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로 칼럼

지역내일 2009-05-06
사라진 따오기, 30년 만에 새끼 탄생



4일 늦은 밤, 1979년 판문점 부근에서 마지막으로 확인된 이후 30년 만에 처음으로 경남 우포늪에서 따오기 한 마리가 새로운 생명체로 탄생했다. 지난 해 경남 창원에서 열린 2008람사르협약당사국 총회를 앞두고, 한중정상 간에 만남으로 이루어진 우정의 따오기 선물이 만들어낸 열매이다. 우리 땅에서 사라진 따오기를 중국에서 들여오기까지는 꼭 3년 1개월이라는 시간이 필요했다. 그리고 들여 온지 6개월 만에 첫 따오기의 생명탄생을 보게 된 셈이다. 기성세대들이 어릴 때 즐겨 부르던 따오기 동요를 우리 후손들도 부를 수 있도록 우리는 그 대상이 되는 따오기를 복원하는 첫걸음을 띈 것이다. 무엇보다 한 생명을 탄생시키기 위해 밤낮으로 따오기를 보살펴온 중국인 사육전문가 두 사람의 노력에 큰 박수를 보낸다. 작년 10월 양현마을 복원센터에 있던 따오기(룽팅과 양저우) 암수 한 쌍을 품에 안고 들어와 우포늪따오기복원센터에서 감옥 같은 생활을 6개월 이상하면서 국내전문가들과 함께 복원프로젝트에 참가하였다. 낯선 이국땅에서 가족과 떨어져서 직접 식사를 해먹으면서 이웃나라의 따오기복원프로그램에 큰 공을 세운 것이다. 다른 전문가들의 노고와 행정의 지원도 훌륭했지만 타국에서 정말 고생이 많았다. 그 동안 일본의 따오기 복원과정도 중국의 헌신적인 지원과 일본의 환경성, 니이가타현, 자원봉사자, 전문가 그리고 많은 지역주민들의 협조로 10년의 세월을 거쳐 작년 처음으로 야생에 시험방사를 하였다. 일본으로부터 들어오는 메일 소식에 의하면 최근에는 최초 방사지인 사도섬에서 100KM나 떨어진 니이가타현과 인근 현을 자유자재로 이동하면서 야생에 적응하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중국의 도움으로 한중일이 나란히 사라진 종을 복원하는 일에 힘을 모으고 있으니, 온 국민과 함께 축하할 일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아직도 따오기복원의 길은 멀고 험하다. 우선 야생에 방사하기 위해서는 매년 따오기의 개체수를 늘리는 일과 국가적 재정지원과 국내외 전문가의 공동 노력, 지역주민이 스스로 친환경농업으로의 전환을 위한 프로그램이 준비되어야 한다. 특히 국민적 관심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어린이를 포함한 자원봉사자들의 따오기 먹이터 조성과 우포늪 주변의 서식지 보전활동을 위해 모든 이해당사자들의 손발이 척척 맞아야 일본처럼 야생방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지리산에 야생반달곰 복원과정에서 반복되는 실패의 아픔이 있지만 어렵게 복원을 지속하는 할 수 있는 것은 국민적 관심 때문이다. 어쩌면 기성세대들이 물질적 풍요로움을 위해 잠시 미루어 두었던 환경파괴로 사라지게 했던 야생동식물들을 미래세대에게 반드시 되돌려주어야겠다는 책임의식이 잠재해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따오기는 잘 알려진 대로 주로 논과 얕은 하천에서 미꾸라지 같은 먹이를 좋아하는 생태환경이 잘 지켜지는 습지를 바탕으로 살아가는 야생조류이다. 지금도 강화도 같은 일부 지역에서는 겨울에도 논에 물을 대고 있다. 겨울무논은 다양한 생물들이 살아가는 공간이다. 반면에 가을추수를 마치고 논을 갈아엎고 건조한 형태로 두면 야생동식물들의 서식공간이 사라지는 것이다. 그래서 강화도는 지금도 세계적인 멸종위기종인 저어새의 유일한 서식공간이 되고 있는 것이다. 과거 우리의 전통농법은 지금처럼 관개시설이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가을 써래질을 한 뒤 대부분의 논에 물을 담가 두었다. 그래서 나이든 세대는 어릴 적 논에서 썰매를 타고 놀았던 기억이 또렷할 것이다. 따오기도 저어새 과의 조류로서 습생이 비슷하다. 1979년 마지막 발견된 따오기도 저어새처럼 얕은 개울습지에서 미꾸라지먹이를 찾고 있었다. 지금은 고인이 되었지만, 4년 전 황새 전문가인 한국교원대 김수일 교수는 “중국 따오기 서식지에 갔을 때 농가 뒷산에서 번식을 하고 논에서 미꾸라지와 곤충을 잡아먹는데도 주민들이 해치지 않고 어울리는 모습에서 감명을 받았다”며 자연환경도 뛰어나고 미꾸라지 등 따오기의 먹이가 풍부한 우포늪에서 복원하기를 희망하였다. 이런 인연으로 필자는 창녕군과 경상남도에 따오기 복원사업을 제안하였고, 마침내 국내에서 사라진 따오기가 30년 만에 첫 새끼의 탄생 앞에 감격하지 않을 수 없다. 부디 우리나라에서 사라진 다양한 생물종들의 복원사업에 정부의 관심이 높아지는 기회가 되고, 특히 4대강 살리기 사업 속에 생물서식공간인 모래톱을 비롯한 습지보전과 복원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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