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동칼럼

지역내일 2009-04-30
김진동칼럼

위기 이후의 버블에 대비하자

봄이 만개했다. 산야가 만화방창이다. 봄의 한 가운데서 꽃 향기와 신록의 취해 있는 사이 지난 겨울의 북풍한설은 잊혀져가고 있다. 언제 혹한을 이겨내왔던가 싶게 봄의 나른함에 젖어 있다. 그 겨울의 긴장은 풀어진 듯하다.
봄을 즐기는 동안에 여름은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다. 긴 장마와 홍수가 재난을 몰고 올 것이다. 그러나 봄의 흥취에 젖어 지난 여름의 먹구름을 잊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평화로운 여름을 맞기 위해서는 우산과 도롱이를 미리 마련해두어야 한다. 맑은 날 우산을 준비하라 하지 않았던가.
한국 경제에 아지랑이처럼 잡힐 듯 말 듯한 봄기운이 돈다고 한다. 광공업과 서비스업 생산이 추락을 멈추고 소비자심리도 긍정적으로 돌아섰다고 해서 경기회복의 징후로 반기는 분위기가 싹트고 있다. 비관적 전망을 쏟아내던 외국기관들이 최근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조정하고 있는 것도 희망적 소식으로 꼽힌다.
그러나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다. 아직은 경기의 봄을 이야기하기는 성급하다. 경기에 봄이 왔다고 하려면 투자와 소비가 살아나고 고용사정이 좋아져야 하는데 그러한 경기회복의 지렛대 지표는 여전히 한겨울이다. 시장은 섣부른 낙관론을 경계한다. 왠만하면 낙관론을 펼 정부조차도 신중론에 머물러 있는 것을 봐도 불사춘(不似春)인 것만은 분명하다. 불황은 여전하며 경제위기는 진행형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경제위기가 진행중인 상황에서 위기 이후의 또 다른 위기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바로 버블 경계론의 싹이 돋아나고 있는 것이다. 아작도 불황의 한가운데인데 성급하게 웬 버블 타령인가 하겠지만 곳곳에서 거품 징후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위기극복의 역사를 되짚어보면 불황 속에서 버블이 잉태되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1998년 외환위기 이후 혹독하게 경험했던 증시·IT·부동산 3대 버블 붕괴가 바로 그 대표적인 사례다.
이번 역시 증시·녹색기술·부동산 등 3대 거품이 말썽을 피울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 이후 재정 금융부문에서 막대하게 풀린 유동성이 경기회복 기미와 맞물리면서 제3의 버블을 부풀릴 가능성이 없지 않다.
주식시장은 요즘 활황세를 타고 있다. 유동성 장세로 불린다. 묻지마 투자까지 가세했다고 한다. 기업의 영업실적에 의해서가 아니라 돈의 힘으로 상승하는 장세라는 점에서 이미 거품이 일기 시작했다고 보는 시각도 없지 않다.
신기술 중심의 녹색산업도 버블 가능성이 짙다. 저탄소 기술산업에 돈이 몰리고 투기심리까지 가세하면 녹색산업은 외환위기 이후 IT처럼 일순간에 머니게임으로 변질될 수 있다. 코스닥에선 이미 LED 태양광 등 녹색테마 쪽에서 그런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벌써 과거 IT버블의 전철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들린다.
부동산 버블은 단골손님이나 다름없다. 갈 곳을 잃은 부동자금이 안주할 곳은 역시 부동산이 1번지다. 경기활성화를 위한 규제완화, 경기침체에 따른 주택공급 급감 등 과거 부동산거품의 선행조건과 일치하고 있다. 이미 강남의 재건축시장을 중심으로 그런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부동산은 가장 안정적인 자산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가계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80%에 이른다는 점을 봐도, 주식이나 펀드가 반토막이 날 때 부동산 가격 하락폭은 20%를 넘지 않은 사실을 봐도, 부동산 선호도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다.
폭등하는 원유 대두 동 등 원자재 가격도 심상치 않다 원자재 가격의 상승은 경기가 좋아지고 있다는 반증이겠지만 또 다른 축면에서 버블을 촉진할 것이기 때문이다. 넘쳐나는 유동성은 저금리 기조, 가계부채의 급증과 어우러지면서 버블의 현실화를 가속시키게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정부도 감을 잡은 듯하다. 윤증현 기획재정부장관은 “단기자금 800조원은 분명 과잉 유동성이다. 어떤 상황이 올지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자경했다. 김종창 금융감독원장도 “각국의 대규모 경기부양 정책자금은 금융시장이 안정됐을 때 과잉 유동성에 의한 버블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정책이 문제다. 경제위기 탈출정책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버블로 빚어질 또 다른 위기예방책에 눈을 크게 뜨지 않으면 안된다. 과거 버블 붕괴에 따른 대가와 고통은 컸다. 불행한 경험은 한번으로 족하다. 학습을 통해 얻은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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