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는 목마르고 애끊는 농심도 ‘활활’

13일 단비에도 해갈엔 턱없이 모자라

지역내일 2001-06-16
90년만에 닥친 최악의 가뭄으로 땅도 마르고 애끊는 농심도 타버렸다. 들판곳곳에는 물이 없어 모내기조차 못한 논이 산재해있으며, 물대기를 포기한 밭에서는 밭작물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다행히도 지난 13일 한줄기 ‘금비’가 내려 가뭄으로 속만 태우던 농심을 잠시나마 달래주었다. 이번 단비로 밭작물의 해갈에는 큰 도움을 줬지만 필요량에는 턱없이 모자라는 양이었다.
이웃들의 온정은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지역민들과 기업들은 본업도 잠시 미뤄놓은채 논밭 물대기에 앞장서고 있으며 정부와 지자체는 특별예산지원과 예비비 등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예산을 동원해 도움주기에 나서고 있다. 군 장병들도 농민들의 씨름 씻기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다. IMF 극복 당시 세계를 감동시켰던 한민족의 끈끈한 단합이 다시한번 펼쳐지고 있다.

◇피해상황 = 지난 13일 안동지역에 내린 8.1mm 가량의 단비로 밭작물은 대부분 해갈된
상태다. 그러나 이도 잠시뿐. 이번 비로 흙먼지만 날리던 밭이 생기를 찾았으나 2∼3일이
지나면 상황은 이전으로 되돌아간다.
모내기할 논은 이번 비로 약간의 물만 머금었다. 14일 현재 안동지역의 모내기는 전체
7370ha 중 6486ha의 논에서 이루어져 88%의 진척을 보이고 있다. 이모작을 하는 일직 등
일부지역의 모내기가 끝마치면 95%가까이 올라갈 전망이다. 그러나 6월말 장마이전까지는 변변한 비소식이 없는 상태여서 물을 댄 논에서 논물이 마르는 등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3개월째 지속된 가뭄으로 안동댐의 저수율이 19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안동·임하댐
의 용수공급에도 비상이 걸렸다.
12일 현재 안동댐의 수위는 138.18m 임하댐 139.95m 저수율은 안동댐 32.1% 임하댐 25.5%
로 크게 떨어졌다. 이는 안동댐의 경우 지난 82년 7월 27일 수위 125.82m(13.9%)를 기록한
이래 19년만에 최저치이며 임하댐도 95년 7월 8일 137.41m(21.4%)를 기록한 이후 6년만에 가장 낮은 수치이다.
그러나 현재 양댐의 수위는 용수공급가능 수위(안동 121m, 임하 137m)에는 다소 여유가 있
어 이달말 장마기까지 하류지역 용수공급과 발전방류에는 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
다.
계속된 가뭄으로 제한급수지역도 늘어나고 있다. 간이상수도를 사용하고 있는 임동면 망천
리와 길안면 금곡리 등 2개소를 비롯해 지하수로 식수를 대신하는 39개소 전 지역에서 제한급수가 실시되고 있다. 이들 지역에는 소방차 등이 긴급투입돼 급수를 한정적으로 실시되고 있는 형편이다.

◇지원현황 = 지금까지 가뭄극복을 위해 안동시가 확보한 예산은 국비 9억8천만원과 도비
3억4천만원 시비 14억1300만원을 합해 모두 27억3300만원 가량 된다.
동원된 인력은 공무원과 군인 공공근로 기관단체 농민 등 민·관·군을 합쳐 모두 4만4천여
명 가량되며 장비는 양수기 4만1천여대 소방차 29대 스프링쿨러 2만여개 등 모두 합쳐 6만2천여대 가량이 동원됐다.
용수원개발을 위해 굴착된 관정은 대형관정 34개와 소형관정 356개 하상굴착 2263개소 소하천 860개소에 이른다.
가뭄지역에 가장 큰 힘을 주고 있는 것은 역시 이웃들의 따뜻한 온정.
지난 13일 전국에서는 최초로 농림부가 한해의연금으로 구입한 4200만원 상당의 양수기 140대가 안동지역에 도착, 와룡면 서현리 일대 농가에 전달됐다. 이날 양수기가 도착하자 주민들은 연도에 나와 큰 박수로 맞이하는 등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사)한국석유일반판매소협회 대구시지회 서구지구회도 지역의 가뭄피해 농가에 농업용수를 지원하기 위해 12일부터 3천ℓ용량의 탱크로리 14대를 동원해 낙동강 물을 40km가량 떨어진 도산. 예안면까지 수송해 주고 있다.
지역의 동아·신안레미콘회사는 지난 7일부터 밤시간대를 이용해 레미콘 차량 100여대를 투
입, 풍산과 예안, 도산면 일대에 용수를 공급하고 있으며 육군 1956부대도 굴착기, 급수차
등 장비 20여대와 인력 500여명을 동원해 와룡. 녹전면 일대에서 연일 가뭄극복 작업을 지
원하고 있다.
안동시 임동면 이장협의회는 가뭄극복에 써달라며 성금 100만원을 면사무소에 기탁했고 도산면 서부리 주민 이동규(41)씨는 소방차 운반급수에 필요한 경유 200ℓ를 지원했다.
안동시 와룡면 남무찬(47)씨는 축산업으로 바쁜 와중에도 가뭄으로 모내기를 못한 같은마을 장만옥(53)씨의 1200평 논에 5톤짜리 축산분뇨차량을 이용, 6km 떨어진 안동호에서 물을 길어다가 물을 대주기도 했다.
(주)신림 안동광업소(소장 김승구)는 지난 1일부터 7일동안 양수와 송수호스를 구입해 풍천면 광덕2리 약 6천평의 논에다가 모내기 용수를 공급했다.
풍산농협은 지난 12일 모금한 550만원의 성금으로 양수기 18대를 구입해 관내 9개 영농회에다가 기증하는가 하면, 재경 길안향우회(회장 김택진)는 지난 10일 길안면 가뭄대책에 사용해 달라며 성금 100만원을 면사무소에 기탁하기도 했다.

◇아이디어 속출 = 가뭄현장에 각종 아이디어도 동원됐다. 지난 8일에는 안동댐 수몰민들이 이주해 있는 안동시 예안면 태곡, 인계, 정산리 일대 35ha의 논에 물을 대기위해 민·관·
군 240여명이 동원돼 ‘야간횃불 일손돕기’를 펼쳤다.
이날 현장에는 횃불 100여개가 주위를 밝히고 예안면 태곡리 동계천 200m에 하상굴착 작업을 편 뒤 양수기를 이용해 대대적인 용수공급 작전을 펼쳤다.
수요자는 많고 공급용수는 모자라자 물을 먼저 공급받는 우선순위를 가리기 위한 제비뽑기
도 등장했다.
지난 7일 안동시는 가뭄이 극심한 와룡면 서현리 일대에 지역의 레미콘업체로부터 지원을
받아 모내기에 필요한 물공급에 나섰지만 하루 공급물량은 레미콘 차량 15대분으로 논 300
여평에 겨우 모내기를 할 수 있는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레미콘 차량이 도착하기 직전 서현리 주민 30여명은 누구 논부터 물을 먼저 공급
받을지 여부를 두고 심사숙고한 끝에 결국 제비뽑기로 우선순위를 가리기로 의견을 모으고 절차를 거쳐 임모(42)씨가 당첨돼 물을 공급받기도 했다.
안동시는 비록 지난 13일 비가 내렸지만 석달째 계속된 가뭄으로 말라버린 농토에는 턱없이 모자란다며 장마가 예고돼 있는 오는 6월말까지는 고비를 늦추지 않고 가뭄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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