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희망찾기> 중소기업 수습 딱지 뗀 한도경씨 - “직장은 배움터, 배울 곳 찾으세요”

지역내일 2009-02-18
“온갖 일 다해보니, 결론은 기술”
고용한파 극복 비결은 마음가짐

“4일간 밤새운 적도 있어요. 새벽에 1시간 눈을 붙이는데도 피곤한 줄 몰라요. 왜냐구요? 여긴 배울 게 너무 많거든요.”
지난 13일 밤 8시 안산시 반월공단 내 시스매니아에서 만난 한도경(29)씨는 복잡한 카메라 전자회로 기판에 정신을 몽땅 뺏긴 상태였다. 폐쇄회로텔레비전(CCTV) 배선시스템의 결함을 찾는 연구개발팀의 업무를 돕는 중이었다. 그는 현장에 시공된 제품을 다시 뜯어보면서 ‘고객이 무엇인지’, ‘팀워크가 무엇인지’ 알아가는 중이라고 했다.
한씨는 지난달 연구개발실에서 ‘수습 딱지’를 뗐다. 지난해 11월 입사한 그는 최근 심각한 고용한파에도 불구하고 어렵지 않게 일자리를 찾아냈다. 그는 ‘직장을 돈 버는 곳이 아닌 배움터라고 여긴 마음가짐이 비결’이라고 했다.
정식사원이 되면서 본격적으로 업무에 적응해야 했다. 전자산업기사, 무선설비산업기사, 회로설계산업기사, 전자기기기능사, 무선설비기능사, 전자계산기기능사, 컴퓨터운영기기기능사 등 7개 자격증을 갖고 있지만, 온통 낮선 것들뿐이다.
근무조건은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 1800만원 연봉에 고정수당은 없다. 다만 퇴직금은 매년 중간 정산한다. 근무시간도 길다. 일주일에 6일 근무. 정해진 출근 시간은 오전 9시30분. 밤 8시가 퇴근시간이지만, 보통 10시나 돼야 회사 정문을 나선다. 서울 대방동 집에서 회사까지 거리는 지하철로 1시간 10분 거리다. 인근 기숙사에서 잠을 자는 경우도 잦다.
한씨가 이 회사를 선택한 것은 수준 높은 기술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이었다. 한국폴리텍대학 졸업반 시절 담당교수는 기술을 배우려는 열정이 높은 그에게 ‘업계 최고 기술력을 보유한 회사가 있다’며 취업을 권했다. 실제로 와보니 이 회사는 생산과 직원들도 대부분 전자과를 졸업한 엔지니어고, 경쟁사들도 시스템업계 최고 기술회사라고 평했다. 20명 직원에 매출은 40억원. 올해 목표는 두배 높은 80억원이다. 비정규직이 없다는 점도 맘에 들었다. 그만큼 직원들을 아낀다는 의미다.
다른 회사에 없는 매력적인 급여제도도 있다. 매년 연말이면 이익금 일부를 개인 기여정도에 따라 인센티브로 나눠준다는 것이다.
한씨가 이처럼 기술 욕심을 내는 것은 고교 졸업 후 사회를 경험하면서 얻은 결론이다. 인문계 고교를 나와 대학에 떨어지자 직장을 구하기 어려웠고, 그저 닥치는 대로 일해야 했다. “안해본 일이 없었어요. 세차장・PC방 아르바이트에서 아파트 건축일, 한식 중식 배달일 모두 해봤죠. 군 제대 후 전자제품 유통업체서도 일했는데, 결국 내가 사회에 무언가 기여하려면 기술이 있어야 한다는 거였어요.”
한씨는 민간직업전문학교를 들어갔다. 4개의 기능사 자격증을 땄지만, 고급 기술을 배우고 싶었다. 한국폴리텍대학을 찾아갔다. 2년간 3개의 기사자격증을 추가로 취득했다.
한씨에 대한 회사의 평가는 일단 긍정적이다. 시스매니아 이종수 개발실장은 “한씨가 회사의 주요 인재로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며 “열심히 배우려는 의지가 돋보인다”고 말했다.
한씨는 ‘어쩌면 인생이 배움 그 자체일수도 있다’고 했다. 새로운 자격증이나 높은 학벌도 무언가를 더 배울 기회를 얻기 주는 수단이라는 것이다.
“개인 발전은 회사 발전과 떨어질 수 없잖아요. 지금 목표는 회사가 나에게 작은 일이라도 맡길 수 있는 수준까지 배우는 거예요. 배워야죠. 배우면서 기다려야죠.”
안산=강경흠 기자 khk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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