자신과 자식들 그리고 손자들까지 30여명을 고객으로 가입시켜 든든한 후원자로 변신했다.
그래서 김씨의 영업 철학은 ‘거절은 곧 승낙’이다. 거절당하면 당할수록 계약을 체결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의미다. 또 ‘고객은 화초’라는 것도 그의 평소 지론이다. 똑같은 화초라도 정성을 들이면 잘 자라는 것처럼 고객들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이렇게 26년이 흐르면서 그를 통해 삼성생명과 인연을 맺은 고객이 3천여명에 달한다.
또 그를 통해 설계사가 된 사람도 64명이나 된다. 그동안 김씨가 거둔 수입보험료는 줄잡아 500억원이 넘는다.
최고령 설계사인 만큼 보험산업의 변천사 또한 누구보다 훤하다. 특히 설계사들의 사은품도 시대에 따라 변했다고 회고한다. 80년대에는 설탕 비누 콩기름이 인기였고, 90년대엔 만년필, 속옷으로 바뀌었다. 당시는 택배가 없어 직접 들고 다니며 배달하던 시절이다.
2000년대에 들어선 떡 과일 갈치 등이 인기품목으로 등장했고 전달도 택배로 하면서 한결 수고로움을 덜게 됐다고 한다. 얼마 전 은퇴식을 마련해 김씨 할머니를 업고 영업소를 한 바퀴 돌았던 박대우 광진지점장은 “수석팀장을 하면서 18년 동안 조직을 잘 관리해 줬다”이라며 “비록 은퇴했지만 영업 정신은 후배들에게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은퇴소감에 대해 김씨는 “젊은 사람들이 고객을 2명 만날 때 저는 힘들어서 1명의 고객도 만나기 어려웠다”며 “저를 지켜줬던 울타리가 사라지는 듯한 허무함을 느끼지만 이제는 떠나는 게 고객과 회사를 위해 좋을 것 같아 은퇴하게 됐다”고 말했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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