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만나도 전혀 두렵지 않아요”

지역내일 2009-05-21
사교육도 외면하는 도서벽지, 원어민 영어강사 호응 높아
전남도, 미주리대와 협약 16명 배치 … 농어촌 공교육강화

20일 오전 10시 전남 신안군 증도읍 지명고등학교 3층 영어전용교실. 고3학생 18명이 왁자지껄하게 떠들며 영어선생님을 기다린다.
이 때 문을 열고 들어 온 사람은 파란 눈을 가진 원어민강사 나일즈(Niles 25·미국)씨. 1주일 만에 학생들은 만난 나일즈씨는 학생들과 가벼운 눈인사를 나눈 뒤 호주머니에서 슬그머니 포커 카드를 꺼냈다.
입시에 찌든 고3학생에게 카드 마술을 보여주는가 싶더니 곧바로 수업에 들어간다. 이날의 수업 주제는 다름 아닌 ‘포커게임’. 학생들도 인터넷 포커게임을 해 본 터라 금방 수업에 몰입했다. 흑염소(Black Goat)와 귀족(Noblesse)팀으로 나눈 학생들은 영어로 나누며 수업을 이어갔다.
이날 수업에 참여한 주찬양(19)양은 “처음엔 영어를 한마디도 못했는데 이젠 외국인을 만나도 전혀 두렵지 않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전남도 도움으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나일즈씨는 “누군가를 가르치는 것이 힘들지만 학생들이 변해가는 모습에 보람을 느낀다”고 미소를 머금었다.

◆학생 332명, 영어학원 전무 = 전남도가 도서벽지에 영어 원어민강사를 배치해 호응을 얻고 있다. 전남도는 지난해 농어촌 영어 공교육 활성화를 위해 도서벽지 20여개 학교에 영어 원어민강사를 배치했다.
현재 배치된 영어 원어민강사는 모두 16명. 이들은 신안 완도 진도 등에서 초·중·고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전남 도서지역은 교육 여건이 열악하고 거리가 멀기 때문에 원어민 강사가 꺼리는 곳이다.
증도도 초·중·고생이 무려 332명이나 있지만 영어학원이 한 곳도 없다. 특히 영어 원어민강사의 수업은 아예 엄두를 낼 수 없는 처지였다. 사교육을 받고 싶어도 원어민 강사가 없고 설령 있더라도 비싼 학원비를 감수하는 이중삼중의 고통을 겪었다.
전남도는 이런 현실을 감안, 지난해 미국 미주리주립대학과 업무협약을 맺고 영어 원어민강사를 선발, 배치했다.
미국 현지에서 엄격한 서류심사와 면접을 거친 원어민강사는 등급에 따라 200만~250만원씩 급여를 받고 있으며 주거공간도 지원받는다. 이런 혜택 때문에 영어 원어민강사들은 학생들을 가르치는데 열중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배치된 알렉산더(Alexander 24)씨는 목포에서 뱃길로 무려 1시간 30분 거리에 있는 신안 장산중학교를 자원해 눈길을 끌었다. 알렉산더씨는 “섬 아이들을 만나서 즐겁게 영어공부를 하고 있다”고 만족스러워했다.
◆미국 캐나다 은퇴교사로 확대 = 전남도는 학생들의 호응이 높아지자 전남도교육청 등과 협의해 영어 원어민강사를 추가로 배치를 계획하고 있다.
특히 교사경력이 있는 우수 강사를 확보하기 위해 미국과 캐나다 등에서 은퇴 교사를 모집하고 있다. 또 교류협력을 맺은 포클랜드대와 미주리주립대 등과도 협력을 강화해 영어 공교육을 활성화시킬 계획이다.
김동현 전남도 행정지원국장은 “학생들이 외국인을 만나도 전혀 두려워하지 않을 정도로 실력이 향상되고 있다”며 “농어촌지역 영어 공교육 강화를 위해 원어민 강사를 확대 배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증도 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